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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페이퍼] 또 하나의 가족? 또 하나의 비정규직! 삼성전자서비스 노동자들의 이야기

금속노조연구원   |  
또 하나의 가족? 또 하나의 비정규직!
삼성전자서비스 노동자들의 이야기

 

홍석범, 금속노조 노동연구원
(sukbum0214@hanmail.net)


 

간접고용 백화점, 삼성전자서비스를 아시나요?

 

평소 잘 사용해오던 휴대폰이 갑자기 고장난 A씨. 수리를 맡기기기 위해 삼성전자서비스센터를 방문하기로 마음먹었다. 먼저 서비스센터 콜센터에 전화를 해 가까운 곳에 서비스센터가 있는지 확인해본다. 친절한 목소리의 상담원이 A씨가 있는 곳을 묻더니 이내 근처에 있는 서비스센터 위치를 알려줘 곧바로 찾아가보기로 했다. 버스에서 내려 찾아들어간, 파란색 바탕에 흰색 글씨의 낯익은 로고가 달린 3층짜리 건물은 한 눈에 보기에도 꽤 커 보였다. 1층에는 각종 가전제품이 전시돼있고, 2층이 서비스센터란다. 2층으로 올라가보니 접수대 직원이 반갑게 인사해왔다. 그 미소 덕분인지 고장난 제품 때문에 느꼈던 불편함도 약간은 누그러졌다. 대기시간을 안내받고 잠시 둘러보니 평일 낮인데도 서비스센터 안은 많은 사람들로 북적이고 있었다. 유니폼을 입은 직원이 어림잡아 30-40명 정도는 돼 보이는 것 같은데 모두 쉴 새 없이 바삐 움직이고 있었다. 차례를 기다린 지 얼마 지나지 않아 이름이 불린다. 상담창구로 가니 A씨의 휴대폰을 고칠 엔지니어가 웃으며 인사를 해온다. 자리에 앉아 고장증상을 듣던 엔지니어는 잠시 휴대폰을 점검하더니 부품교체를 위해 잠깐 더 기다려달라고 말했다. 그리고는 잠시 사라졌다가 이내 손에 뭔가를 들고 나타났다. 아마 재고부품이 관리되는 자재실 같은 곳에 다녀온 모양이다. 숙련된 엔지니어는 금세 부품을 교체하고는 A씨에게 정상작동 여부를 확인시켜준다. 휴대폰이 고장난지 반나절도 채 되지 않아 A씨는 깨끗하게 수리된 휴대폰을 손에 쥘 수 있었다. 신속한 수리업무도, 직원들의 친절한 미소도 모두 만족스러웠다. A씨는 “역시 일류기업 삼성이라 A/S도 잘 되는구나”라고 생각하며, 기분 좋게 집으로 발걸음을 돌렸다.

 

위 일화는 가상의 인물 A씨를 통해 재구성해 본 일상의 한 단편이다. 그리고 대다수 시민들의 생각과 경험 역시 위의 내용과 크게 다르지 않을 것 같다. 한 사람의 고객이 자신이 사용하던 삼성전자 제품을 수리하는 과정에는 여러 명의 삼성 이름을 단 노동자들이 등장한다. 그리고 대부분의 사람들은 삼성이란 간판을 달고 있는 건물 안에서, 삼성의 로고가 박힌 유니폼을 입고 있는 노동자들을 보며 아무 의심 없이 당연히 그들이 삼성의 직원일 것이라고 생각한다.

 

하지만 서비스센터 위치를 알려주고 접수예약을 하는 콜센터 직원도, 서비스센터에서 내방고객들을 안내하는 프론트 직원도, 서비스센터 안에서 수리업무를 담당하는 내근직 엔지니어나 집 혹은 사무실로 직접 찾아가 에어컨이나 TV 같은 대형가전을 고치는 외근직 엔지니어도, 고객들의 눈에 잘 보이지는 않지만 서비스센터 안에서 각종 자재나 부품들을 관리하는 직원도 모두 삼성의 직원이 아니다. 수리서비스의 최전선에서 고객과 마주해 기기를 수리하고 각종 불만과 민원을 들어가며 오늘날과 같은 고급의 브랜드 이미지를 가꿔온 사람들이 바로 삼성이 아닌, 소위 협력업체 노동자라는 것이다. 말이 좋아 협력업체지 이들 모두 삼성전자서비스 본사의 비용절감과 외주화의 희생양인 비정규직 노동자다.
 
당혹감과 배신감마저 들게 만드는 이런 사실들은 지난 7월 14일 삼성전자서비스에 노동조합이 출범하면서 최근에서야 세상에 알려지기 시작했다. 이번 금속연구원 이슈페이퍼에서는 삼성이란 이름표를 달고 있지만 삼성의 직원이 아닌 삼성의 서자, 바로 삼성전자서비스 비정규직 노동자들의 이야기를 풀어보고자 한다. 삼성전자서비스는 과연 얼마나 많은 비정규직을 활용하고 있으며, 어떤 방식으로 그 노동자들의 땀과 눈물을 쥐어짜고 있는지 함께 살펴보도록 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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