홈 > 칼럼 > 칼럼
칼럼
 

2012년 투쟁, 금속노조의 새희망의 역사로 기록하자!

금속노조연구원   |  

‘2012년 투쟁, 금속노조의 새 희망의 역사로 기록하자’

 

양동규 노동연구원 운영위원장(금속노조 부위원장)

 

금속노조 7기 출범 두 달, 12월 5일, 2012년 투쟁의 기조와 상을 결정하는 정기대의원대회가 열린다. 지난 두 달간 임원과 중앙 집행부는 선거과정에서 확인한 현장의 목소리, 그리고 선거후 다시 현장순회를 통해서 종합한 현장의 요구를 바탕으로 2012년 어떻게 투쟁할 것인가에 대한 기틀을 준비해 왔다. 과연 7기지도부는 약속했던 15만 공동투쟁을 성사시키고 금속노조의 정체를 넘어 다시 앞으로 나아갈 수 있을 것인가!

현장순회에서 나타난 일선간부의 태도는 기대 반 의심 반이었다. 7기 지도부가 금속노조를 바꾸어 낼 수 있는지에 대해 현장 간부들은 선뜻 기대를 보내지 않았다. 그것은 금속투쟁전선의 실종과 기업지부에 대한 관장력의 약화가 계속되면서 15만 투쟁이 말처럼 쉽지 않을 것이라는 판단을 내리기 때문일 것이다.

그러나 현장순회에서 확인된 현장의 요구와 문제의식을 충실히 담아내어 2012년 사업을

펼쳐나간다면 금속노조가 새로운 희망을 만들 수 있다는 것은 임원들의 공통된 의견이다.

현장 지회장과 간부들은 내년 금속노조로 뭉쳐 한판 큰 싸움을 해야 한다는 것을 직감적으로 느끼고 있었고, 금속지도부가 이러한 의지를 모아내고 치밀한 조직화 과정을 밟아간다면 금속노조는 변할 수 있다는 확신을 현장순회과정에서 얻었다.

 

현장 간부들의 요구를 정리해보면 ‘직장폐쇄, 타임오프를 들이대며 밀고 오는 자본의 공격에 더 이상은 밀려서는 안 된다, 금속노조는 대체 뭐하는 거냐!, 주간 연속 2교대제를 완성차만이 아니라 부품사도 함께 할 수 있도록 하라! 15만이 언제나 함께 싸울 수 있는 것이냐! 쌍용차에서부터 금속투쟁전선이 무너지고 금속노조 무용론이 나오고 있다, 대책이 있느냐! 등등 현장의 목소리는 격앙되어 있었다. 현장간부들이 제기하는 문제의 핵심은 무엇일까! 총자본은 포섭과 분할로 금속대오를 사분오열시키며 공격해 왔으나, 금속노조는 이에 제대로 대응하고 투쟁하는데 실패했다는 것으로 정리할 수 있을 것이다.

그 결과 금속노동자의 노동현실은 나아지지 않고 있다. 대기업, 중소기업 할 것 없이 잔업 특근에 의존할 수밖에 없는 저임금구조와 OECD 최장의 장시간 노동체제가 지속되고 있다. 노동조합 활동은 계속 위축되어 가고, 노동자의 건강권과 삶의 질은 나아지지 않고 있다. 비정규직 문제는 언급할 필요가 없을 정도로 심각한 지경이다. 하물며 미조직 노동자의 현실은 더욱 심각하다. 고질적인 저임금과 노조를 꿈 꿀 수 없는 무권리 상태가 수십 년을 지속하고 있다. 이 모두 뒷걸음질 치는 금속노조 운동의 결과물이라는 점을 반성하지 않을 수 없다. 이러한 상황에서

따라서 조건은 녹록치 않다. 몇 년간의 투쟁 실패, 조직 관장력 약화, 산별노조에 대한 전망과 신뢰 실추로 조직력은 취약해져 있다. 따라서 2012년 투쟁에는 열린 소통, 충분한 토론과 동의과정을 마다하지 않는 이전보다는 몇 배의 공정이 필요할 것이다.

이러한 상황에서 금속 7기에서 2012년은 어떤 의미를 갖는가! 금속 7기의 성패는 사실상 2012년에 달려 있다고 봐야 한다. 왜냐 하면 2012년에 투쟁의 탄력을 형성하지 못한다면 2013년 투쟁도 가능하지 않을 것이기 때문이다. 다시없는 기회이자 금속노조의 명운이 걸린 2012년 투쟁, 어떻게 싸워야 할 것인가! 현장순회를 통해 확인한 현장의 절절한 요구를 다음과 같이 금속노조 투쟁과제로 정리해 볼 수 있을 것이다.

우선 15만의 공동투쟁을 위해서는 금속노동자의 절실한 요구인 주간 2교대제를 내걸고 싸워야 한다. 이제 밤샘노동을 멈추어 노동시간을 줄이고, 노동자의 건강권과 삶의 질을 높여야 한다는 것은 사회적 명제가 되었다. 이미 유성기업투쟁을 통해서 사회적 쟁점으로 부상했고 언론도 계속 주목하고 있는 이 의제를 내년 금속노조의 집중투쟁으로 쟁취해야 한다.

둘째, 무엇보다 조직 내부의 신뢰회복을 위해서는 자본의 현장 탄압에 총력 대응해야 한다. 정리해고, 직장폐쇄, 복수노조를 수단으로 한 금속노조 파괴공작을 사업장이나 지역에 맡겨두는 일은 없어야 한다. 특히 내년 경제상황을 이유로 정리해고가 일상화될 가능성이 있다. 이러한 노동탄압에 전 조직적으로 단호히 대응하지 못한다면 조직기반이 흔들리게 될 것이다.

셋째, 타임오프 창구단일화 복수노조 등 노동법의 전면 재개정을 내걸고 싸워야 한다.

사실상 MB 정권에 대한 심판은 끝났다. 정권 교체기라는 유리한 조건에서 MB심판을 넘어 전면적인 노동기본권의 확보를 위한 다시없는 기회가 온 것이다. 금속노조는 공세적인 자세로 민주노총의 총력투쟁을 선도해야 한다. 노동법 개정은 정치정세의 변화를 주시하면서 역동적인 총력투쟁태세를 갖추어 가야한다.

넷째, 대법원 판결로 유리한 상황에 있는 불법파견 정규직화 투쟁을 금속노조가 받아 안아 정규직화 투쟁에서 승리해야 한다. 노동자 총단결의 희망을 열어야 한다.

다섯째, 조합원 요구를 넘어서는 재벌투쟁과 최저임금 현실화 및 제도개선투쟁에 앞장서서사회적 운동으로 발전시킨다면 금속노조에 대한 엄호전선은 한층 두터워 질 것이다. 특히 한국경제의 고질적인 재벌의 독점문제는 비정규직문제와 노동시간 단축 등을 가능하게 하는 고리가 될 것이다.

금속노조가 내년 투쟁에서 이와 같은 과제를 중심으로 ‘밤에는 잠 좀 자자!, 재벌의 곳간을 열어라!“ 라고 방방곡곡 외치면서 정권과 자본에 맞서는 한 판 큰 투쟁을 만들어내자. 여기서 여전히 관건은 그동안 금속투쟁과 함께하지 못했던 기업지부가 금속투쟁전선에 복무하는 것이 될 것이다. 지도부가 대대 직후부터 기업지부와 긴밀한 소통에 나선다면 공동투쟁의 결의를 이끌어 낼 수 있을 것이다. 아울러 최근 지역지부도 피로도가 높아지면서 투쟁 결합도가 떨어지고 있다. 이완된 조직력과 집중성을 다시 곧추 세우는 부단한 노력이 뒤따라야 한다. 중앙지도부의 헌신과 결의는 그 출발이 될 것이다.

내년 정세는 단선적이지는 않을 것이다. 국내경기와 관계없이 유럽발 경제위기를 틈탄 자본의 책임전가로 현장이 위축될 우려가 있는 한편 민생고로 인한 민심이반과 급속한 레임덕, 정치적 변화는 금속노동자의 투쟁에 유리한 정세가 복합적으로 작동할 것이다. 정세의 유리함에 의존하기 보다는 주체의 능동적인 대응으로 정세를 선도해나가는 기조로 나서야 한다. 금속노조의 명운이 걸린 2012년 투쟁, 지회장과 현장간부, 지부 지도부, 중앙지도부가 투쟁방향에 대한 단일한 결의와 의기투합으로 금속 운동사에 새로운 희망의 해로 기록하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