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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안화 절상의 배경과 영향

금속노조연구원   |  

물가 상승, 노동자 목 점점 조른다



                                                                                    금속노조 정책연구원


위안화 절상 재개한 중국


중국 인민은행은 6월 19일 “관리변동환율체계로 복귀한다”고 선언하고, 22일 위안화 기준 환율을 전일의 달러당 6.8275위안 대비 0.43% 내린 6.7980위안으로 고시하며 위안화 절상 조치를 단행했다.


중국 정부는 2005년 7월 관리변동환율제를 도입한 이래 2008년 7월까지 위안화를 21.4%가량 절상했다가, 금융위기를 맞아 다시 달러 페그제로 복귀했었는데, 다시 관리변동환율제로 돌아간 것이다.































중국의 환율정책 변화


정부수립(1948년) 이후 ~ 1994년


외환 전면 통제


정부가 환율 결정


1994년 ~ 외환위기(1997년)


사회주의시장경제 표방


관리변동환율제 도입


위안화 가치 4.8% 절상


(달러당 8.7위안 ⇒ 8.3위안)


외환위기 ~ 2005년 7월


외환위기로 달러 페그제 도입


위안화 가치를 달러에 고정


(달러당 8.3위안)


2005년 7월 ~ 금융위기(2008년 7월)


관리변동환율제 도입


위안화 가치 달러 대비 약 21% 절상


(달러당 8.3위안 ⇒ 6.8위안)


금융위기 ~ 2010년 6월


금융위기로 달러 페그제 재도입


위안화 가치를 달러에 고정


(달러당 6.8위안)


2010년 6월 ~ 현재


관리변동환율제로 복귀


 

 


 







환율 제도의 예


 


고정 환율제 : 특정 통화와 자국 통화의 교환 비율을 고정해 놓는 환율 제도. ‘달러 페그제’가 대표적인 예.


변동 환율제 : 외환시장에서의 환율이 자율적으로 변동하도록 놔두는 제도로, 미국, 한국, 일본, 유럽 등에서 채택하고 있다.


관리변동환율제 : 양자의 중간으로, 환율의 변동을 일정 폭 안에서 제한하는 제도를 말한다.


 


달러 페그제 : 페그(peg)는 ‘못을 박다’는 뜻. 달러와 자국 통화의 교환비율을 고정시켜 놓은 제도. 달러에 대해서는 고정되지만, 달러가 변동되기 때문에 타국 통화와의 환율은 변동된다.


통화바스켓제 : 바스켓(basket)은 ‘바구니에 담는다’란 뜻. 여러 통화들과 자국 통화의 거래량을 통해 교환 비율을 설정하고, 이에 무역량 등의 기준을 통해 가중치를 부여해 환율을 정하는 제도.

 


 


위안화 절상의 배경 


중국이 이번에 위안화 절상 조치를 취한 주요한 배경은 세 가지 정도가 거론된다.


첫째, 미국, 유럽 등 세계 각국의 압박 때문이다. 특히 쌍둥이 적자로 골머리를 앓고 있는 미국이 계속해서 ‘환율 조작국 지정’과 같은 강도 높은 압박을 가하고 있는 상황에서, 6월26일 G20 정상회의가 중국 성토장이 되는 걸 막기 위한 ‘정치적 조치’를 취할 필요가 있었다.


둘째, 중국 자체의 필요성 때문이다. 중국 정부는 현재 경기 과열로 인한 물가 상승 압력에 노출돼 있고, 과도한 수출 중심의 경제구조를 ‘수출-내수 균형’ 상태로 수정하기 위해 내수를 강화할 필요가 있다. 이러한 상황에서, 비록 위안화 절상이 수출 기업들에게 타격을 주기는 하겠지만, 속도를 조절해 가며 점진적인 변화를 유도할 필요가 있는 상황이다.


또한 최근 팍스콘에서의 노동자 연쇄 자살사건, 혼다자동차 계열사 노동자들의 전면 파업 등은 중국 인민들이 더 이상 ‘저임금’을 용납하지 않을 것임을 보여주고 있다. 위안화 절상은 수입제품의 가격을 낮춰 중국내 물가를 낮추는 역할을 하기 때문에, 중국 정부는 임금 인상과 더불어 위안화 절상도 추진해야 할 필요가 있다.


셋째는 시기적으로 적절하다. 금융위기로 인한 ‘안전자산 선호현상’으로 달러가치가 급등하면서, 미국을 제외한 다른 나라 통화들에 대해서는 달러에 고정돼 있는 위안화 가치가 급등하는 현상이 발생했다. 중국 정부는 이에 따라 ‘통화바스켓제’로의 전환을 통해 달러에 대한 위안화 가치는 올리고, 기타 통화들에 대한 위안화 가치는 내리는 방향으로 위안화 가치를 조정하려 하고 있는 것이다.


이렇게 되면 위안화 가치는 그다지 크게 변동하지 않게 될 가능성이 높다.


 


위안화 절상의 영향


1) 단기적 영향은 제한적


위안화 절상의 영향이 단기적으로 나타날 가능성은 별로 없다. 변경된 환율제도 아래에서도 위안화의 하루 변동폭은 달러가 ±0.5%, 유로 등 기타 통화가 ±3%에 불과하며, 외환시장이 개방되어 있지 않기 때문에 중국 정부가 마음만 먹으면 얼마든지 위안화 가치를 조정할 수 있기 때문이다.







중국의 환율 규제


 


중국은 한국과 달리 외환 시장을 강력히 통제하고 있어 변동폭이 크지 않다. 중국의 역내 외환 현물시장에는 은행을 포함해 재무공사라고 불리는 285개사 회원들이 참여하고 있다. 재무공사는 국영기업 산하의 자금을 담당하는 자회사 등이 주류를 이루고 있다.


중국에서는 은행 등 모든 외환시장 참가자들이 당국의 규제에 따라 외환 보유 규모에 제한을 받는다. 중국 인민은행은 매일 아침 주요 은행 등에서 외환 거래 자료를 받아 그날 그날 기준이 되는 달러 대비 위안화 환율을 고시하며, 이 고시 환율을 기준으로 상하 0.5%의 변동 범위에서 환율이 움직이게 된다.


또한 외국 자본의 중국 증시 투자 규모에 한도(10억불)를 두고, 외국 투자금액의 총액 한도(300억불)를 두고 있으며, 외국 자본의 주식 보유시 의무 보유기간(3개월)까지 두고 있다.


위안화 절상 차익을 노리는 투기자본들은 중국 정부의 규제를 회피하기 위해 무역대금이나 기타 편법을 통해 위안화에 투기를 하는 것이 보통이다.

 


오히려 위안화는 단기적으로 절하될 가능성도 있다. 올해 달러 가치는 유럽 위기로 인해 유로화에 대해 16.5%나 절상됐는데, 위안화 가치도 달러에 고정돼 있는 바람에 덩달아 16.5%나 올랐다. 중국이 달러 페그제에서 통화바스켓제로 전환하면 중국과 유럽의 무역량에 따라 변동하게 되는 유로 대비 위안화 가치는 떨어질 수도 있다.







中 통화바스켓의 구성


 


중국의 통화바스켓 제도를 구성하는 통화는 달러, 유로, 엔, 그리고 한국의 원화가 4대 주요 통화이며, 싱가포르 달러, 파운드, 링깃(말레이시아), 호주 달러, 루블(러시아), 바트(태국), 캐나다 달러 등 11개국의 통화다. 이 11개 통화를 비중에 따라 가중 평균해 위안화 가치를 산정한다.


이렇게 산정된 위안화 가치는 매일 아침 중국 당국에 의해 고시된다. 현재 고시되는 기준환율은 달러, 유로, 엔, 홍콩 달러, 영국 파운드화 등 5종류다.


중국 정부는 외환 시장에서의 환율 변동폭을 달러에 대해서는 ±0.5%, 기타 통화에 대해서는 ±3%로 정해놓고 있다.

 


 


2) 물가 상승으로 인한 노동자들의 생활조건 악화


중국발 물가 상승이 국내에도 타격을 줄 가능성이 높다. 특히 중국산 저가 소비재와 공산품에 의존해 저임금 상황을 견뎌 온 비정규직 노동자들의 생활은 기로에 놓일 수 있다.


세계 경제는 2000년대 중국의 저임금과 낮은 위안화 가치에 기반한 ‘저물가’의 수혜를 톡톡히 보았다. 노동 유연화를 통해 저임금 노동자들과 실업자들이 크게 늘어났지만, 중국의 저가 제품들에 의해 이들의 생계가 간신히 유지될 수 있었던 것인데, 이제 그런 시대가 지나가고 있는 것이다.


국내에서도 그동안 우리가 보아왔던 5,000원에 3개나 주는 런닝, 한 줄에 1,000원밖에 안하는 김밥, ‘1,000원샵’ 같은 것들은 중국의 저임금과 낮은 위안화 가치 때문에 가능했다.


이러한 것들은 베트남, 캄보디아 등 중국보다 덜 개발된 곳으로 공장이 이전되어 당분간 더 지속될 수도 있다. 그러나 중국처럼 시스템이 잘 갖춰진 곳이 적을뿐더러, 세계 최대의 잠재적 소비시장을 갖고 있는 중국인들의 환심을 사기 위해 다국적 기업들은 일정 정도 비용 상승을 감내하면서라도 중국 공장을 유지할 가능성이 높다.


 


3) 중국 내수시장 확대로 인한 수혜


위안화 절상은 임금 상승과 맞물려, 중국인들의 구매력 상승과 중국 내수시장 규모의 확대를 가져온다. 중국의 인구는 13억 가량이지만, 구매력을 기준으로 하면 아직 3~4억에 불과(?)하며, 여전히 많은 인구가 농촌에 거주하고 있어 여전히 잠재력이 크다.


중국의 내수 시장이 확대됨에 따라 자동차, 자동차부품, 철강 산업은 확대되는 중국 시장의 수혜를 입게 될 것이다.


 


4) 중국 현지화의 동력 약화


위안화 절상과 임금 인상은 중국 내에서의 생산 비용을 상승시키기 때문에, 국내 기업들의 중국 현지공장 설립의 동력을 약화시킨다.


위안화 절상보다는 중국 노동자들의 파업과 임금인상에 따른 영향이 더 큰 것으로 보이지만, 위안화 절상은 그 영향을 더욱 크게 만들 것이다.


자동차 산업의 경우, 현대기아차는 중국 현지공장 추가 증설에 대한 고민에 빠지게 될 수 있으며, 국내 공장에서의 대중 수출 물량도 늘어나게 될 가능성이 높다.


 


5) 중국 外 시장에서의 중국 기업들에 대한 가격 경쟁력 강화


위안화 절상은 중국 외 시장에서 중국 수출 기업들의 가격 경쟁력을 낮추게 된다. 향후 중국 기업들은 ‘저임금-저가’ 전략에 한계를 맞게 될 것이며, 기술력 증진을 통한 수출 증대를 꾀해야 하는 상황으로 내몰리게 될 것이다.


이에 따라 국내 조선업체들에 대한 중국 조선사들의 맹렬한 추격의 속도가 다소 둔화될 수 있다. 그러나 이는 단기적으로 그러할 뿐이며, 장기적으로 위안화 절상은 중국의 기술력 발전을 촉진하게 될 것이다.


 


6) 중국 시장에서 중국 업체들에 대한 가격 경쟁력 강화


위안화 절상은 또한 중국으로 수출하는 제품의 가격 경쟁력을 높이게 되므로 국내 자동차 산업과 철강 산업의 경우 중국 업체들에 대한 가격 경쟁력이 높아진다.


문제는 국내 금속산업만 그렇다는 게 아니라는 점이다. 독일, 일본, 미국 등 중국을 제외한 국가들의 대중 가격 경쟁력도 마찬가지로 강화된다.


자동차 산업의 경우, 전세계 주요 업체들이 합작 형태로 들어와 중국 시장 쟁탈전을 벌이고 있는 상황이어서 긍정적 영향이 그리 크지는 않게 될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철강의 경우 일정 정도의 수혜가 예상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