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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월 투쟁과 금속노조 향방의 함수관계

금속노조연구원   |  
6월 투쟁과 금속노조 향방의 함수관계

안재원 정책연구위원

1. 6월 투쟁을 앞두고
지난 5월 16일 대전에서 열린 노동자대회에 경찰은 불법시위 혐의로 457명을 무차별 연행하고 20명을 구속하였다. 곧이어 화물연대 사무실을 압수 수색하는 등 정부는 초강경 대응으로 나왔다. 경찰청장은 최류탄도 사용하겠다는 것을 피력하였다.

이미 지난 촛불 1주년 기념 집회에 참가한 20개 시민사회-네티즌 단체를 반정부단체, 불법폭력시위단체로 낙인찍고, 2,500여명의 시민을 소위 ‘상습 시위꾼’으로 규정하고, 검거계획을 마련한바 있으며, 민주노총을 비롯해 시민단체들의 4대문 안 집회를 불허하고 있다.

지난 4월 보궐선거에서 확인되듯이 민심은 현 정권에 등을 돌리고 있다. 그런데 이에 비례하여 현 정권의 억압적 통제는 강화되고 있다. 예컨대 저들은 80년대식 파쇼적 통치를 통해 지배그룹의 실정과 모순을 회피하고자 한다.

“국가브랜드를 떨어뜨리는 세 가지 요인이 폭력시위와 노사분쟁, 북핵문제로 조사된 바 있는데”라는 MB의 언급은 현 정권의 실정과 모순의 희생양으로 어디를 지목하고 있는 지 손쉽게 확인 할 수 있다.

특히 “이번 세계경제 위기 속에서 노동유연성 문제를 개혁하지 못한다면 국가 경쟁에서 뒤떨어질 수밖에 없다”라며 “노동유연화가 국정의 최대과제”라는 언급을 환기할 필요가 있다.

이는 비정규직법과 근로기준법 개정안을 관철하겠다는 의지를 밝힌 것이다. 경제위기를 틈타 비정규 기간 연장만이 아니라, '긴박한 경영상의 필요'가 있을 때만 정리해고를 할 수 있도록 한 규정에서 '긴박한'이란 문구를 삭제하여 해고 요건을 완화 하겠다는 것이다.

이런 가운데 쌍용자동차지부는 대량 정리해고에 맞서 지난 5월 21일부터 총파업과 공장점거투쟁에 돌입하였다. 쌍용자동차의 대량 정리해고 기도는 완성차 공장에서 조합원의 절반을 잘라야겠다는 도발 이외에는 어떤 기준도, 근거도 없다.

결국 쌍용자동차에서 벌어지는 정리해고라는 공격방식은 자본이 노동자에 대한 정리해고를 통해 노동의 유연화를 완성하려는 목표 달성을 위해 쌍용자동차를 표본화 하겠다는 것에 다름아니다.

2009년 노자간 투쟁전선은 구축되었다. 그런 가운데 금속노조는 상반기동안 준비 해온 6월 투쟁을 앞두고 있다. 당면한 쌍용자동차 정리해고 반대투쟁을 지지엄호 하고, 6월 19~20일 조합원 상경투쟁과 6월 28~30일 MB악법저지 국민총궐기 투쟁을 통해 정리해고 분쇄와 범국민 총력투쟁을 전개할 예정이다.
2. 6월 투쟁 걸림돌은 무엇인가?
투쟁을 조직하고 준비하다보면 항상 부딪치는 문제가 있다. 특히 조직 내부로부터 제기되는 문제는 때론 정세가 요구하는 것보다 우선되는 경향이 있다.

금속노조는 2006년 산별노조 완성대대를 통해 규약을 정비하고 2007년 신임지도부를 선출하였다. 15만 조합원의 기대를 안고 출발한 금속노조는 시간이 지날수록 지도집행력의 약화, 조직 목표의 불분명, 조직 강화와 확대 미흡이라는 한계를 노정하였다.

5기 지도부 시기는(누가 지도부가 되었든) 시기적으로 보면 크게 3가지 과제를 요구받고 있었다. 그 3가지는 중앙교섭 쟁취, 1사1조직 실현, 기업지부의 지역지부 재편이다.

지난 5월 19일 임시중앙위원회 회의를 통해 기업지부의 지역지부 편제문제는 일단락 되었다.(결의된 지역지부 편제 방식에 대한 평가는 논외로 하자) 다른 두가지 과제, 1사1조직 과제는 지난 2년간 추진해왔고 80여개 사업장에서 규칙을 개정한 성과를 냈지만, 핵심사업장에서 계속 추진해야 할 사업이다.

중앙교섭은 08년 중앙교섭 관련해 참가사업장에게 인세티브를 주기도 하였지만, 완성사에서 확약서가 이행되지 못하였다. 그 결과 09년 교섭에서 중앙교섭은 기존 2만을 중심으로 한 교섭에 머물고 있다.

이러한 결과 지역지부와 기업지부간 보이지 않은 갈등이 다양한 형태로 내재되어 왔다. 기업지부 조합원이든 지역지부 조합원이든 15만 산별노조라는 기대가 현실에서는 실망으로 변한 상황이라는 것이다.

조합원의 실망은 금속노조 정체성의 혼란으로 표상된다. 마냥 산별노조가 좋은 것이 아니라거나 무늬만 산별노조라는 문제제기는 여기에 기인한다.(이에 빗대 기업노조 회귀론이 등장하기도 하는데 금속노조에 대한 비판과 금속노조 부정은 구분되어야 한다.)

‘노동자는 하나다’, ‘금속노조는 단일노조’라는 당위가 금속노조의 실천에서 부정되거나 유리되는 모습을 목도하면서 노동내부는 비록 자본이 분할하였으나, 그 구분은 더욱 공고화 되어간 것이다.

그 측면은 07년 FTA 파업을 둘러싼 논란, 08년 촛불 파업 결합과 관련한 논란 속에서 총노동전선 구축 실패와 연동되어 있음을 인식해야 한다. 지난 2년 반동안 총노동전선 구축의 실패는 금속노조가 자본운동에 대한 개입과 통제, 사회적 의제 확장이라는 단초를 확보하지 못했음을 의미하는 것이다. (이러한 조건에서 작년 10월부터 불어닥친 경제위기 상황은 기업별 조건에 따른 내부 대응의 격차를 다시 확대하고 있는 상황이다.)

바로 이 점이 금속노조의 트라우마처럼 우리의 6월 투쟁을 어렵게 만드는 요소이다.


3. ‘위기’, ‘혁신’ 담론과 산별노조 길찾기
근자 들어 민주노조운동의 위기 논쟁이 있어 왔다. 위기 논쟁은 담론에 머물기도 했지만 지난 민주노총 성폭력 사건으로 인한 지도부 사퇴는 민주노조운동이 조직적 위기임을 인식하게 했다.

위기의 인식은 총연맹 운동으로 대표되는 민주노조운동이 뇌물비리에 인한 사퇴에 이어 성폭력 사건으로 인한 충격으로부터 왔다.

그런데 이러한 충격을 통해 확인할 것은 단순히 어떤 사건으로 현상된 자체의 문제가 결코 본질이 아니라는 점이다.

이는 총연맹 운동이 지녀온 한국사회에서의 민주노조운동으로 표상된 ‘계급운동’의 총칭이 고립을 회피한다고 하면서 어느 순간 ‘계층운동’, ‘이익집단’ 운동으로 전락과 격하를 내포하고 있다는 것이 위기의 본질이다.(현장의 조합주의, 실리주의 경향은 이러한 경향의 양면성의 다른 한면이다)

또한 진보정당운동의 계급적 목표 상실과 분열이 위기를 가중시켰다.
민주노동당으로 대표되는 진보정당운동은 노동대중의 계급적 지평을 열어주기보다 현장의 갈등을 현장밖 정치의 갈등으로 확대하는 결과를 가져왔다.
계급정치가 현장정치로 연결되기보다는 현장을 정치적으로 수동화시키면서 일부 노동자의 정치적 진출의 장으로 제한되는 결과를 초래했다.(양날개론의 문제점은 정치투쟁은 정당이 하고 노조운동은 경제적 이해와 관련한 투쟁으로 끊임없이 제한하는 것이 가장 큰 문제이다)

위기는 혁신의 과제를 가져오기 마련이다.
지난 3월에 열린 민주노총 혁신토론회에서도 다양하고 진지한 의견들이 개진되었다. ‘주체혁신, 사상혁신, 분파갈등 완화’, ‘계급운동의 복원, 왜곡된 분파운동 극복’, ‘반자본 전망으로 연대운동의 복원’, ‘노동운동의 이념과 노선혁신이 중요, 조직기풍의 혁신’ 등이 혁신의 내용으로 제출되었다.

이러한 혁신논의를 바탕으로 민주노총 임성규위원장은 사회연대노조의 과제를 실천에 옮기고자 하고 있다. 그 일환이 지난 메이데이 대회에서 사회연대헌장 제정운동을 제안한바 있다.

‘지금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사회연대의 영역을 확대하고 복지연대를 통해 전체 민중의 삶을 개혁하고 지역에서부터 생활연대를 통해 노동자만이 아니라 도시빈민, 농민, 환경여성 등 다양한 민주시민사회진영과 어깨 걸고 함께 나가는 것’이며 이를 위해 사회연대 실천방향으로 현장까지의 전조직적인 실천을 제기하고 있다.

혁신의 과제는 운동의 평가를 기초로 향후 노동운동이 나갈 방향에 대한 이념적/노선적 과제가 제출되어야 한다. 그런점에서 사회연대전략은 민주노조운동에 대한 한편의 평가를 기초로 하고 있다. 그 까닭에 향후 노동운동의 방향이 민주노조 -> 연대노조로 변화해 갈 것을 제시하고 있지만 내부 동의는 다른 문제이다.

동시에 연대전략의 방향과 내용에 대한 노동운동 내부의 토론은 치열 할 필요가 있다. 왜냐하면 사회연대전략은 향후 노동운동의 전략과제의 변화를 내포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런점에서 노동운동의 귀착지에 대한 상과 추진방향은 여전히 담론수준에 머물고 있다.

한편 이러한 혼란은 총연맹운동 만이 아니라 산별노조 운동에서도 마찬가지이다.
계급적 단결의 무기로서 산별노조로서 사회변혁을 자기과제로 하는 산별노조운동을 지향하는지, 교섭력 증대를 위한 산별노조로서 사회적 합의를 중시하는 부문운동으로서 자기역할을 할 것인지에서 기존 산별노조들의 활동의 방향과 실천이 넘나들고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이런 조건에서 2009년 투쟁은 산별노조에게도 노사관계 선진화 방향의 이름하에 자행되는 구조조정과 복수노조, 전임자 임금 지급 금지라는 제도화를 앞둔 시험대에 놓여 있다.


4. 무엇을 준비할 것인가?
금속노조는 경제위기로 인한 구조조정에 맞서기 위해 일찌감치 조직전체를 투쟁본부로 전환한바 있다. 특별예산을 편성하여 실천단 구성, 지부기획투쟁, 중앙상경투쟁 등을 통해 전조직적 가동을 통해 현장에서부터 중앙, 대국민 공감을 높여내고자 하였다.

따라서 투쟁목표도 <함께 살자! 국민생존 총고용보장!>이라는 목표로 투쟁을 조직하고 전개해 왔다. 이러한 금속노조의 투쟁 목표는 정규직과 비정규직을 분리시키려는 자본의 공세를 극복하고 금속노조에 한정되는 것이 아니라 산별노조로서 전체 민중의 생존권을 지켜내야 한다는 과제를 분명히 하는 것이다.

돌아보면 실천단 활동의 경우 실천단의 규모와 일정이 축소되면서 애초 기획한 의도에 이르지 못하였다. 그리고 일부 사업장의 경우 자본의 구조조정에 합의를 하면서 투쟁전선을 이탈하거나 금속노조의 일정에 교란요소로 작동되기도 하였다.

여전히 자본은 중앙교섭에서 물량감소에 따른 어려움을 호소할 뿐이고, 완성차지부들도 복지축소, 단협개안안을 던지는 등 경제위기를 기회로 여기고 있는 상황이다.

금속노조는 5월 27일 11차 투본회의를 통해 이후 투쟁을 결정하였다.
예고된 6월 투쟁이 시작된 것이다.


1) 5/30(토) 총연맹 전국동시다발 집회 (수도권 집중 상경투쟁)
2) 6/3(수) 전체 확대간부이상 및 투쟁사업장 조합원 상경투쟁
3) 6/9(화) 수도권 및 충청권 확대간부(해당지역 기업지부 포함) 쌍용차평택공장 집결투쟁
4) 6/10(수) 2시간 파업 (6.10 범국민대회 결합)
5) 6/13(토) 총연맹 총궐기 상경투쟁 최대결합
6) 6/17(수) 2시간 전사업장 교육총회 ( 6/19~20 전조합원 상경투쟁 조직)
7) 6/19(금)~20(토) 금속노조 전조합원 상경투쟁



당면 투쟁은 정리해고 분쇄 투쟁을 기본으로 해야한다. 투쟁의 집중점을 정리해고 분쇄에 맞춘다는 것은 구조조정 전선의 가장 큰 대립점이 정리해고 국면이라는 것이다.

이미 쌍용자동차는 공장점거를 통해 정리해고 분쇄의 선봉에 위치하고 있다. 쌍용자동차동지들의 투쟁을 엄호하고 금속노조 투쟁으로 확대하는 것이 정리해고를 막는 유일한 길이다.

물론 완성 4사간의 이해의 차이가 분명 존재한다. 지역지부들의 조건도 분명 차이가 있다.
그럼에도 쌍용자동차투쟁을 핵심으로 6월 투쟁을 열어가야 한다.

미국 GM의 파산이 임박했으며 미국은 뉴GM으로 GM의 회생전략을 펼칠 것이다. 따라서 GM대우에도 강도 높은 구조조정 공세가 예견되는 것은 필연적이다.

그럼 현대․기아차는 안전한가?
세계 자동차산업 재편전략은 결국 경쟁의 극대화를 의미한다. 이윤율을 높이기 위한 ‘마른수건 짜내기’가 다시 일상화됨을 의미한다. 이미 현대차와 기아차에대한 자본의 공세는 분리해서 타격하고 있다. 결국 쌍용차와 GM대우에 구조조정이 정리되면 다음 타켓은 기아차와 현대차가 될 것이다.

그렇다면 부품사는 어떤가? 대부분 수직 계열화된 부품사는 바로 구조조정이 연동해서 들어오고 있으며, 이는 외자기업도 차이가 없다. 오히려 외자기업은 벌써 구조조정 공세가 시작되었다.

일정에 있어서 약간의 시차가 존재하는 것이 사실이다. 그렇지만 지도부의 노력과 실천이 있으면 마냥 어려운 일도 아니다. 시차를 좁히고, 공동의 실천, 통일된 투쟁력이 파급력을 최대화 할 수 있을 때 자본의 양보를 끌어낼 수 있다.

시기는 집중할 수 있는데 기간 내부 갈등으로 인해 상호 신뢰가 부족하다는 점을 극복해야 한다. 6월 투쟁의 결과가 집행단위 성과로 귀결되는 것이 아니라 금속노조 향후 전망의 준거가 된다는 점을 우선 인식하고 공유되어야 한다.

한편 문제가 생기면 항상 정파갈등을 둘러대기 십상이다. 그런데 활동이 잘 될 때는 정파갈등이 있더라도 그것이 문제가 별로 되지 않는다.
그렇다.
문제는 정파가 아니라 얼마나 당면한 투쟁에 집중하고 최선을 다하느냐의 문제이며, 그것은 바로 현장대중을 믿고 어떻게 투쟁을 조직하는가가 관건이라는 것이다.

다른 하나의 문제는 정권의 탄압으로 인한 위축문제이다.
현 정권의 파쇼적 탄압의 성격은 밑으로부터 떨쳐오는 정권이반에대한 사전 죽이기임을 인식해야 한다.

그런데 현 정권에 대한 신뢰의 추락은 이미 분노로 집중되고 있다.
가진자들만의 정치, 그들끼리만의 정책이 지배계급에 대한 광범위한 분노로 깔려있는 상태이다.

그 속에서 정치적 타살이 일어났다.
조문 행렬을 보라. 그것이 과연 인간 노무현에 대한 추모뿐일까?
추모도 물론 있겠지만, ‘정치적 타살’과 현 정권에 대한 배신감과 분노의 집중된 표현임을 알아야 한다.

그만큼 현정권은 비록 투표로 당선되었으나 권위도 상실하고, 정당성도 추락해가는!
그래서 시청광장도 열어주지 못하는 허약한 정권이 되었다.

이제 민주노조운동을 비롯한 진보진영의 태도에 달렸다.
금속노조 투쟁을 중심으로 각개 투쟁으로 벌이지고 있는 용산철거민 투쟁, 화물투쟁, 반MB 투쟁 등이 제각각의 투쟁의 길로 나아가는 것이 아니라 집중점을 향해 모아져야 한다.

그러나 투쟁의 집중점 형성에 실패할 경우 오히려 MB정권은 자본살리기 정책을 더욱 전면화 할 수 있게 될 것이다. 그 경우 진보진영은 물론 금속노조의 향후 전망도, 금속노동자의 생존권도 자본에 종속될 가능성이 점점 커질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