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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페이퍼] 조선산업의 사내하청 산재 집중, 현황과 대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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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4 금속노조 노동연구원 이슈페이퍼


조선산업의 사내하청 산재 집중, 현황과 대책


박종식/금속노조 노동연구원 비상임 연구원


지난 몇 년 동안 조선소에서 발생하는 산재사고, 그 중 특히 사망사고는 사내하청 노동자들에게 집중되고 있다. 지난해 연말부터 대우조선의 산재 사망사고 3명 중 두 명이 사내하청이었으며, 2011년 말부터 2012년 초 현대삼호중공업 5명의 산재사망자는 모두 사내하청 노동자였다. 2012년 현대중공업에서 보고된 산재사망자 2명 역시 사내하청이었다. 그리고 이 밖에도 언론에 보도되는 조선소의 산재사고들은 원청의 정규직인 경우도 있지만, 거의 대부분 사내하청 노동자들이다.


일차적으로는 조선소에서 일하는 생산직 중에서 사내하청 노동자들이 원청의 정규직보다 두 배 이상 많기 때문이기도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사내하청 노동자들의 사망률이 지나치게 높은 것으로 보인다. 이 글에서는 2000년대 이후 조선산업의 산업재해 현황 및 원청과 사내하청의 재해현황을 검토하고, 실태에 대한 대책을 모색하고자 한다.


조선산업의 높은 재해율


우리나라에서 산업재해보상보험제도가 시행되고 재해발생에 대한 통계가 이루어진 1964년 이래로 재해율은 1965년 5.91%에서 줄곧 감소하여왔으며 1995년부터는 1%미만에 도달하였으며, 2000년대에는 2003-4년을 제외하고는 0.7%대에 머무르고 있다가 2010년 0.69%로 처음으로 0.7% 이하로 낮아졌다.


그리고 제조업종은 한국의 전체 재해율보다 높게 나타나고 있음을 확인할 수 있다. 이는 도소매, 음식숙박업, 금융, 교육 등의 서비스산업 등이 포함된 전체 산업의 재해율보다 상대적으로 위험한 업무가 많고, 작업장 내 위험요인이 많은 건설업이나 제조업의 재해율이 높을 것이라는 일반적인 예상에 부합하는 결과라고 할 수 있다. 구체적으로 제조업의 재해율은 2000년대 초반 1.2%대에서 2000년대 중반 이후에는 1.1%대로 다소 낮아지고 있음을 확인할 수 있다.


조선산업(산재보험 업종분류의 “선박및보트건조수리업”)의 재해율은 제조업 내에서도 재해율이 매우 높은 산업임을 확인할 수 있다. 조선산업의 재해율은 2000년 1.38에서 2003년 2.29로 크게 높아졌다가 이후에는 다소 감소한 것으로 나타나고 있는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전체 재해율은 물론이고 제조업 평균 재해율보다도 높게 나타나고 있다. 2003-4년 조선산업의 재해율이 높은 이유는 조선 노동자들이 노동조합을 통해 집단적으로 근골격계 질환으로 산재신청 및 승인이 이루어졌기 때문이다.

 

[그림 1] 2000년대 전산업, 제조업, 조선산업의 재해율 현황

 


원청의 재해자수 감소 ∾ 하청 재해자수 증가


그러면 이와 같은 조선산업의 높은 재해율이 원청과 사내하청으로는 어떻게 차이가 있는지 살펴보도록 하자. 이를 위해서 한국조선해양플랜트협회(옛 한국조선협회가 이름을 변경)의 회원사 9개 조선소를 대상으로 확인해 보면, 우선 근로복지공단에서 집계하는 산업재해 통계 현황에서는 원청과 사내하청을 구분하여 확인할 수 있는 방법이 없다. 이를 보완하기 위해서 9대 원청 조선소의 주소지와 동일한 업체들을 사내하청으로 구분하여 확인하였다. 하지만 근로복지공단의 자료에서 조선업 사내하청 업체수 및 노동자수는 2004년까지 극히 소수인 것으로 나타나 현실을 전혀 반영하고 있지 못하다. 이는 2005년 이전까지 조선산업의 경우 <고용보험 및 산업재해보상보험의 보험료징수 등에 관한 법률> 제9조 (도급사업의 일괄적용) 조항에 따라서 원청업체가 사내하청 업체 노동자들까지도 산재보험 가입의 책임이 있었기 때문에 원청업체가 산재보험에 일괄 가입했기 때문이다. 즉 조선업에서는 원청업체가 산재보험제도에 있어서는 원하청 노동자 전체의 사업주로 여겨졌으며, 이에 따라서 사내하도급 업체의 산재보험료 부담분까지도 원청에서 부담을 하였다. 하지만 2005년 이후에는 이와 같은 사업장단위의 통합 산재보험 가입에서 개별 사업장 단위로 산재보험에 가입하는 것으로 바뀌었다. 이러한 이유로 2000-2004년까지 조선산업 원청과 사내하청 업체수 및 노동자수는 신뢰할 수가 없다. 이러한 한계로 인해 2000-2003년까지 조선산업의 원청 및 사내하청 노동자수 및 재해자수는 2004년 국정감사에서 노동부가 조선산업의 원청과 사내하청의 노동자수 및 산업재해 실태를 보고한 자료를 바탕으로 김영주의원실에서 배포한 <조선산업 사내하청 근로자들의 산재실태 보고서>를 통해서 보완하고자 한다.


조선산업의 재해자수 추이는 산재보험제도의 적용변화를 고려하여 2001년~2003년까지와 2006~2009년을 구분해서 살펴보도록 하자. 확인한 조선산업 재해자수는 2001년 924명에서 2002년과 2003년 각각 1,395명, 1,244명으로 급격하게 증가한다. 그리고 2006년 888명에서 점차 지속적으로 감소하여 2009년에는 532명으로 줄어든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2003-2005년 기간 동안 원청의 재해자수가 급증한 이유는 당시 노동계에서 제조업 근무자들 중 근골격계 질환 의심자들에 대한 ‘집단 산재신청->산재승인’의 효과가 반영된 결과로 노조가 있는 사업장들을 중심으로 근골격계 질환으로 인한 질병이환자수가 크게 증가하였기 때문이다. 이는 원청의 질병재해자수가 2001년 154명에서 2003년 664명으로 급증한 것에서 확인할 수 있다.


이와 같은 재해자수의 감소를 조선소 사업장 전반의 산업안전보건 수준이 향상된 결과라고 평가하기에 앞서 사내하청업체 노동자들의 재해자수와 연동하여 비교해볼 필요가 있다. 사내하청업체 소속의 재해자수는 2001년 257명에서 2003년에는 339명으로 증가하였고, 2006년 이후에도 꾸준히 늘어나 2008년에는 483명까지 늘어나고 있다. 따라서 원청의 산업안전보건 수준은 높아졌다고 할 수 있겠지만 사내하청업체 노동자들의 재해자수는 지속적으로 늘어나고 있다는 점에서, 재해자수 지표를 통해서 위험한 작업들을 원청 노동자들이 회피하고 있는 경향을 확인할 수 있다. 하지만 조선산업 사내하청의 질병이환자수는 2009년에도 66명으로 원청의 167명에 비해 절대적으로 숫자가 적은 것은 질병이환 판정을 사내하청 노동자들이 받기 무척 어려운 조건이라는 점을 알 수 있다.


<표 5-1)> 9대조선소 연도별 원청과 사내하청 부상자수 및 질병자수 현황

년도

2001 

2002 

2003 

2006 

2007 

2008 

2009 

원청

부상

770

800

580

455

361

352

365

질병

154

595

664

433

356

238

167

재해자(부상+질병)

924

1,395

1,244

888

717

590

532

사내

하청

부상

234

230

299

432

330

393

397

질병

23

32

40

54

83

90

66

재해자(부상+질병)

257

262

339

486

413

483

463

 

* 2001-2003년은 김영주의원실(2004), 2006년 이후는 필자가 추출.


9대 조선소의 재해율 : 사내하청으로 재해위험 전가


절대적인 재해자수 뿐 아니라 재해율을 확인할 필요가 있다. 재해율은 (재해 노동자수/전체 노동자수)*100으로 계산을 하는데, 이를 통해서 노동자들의 실제 재해발생 가능성을 확인할 수 있다. 여기서 노동자수 정보는 업체별 산재보험 가입 노동자수 정보를 활용하였다.


원청의 재해율은 2001년 1.76에서 2002년 2.60, 2003년 2.22로 급격하게 높아지고 있다. 이는 앞서 지적한 바와 같이 원청의 질병이환자수가 노동조합의 효과로 늘어난 것이며, 2006년에는 1.61로 2001년보다 낮아지고 있다. 2007년 이후 원청의 재해율은 지속적으로 낮아져 2009년에는 0.87까지 떨어지고 있다. 이와 같은 원청의 재해율 지표는 선박건조수리업의 평균 재해율(2009년 1.41)은 물론 제조업 평균 재해율(2009년 1.04)보다 낮게 나타나고 있는데, 조선산업 원청업체 소속 노동자들의 재해위험 가능성은 매우 낮아졌음을 확인할 수 있다.

다음으로 사내하청 노동자들의 재해율은 2001년 0.76에서 다소 낮아졌다가 2006년 1.45로 매우 높게 나타나고 있다. 2007년 이후에는 원청과 마찬가지로 재해율이 점차 낮아져 2009년에는 0.80까지 떨어지고 있다. 조선산업 사내하청 노동자들의 재해율 역시 선박건조수리업 및 제조업 평균 재해율보다 낮으며, 더욱이 원청 노동자들의 재해율보다도 더욱 낮게 나타나고 있다.


공식적인 재해율을 비교했을 때 원청의 재해율이 사내하청 보다 더 높게 나타나고 있다. 이는 공상처리 및 산재은폐 관행이 사내하청에서 아주 빈번하기 때문에 사내하청 노동자들의 산재가 잘 드러나지 않기 때문이다. 이러한 한계를 감안하더라도 조선산업 원청의 재해율은 지속적인 감소 추세를 보이고 있으며, 반면 사내하청의 재해율은 증가 추세를 보이고 있다. 그리고 이러한 추세는 2009년도의 경우 교차하는 것으로 나타나고 있으며, 이후에는 원청과 사내하청의 재해율이 역전될 것으로 예상된다. 이러한 점에서 조선산업의 재해위험 또한 원청에서 사내하청으로 전가되고 있다고 해석할 수 있다.


[그림 2] 조선산업 원청 및 사내하청 노동자 재해율 비교(2001-2009)

* 2001-2003년은 김영주의원실(2004), 2006년 이후는 필자가 추출.


산재사망의 사내하청 집중 경향


전체 재해자수 및 재해율에 이어 조선산업의 원청과 사내하청의 산재로 인한 사망자수와 사고로 인한 사망자수를 살펴보도록 하자. 조선산업에서 산재사망을 추가로 살펴보는 이유는 사업장에서 발생한 산재사고 중에서 사망사고의 경우에는 원청이든 사내하청업체 소속이든 거의 은폐되지 않고 보고가 되고 있기 때문이다. 이러한 점에서 원청과 사내하청의 사고사망 재해자수를 비교해볼 필요성이 제기된다.


우선 산재사망자수는 2001년 전체 31명에서 2009년도에는 17명으로 다소 줄어든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하지만 원청의 경우에는 산재사망자수가 2001년 21명에서 2009년도에는 5명으로 약 1/4로 감소한 것으로 나타나고 있지만 사내하청의 경우에는 2001-2009년 기간 동안 산재사망자수가 10명 내외에서 크게 변화가 없는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사고사망의 경우에는 이와 같은 차이가 보다 두드러지게 나타나고 있는데, 원청의 경우 2001년 7명에서 2000년대 후반에는 점차 감소하여 2009년도에는 3명만 확인되고 있다. 반면 사내하청의 경우에는 2001년 6명에서 2003년 13명으로 단기간에 급증하였다. 2006년 이후에도 조선산업의 사내하청 노동자 중에서 산재사고로 사망한 인원수는 조금 늘어서 2009년에는 10명인 것으로 확인되고 있다.


<표 5-2)> 조선산업의 연도별 원청과 사내하청 노동자의 산재사망 및 사고사망자수 현황

 

년도

2001

2002 

2003 

2006 

2007 

2008 

2009 

산재

사망

원청

21

18

20

14

13

6

5

사내하청

10

7

15

8

12

1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