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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속산업 노동자의 숙련인식과 숙련투자

홍석범 / 금속노조 노동연구원 연구위원

오늘날 우리나라의 많은 노동조합들은 회사의 숙련투자를 장려하기보다는 오히려 스스로가 숙련회피 전략을 택하거나 숙련투자에 대해 부정적인 태도를 갖고 있다. 숙련수준을 반영하는 차등적인 보상제도가 노동자들 간의 경쟁을 유발함으로써 노동조합 조직력을 훼손할 가능성이 있고, 숙련향상을 위한 교육훈련제도나 숙련에 대한 각종 평가제도들이 노동조합보다는 주로 회사에 의해 실행되고 통제되고 있기 때문이다. 

 

이 같은 상황 속에서 때로는 노동조합이 기존 조합원의 고용안정과 임금프리미엄을 지키는 대신 새롭게 확장되는 사업영역, 자신들의 조직대상에 포함되지 않는 영역, 비핵심부문 등에 대해 회사가 외부노동시장 전략을 활용하도록 허용하는 담합적 태도를 취함으로써 숙련회피의 방관자로 기능하기도 한다. 심지어 일부 현장에서는 조합원들이 노동조합의 강한 힘을 등에 업고 보다 쉽고 편한 저숙련 일자리로 옮겨가는 사례들, 즉 숙련투자가 아니라 스스로 숙련하락을 유발하는 행위들도 적지 않게 목격된다. 그리고 이것은 다시금 노동조합의 현장장악력과 파업효과를 약화시키는 역설적 상황을 만들어내고 있다.


그러나 임금 및 보상제도, 승진제도, 평가제도, 교육훈련제도 등 숙련형성 및 숙련관리제도가 노동조합의 영향권 내에 있다는 조건만 갖춰진다면, 숙련은 분명 노동조합이 작업장 노사관계에서 우위를 점할 수 있게 해주는 가장 주요한 무기임에 틀림없다. 숙련은 조합원 개개인의 고용안정과 임금프리미엄을 유발하는 동시에 노동자에 대한 대체가능성을 줄이고 회사에 대한 파업효과를 높이기 때문이다. 따라서 숙련은 기울어진 계급역관계에서 노동의 지위를 복원시키는 실마리이자 작업장 노사관계에 있어 생산의 정치를 가능케 하는 핵심적인 지렛대 중 하나라고 할 수 있다.


그렇다면 실제 숙련투자의 한 당사자인 노동자들은 이 같은 숙련형성 및 숙련투자 활동에 대해서 어떤 생각들을 갖고 있을까? 이번 이슈페이퍼에서는 금속노조 노동연구원의 <금속노조 조합원 일자리 인식조사> 데이터 일부를 활용해서 금속노조 조합원들이 자신의 숙련수준 및 숙련의 효과, 교육훈련 참여에 대해 구체적으로 어떤 생각을 갖고 있는지 살펴보고자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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