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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몽구일가의 ‘아킬레스건’을 집중타격하여 2010년 임단투와 노동기본권 쟁취투쟁을 승리로 이끌어내자!

금속노조연구원   |  
정몽구일가의 ‘아킬레스건’을 집중타격하여 2010년 임단투와 노동기본권 쟁취투쟁을 승리로 이끌어내자!


                                                                      이상호(금속노조 정책연구원 연구위원)

이제 하계휴가도 끝나고 자본과 정권을 상대로 한 2010년 임단투와 노동기본권 쟁취투쟁을 가름하게 될 8월이 되었다. 올해 초부터 금속노조는 전임자 임금지급 금지의 무효화를 중심에 둔 민주노조운동의 노동기본권 사수투쟁에 있어 최전선에 서있다. 현 국면은 노동기본권의 사수여부를 둘러싼 MB정부와 총노동, 그리고 자본과 민주노조운동간 대결에 있어 금속노조가 선봉투쟁을 벌리고 있다고 상징화할 수 있다. 정부를 대신하여 노동부는 금속노조에 대한 강경드라이브를 계속 걸고 있으며, 타임오프 위반업체의 감시 및 감독이라는 명목으로 개악법의 사업장 안착을 위해 직접적이고 강압적인 조치들을 수행하고 있다. 사용자들은 법 준수를 핑계로 노동기본권에 대한 합의를 계속 미루고 있을 뿐만 아니라, 이 기회를 이용하여 금속노조 활동 그 자체를 무력화하기 위한 공세를 강화시키고 있다.


금속노조의 통일적인 대응과 사회적 지지여부가 관건


이러한 상황에서 금속노조는 내부적으로 타결과 미타결사업장으로 이원화, 단일조직으로서 중앙집중성의 이완, 현장조합원과 간부활동가의 정세인식 차이, 대공장과 그룹사교섭의 지연 및 장기화 가능성에 봉착하는 등 조직적 대응에 상당한 어려움을 겪고 있다. 이러한 상황은 지난 7월 동안 전개된 투쟁국면에서 나타난 파업투쟁의 결집력 약화, 몇 몇 기업지부의 교섭전선의 이탈과 조기타결 등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7월 말 현대차 사내하청에 대한 불법파견이 대법원에서 확정되고 사회경제적 양극화로 인한 중소영세기업, 비정규직의 희생과 고통이 사회적으로 공론화되면서 노사정관계는 또 다른 국면으로 나아가고 있다. 즉 8월 이후 전개될 노동정세는 MB정권과 총자본의 약한 고리를 집중적으로 타격하는 투쟁을 전면화하는데 있어 금속노조와 산하 지부 및 지회가 얼마나 통일적이고 입체적으로 전개하는가에 따라, 더 나아가 이러한 집중타격투쟁을 통해 사회적 여론의 지지를 얼마나 획득하는가에 따라 노동기본권 사수투쟁과 임단투의 성패가 결정될 것으로 보인다.


현대차그룹의 전략적 목표와 금속노조의 대응기조


한편 정부의 방조와 엄호 속에 현대차그룹은 전임자 임금지급 금지에 대해 산하 계열사는 물론, 연관 협력업체 전체에게 실질적이고 직접적인 압력을 행사하고 있으며, 노동기본권 사수투쟁을 무력화시키기 위해 총자본의 총대를 메고 최선두에 서서 진두지휘를 하고 있다. 혹자는 “노동부 위에 양재동이 있다”는 말까지 하고 있는 실정이다. 이는 현대차그룹이 이번 개악노동법을 빌미로 자신의 소속 사업장은 물론, 금속노조 산하 사업장에서 민주노조운동의 뿌리를 완전히 뽑아버리겠다는 전략적 목표를 가지고 움직이고 있다는 것을 반증한다.
 
현대차그룹은 노동기본권 사수투쟁에서 현대차지부를 분리하는데 이미 성공하였으며, 기아차지부에 대해 집중적인 공략을 통해 노사관계를 극단적인 국면으로 몰아가고 있다. 이와 함께 현대차그룹 윤여철 부회장을 중심으로 한 핵심라인들은 산하 계열사들은 물론, 하청 및 협력업체들까지 노동부 매뉴얼에 따라 움직이도록 통제하고 있으며, 7월 1일 이후 노동조합의 기본활동을 방해하기 위한 지침을 동일한 내용으로 동시에 하달하고 있는 실정이다. 현대차그룹의 이러한 태도는 기아차, 케피코를 비롯한 몇 몇 저항사업장에 대한 집중적 공격을 통해 타 사업장 노조들을 위협하는 동시에, 노조 개악법 관철의 전형을 만들어 전임자임금 지급금지를 공식화하겠다는 의도를 내포하고 있다. 

이러한 현대차그룹의 전략은 궁극적으로 금속노조의 주력사업장을 무력화시킴으로써, 금속노조와 기업지부/사업장 지회간 갈등과 불신을 조장하여 금속노조의 조직적 와해를 궁극적인 목표로 삼고 있다. 이러한 측면을 고려할 때, 현 국면의 노동기본권 사수투쟁은 개별사업장에서 ‘구멍을 뚫는’ 산발적인 대응으로 해결될 수 없으며, 개별 사용자와의 협의와 교섭에 의존하여 풀릴 수 있는 사안이 아니다. 지금은 금속노조의 조직력과 투쟁력을 집중하여 노동부와 현대차그룹을 동시에 타격하는 양동작전을 구사해야 할 시점이다. 이를 통해 타임오프 설정과 전임자 임금지급 금지가 결국에는 노동조합의 기본활동 조차 할 수 없도록 만드는 결정적인 계기로 악용될 것이라는 점을 조합원은 물론, 국민들에게 분명하게 폭로해야 한다.  


현대차그룹에 대한 집중타격투쟁은 왜 필요한가?


하지만 금속노조가 노동기본권 사수와 임단협투쟁만으로 현 국면을 돌파하기에는 주객관적 조건이 너무나 열악하다. 상당수의 조합원들이 아직도 타임오프를 조합활동가 만의 문제로 인식하고 있을 뿐만 아니라, 국민들 또한 MB정부와 현대차그룹의 전략적 목표가 노동조합의 무력화에 있다는 점을 제대로 알지 못한다.

이러한 정세판단에 근거할 때, 금속노조를 비롯한 현대차그룹 계열사 조합활동가들은 노동기본권 사수투쟁에 대한 공동기획과 투쟁이라는 기조를 분명히 하고, 현대차그룹의 약한 고리를 집중적으로 공격하는 ‘아킬레스건 타격투쟁전략’을 동시에 구사해야 한다. 집중된 공동투쟁이 금속노조에게 절박한 이유는 기아차를 비롯한 현대차그룹 계열사들의 공동투쟁이 좌초되는 경우 어렵게 전임자 임금지급 금지를 무효화하는데 성공한 금속노조 산하 타결사업장의 합의문 조차 원점으로 회귀할 가능성이 농후하기 때문이다. 결국 현대차그룹 계열사의 공동투쟁은 금속노조의 사수투쟁이라는 전략적 의미를 가진다.

한편 노동기본권 사수투쟁은 지난날 민주노조운동의 투쟁으로 쟁취한 역사적 성과를 유지하기 위한 투쟁임은 분명하지만, 방어적인 성격을 지닐 수밖에 없다. 즉 현 국면을 돌파하기 위해서는 현대차그룹을 집중적으로 타격할 수 있는 전략적 침로가 금속노조에게 필요하다. 과연 그것은 무엇인가? 그것은 바로 현대차그룹 정몽구회장 일가의 불법성, 비도덕성과 무책임성을 사회적으로 폭로하고 성장신화 이면에 숨어있는 비리를 여론화하는 것이다. ‘법질서의 준수’와 ‘불법타령’을 하고 있는 현대차그룹이 얼마나 많은 불법적이고 불공정한 행위를 일삼고 있으며, 정몽구회장 일가의 곶간을 채우기 위해 얼마나 많은 이들이 희생하고 있는가를 보여주어야 한다. 정몽구회장 일가의  ‘아킬레스건’ 타격에 대한 전략적 기획을 통해 사회적 압력을 강화하고 현대차그룹의 운신 폭을 협소화시켜야 한다. 이를 통해 현 국면에서 금속노조에게 우호적인 사회적 분위기를 만들어 내고 노동기본권사수투쟁과 임단투를 둘러싼 노사관계지형을 역전시키는 계기를 모색해야 한다. 

이러한 상황에서 우리는 정권과 자본의 공세에 파열구를 낼 수 있는 중요한 기회를 잡았다. 7월 말부터 보수언론은 물론, MB정권 내부에서 조차 대기업과 중소기업간 불공정 원하청거래의 실태와 문제점을 제기하고 있을 뿐만 아니라, 전경련으로 대표되는 재벌대기업의 고용과 투자에 대한 사회적 책임을 요구하고 있다. 이미 몇 몇 언론과 공정위를 비롯한 정부기관은 이러한 문제를 발생시키는 대표적인 재벌로 현대차그룹을 지목하고 있는 실정이다. 더욱이 지난 7월 22일 현대차 사내하청에 대한 불법파견을 인정하는 대법원 판결은 제조업 비정규직 노동운동의 일대 지각변동을 초래할 것으로 예상되며, 현대차그룹 집중타격투쟁에 있어 유리한 국면을 조성하고 있는 것이다. 이러한 새로운 국면은 2010년 임단투와 노동기본권 사수투쟁의 피크라고 할 수 있는 8월 노동전선에서 현대차그룹의 집중타격투쟁이 가지는 전략적 의미를 다시 한번 각인시키는 동시에, 금속노조 산하 전 조직의 통일적이고 능동적인 공세르 요구하고 있다. 


‘아킬레스건’을 타격하고 성장신화의 이면을 폭로해야


과연 그렇다면 현대차그룹 정몽구회장 재벌일가의 아킬레스건은 무엇이며, 이를 어떻게 투쟁의 동력으로 만들 것인가? 첫째, 순환 및 상호출자방식으로 제왕적 경영을 가능하게 만들고 있는 현대차그룹의 지배구조문제를 사회적으로 공론화해야 한다. 이러한 문제로 인해 계열사간 물량몰아주기와 하청협력업체에 대한 가격차별화가 계속 자행되고 있으며, 이를 통해 조성된 자본초과이득은 정의선의 경영승계를 위한 종잣돈 마련과 지분 확보에 사용되고 있다는 사실을 폭로해야 한다.

둘째, 현대차그룹의 문어발식 사업다각화로 인해 98년 외환위기 당시에 경험한 방만경영의 페해가 되살아나고 있으며, 해외공장의 낮은 가동률과 판매법인의 심각한 영업손실을 유발시키고 있는 무분별한 글로벌전략을 비판해야 한다. 또한 금호그룹의 사례에서 확인할 수 있듯이 자칫 현대건설의 인수로 인해 현대차그룹의 산하 계열사들이 금호타이어와 같이 기업위기의 유탄을 맞을 수 있다는 점을 분명하게 알려내야 한다. 정몽구일가의 경영승계를 위한 지배구조재편음모 때문에 조합원의 생존권과 일자리를 담보로 할 수 없기 때문이다.

셋째, 사상최대의 실적에도 불구하고 현대차그룹은 자신의 성장신화를 위해 희생하고 있는 다른 이해관계자, 즉 노동자, 협력업체, 소비자에 대한 사회적 책임을 제대로 실천하고 있지 않다는 점을 고발해야 한다. 이번 대법원의 직접고용 판결에서 알 수 있듯이 정규직 임금의 절반 밖에 안되는 비정규직의 대량투입을 통해 현대자동차는 수조원의 초과이익을 남기고 있다. 또한 1차 하청업체에 대한 단가인하와 비용전가는 그대로 2차, 3차 하청업체로 이어지고 있으며, 이로 인한 중소기업 노동자의 임금과 노동조건은 더욱 열악해지고 있는 실정이다. 더욱이 동일차량의 국내가격과 해외판매가격의 현격한 차이로 인해 소비자들의 불만은 날로 거세지고 있는 반면, 유럽과 미국에서의 현대차 영업손실은 채산성 그 자체를 위협할 정도로 악화되고 있다.   


노동기본권 사수투쟁과 현대차그룹 집중타격투쟁의 상호결합을 위해

결론적으로 현 국면에서 현대차그룹에 대한 집중타격투쟁은 정몽구회장 일가의 불법과 비리를 사회적으로 폭로함으로써, 그들의 사회적 입지를 약화시키고 노동기본권 사수투쟁의 돌파구를 마련하는데 있다. 현대차그룹 집중타격을 위한 기획투쟁은 두가지 차원에서 전개할 필요가 있다. 첫째, 금속노조와 기아차를 중심으로 하여 공동대응방안을 확정하고 산하 계열사 지부 및 지회가 공동실천하는 것이다. 둘째, 현대차그룹의 운신의 폭을 좁히고 사회적 영향력을 막기 위해 노동시민사회단체 및 언론학계 등을 포괄하는 대응네트워크를 구축하여 사회적 여론화를 추진해야 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지금 우리에게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현대차그룹의 내부비리와 불법성을 폭로하는 과정에서 불거질 수 있는 활동가와 조합원들의 종업원의식을 제어하고 현대차그룹 집중타격투쟁에 적극적으로 동참하게 만드는 것이다. 이를 위해 현대차그룹 집중타격투쟁이 민주노조운동의 사회적 정당성과 지지를 확보하기 위한 전략적 선택임을 분명히 밝히고 그 의미와 필요성을 설득하여 투쟁전선으로 결집하도록 만들어야 한다. 바로 이렇게 될 때, 8월 투쟁은 지금까지 우리가 저들에 의해 조금씩 갉아먹힌 민주노조운동의 위대한 유산을 한꺼번에 되찾을 수 있는 역사적 전환점이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