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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월금속동향]둔화된 미국경기와 향후 전망

금속노조연구원   |  

둔화된 美 경기와 향후 전망





                                                                                            금속노조 정책연구원


 



미국 경제의 성장세가 둔화되고 있다. 여러 지표들이 이를 나타내고 있다.


우선 주택경기 침체가 지속되고 있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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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의 주요 ‘실질’ 주택가격지수들. 집값이 거품 이전 시기인 2000년 수준까지 떨어졌다.


자료: Calculatedriskblog.com


 


실업률이 다시 높아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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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의 일자리 증가 추이(좌. 단위: 만명)와 실업률 추이(우. 단위: %)


일자리 증가폭이 크게 감소했고, 8.8%까지 떨어졌던 실업률이 다시 9.1%로 올라섰다.


자료: 서울경제, 이데일리


 


특히 그간 성장세를 주도해왔던 제조업 경기가 둔화되는 조짐을 보였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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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의 5월 산업생산. 전월비 0.1% 상승하는 데 그쳤다. / 자료: Calculatedriskblog.com


 


소비도 감소세를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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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의 소매판매 추이. 상승 추세가 꺾이고 있다.


 


이에 따라, 지난 6월 22~23일 개최된 통화정책 회의에서 미국의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 이하 연준)는 2011년 성장률을 종전의 3.1~3.3%에서 2.7~2.9%로, 2012년 전망치를 3.5~4.2%에서 3.3~3.7%로 대폭 낮췄다.


 


日대지진, 高유가 영향 자동차, 소비 감소


 


이러한 경기 둔화는 상당부분 일본의 대지진과 고유가의 영향인 것으로 보인다.


일본의 대지진으로 도요타, 혼다 등 자동차 업체와 자동차 부품 업체들의 공장 가동이 중단되면서, 이들로부터 부품을 공급받던 미국의 자동차 업체들의 공장 가동이 차질을 빚고 있으며, 이에 따라 자동차 생산이 감소하고 있다. 미국의 5월 소매판매는 3,871억불로 전월비 0.2% 감소하며 11개월만에 처음으로 줄어들었는데, 이는 자동차 판매가 급감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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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 승용차 판매량 추이. 5월 판매량은 전월비 2.9% 감소했다.


 


또한 지속되고 있는 고유가로 인해 미국민들의 소비가 위축되고 있다. 미국은 자동차 없이 살 수 없는 곳이며, 휘발유 가격 상승은 미국민들의 소비에 직접적 영향을 미친다. 휘발유 가격이 오른 만큼, 미국민들은 다른 부분의 소비를 줄일 수밖에 없다. 그리고 그 결과가 개인 소비지출의 감소로 나타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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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의 실질 개인소비지출. 2분기 들어 감소세를 보이고 있다. / 자료: Calculatedriskblog.com


 


일본 대지진으로 인한 생산 차질은 미국이 해결할 수 있는 일도 없고, 일시적인 문제일 뿐이다. 그저 일본에서의 생산이 재개되길 기다리면 되고, 그렇게 되면 미국의 생산도 회복 추세를 보이게 될 것이다.


그러나 유가 문제는 좀 다르다. 현재 고유가의 원인은 미국의 2차 양적완화, 그리고 중동 사태인데, 가장 큰 영향을 준 리비아의 경우 상황이 장기 내전 국면으로 전환되면서 원유 공급 차질이 지속될 가능성이 높다. 이와 결부되어, 2차 양적완화, 즉 미국의 달러 증발에 따른 투기자본들의 준동 역시 단기간에 끝날 수 있는 문제는 아니다.


 


美, 전략비축유 방출로 유가 하락 유도


 


결국 6월말 열린 통화정책회의에서 미국은 ▲금리를 0%로 유지하고, ▲이례적으로 낮은 수준의 금리를 상당기간 유지하며, ▲2차 양적완화를 예정대로 종료하되, 시중에 돈을 풀기 위해 사들인 국채, 모기지 채권들의 만기도래시 이를 재투자해 풀린 돈을 회수하지 않기로 했다(*채권은 현금과 달리 만기가 도래하면 원금이 상환되기 때문에, 연준이 재투자를 안하면 시중에 풀린 돈이 회수되어 긴축 효과가 발생한다).


 


이와 더불어, 미국은 고유가로 인한 소비 위축을 막기 위해 유가 하락을 유도하기 시작했다. 유가가 하락하면 그와 연동된 수많은 상품과 서비스의 가격이 내려가게 되고, 미국민들의 경우는 기름값이 줄어들어 다른 곳에 소비할 여력이 높아지는 효과를 낳게 되기 때문이다.


미국은 먼저 사우디를 통해 OPEC 차원의 대규모 증산 결정을 유도했는데, 이란과 리비아, 베네수엘라 등이 이에 반대하면서 ‘사우디만의 증산’으로 결론이 났다. 이것으로 충분치 않다고 판단되자, 국제에너지기구(IEA)를 통해 6,000만톤의 전략비축유를 방출하기에 이르렀다. 그 결과 배럴당 100불 수준이었던 서부텍사스산중질유(WTI)는 90불 수준으로 급락했고, 고공행진을 하던 미국의 휘발유 가격도 하락세로 돌아서게 되었다. 미국은 비축유를 방출하면서, 한 달 후 유가 상황을 점검해, 필요하면 또 방출하겠다는 태도를 보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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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유가(WTI; 서부텍사스산중질유. 좌축)와 美 휘발유 가격(우축) 추이. 사우디의 증산 발표(파란 화살표)와 전략비축유 방출(붉은 화살표)로 유가가 급락하면서 휘발유 가격이 낮아지고 있다. / 자료: Gasbuddy.com


 


美, 2012년 대선 앞두고 경기부양할 듯


 


미 정부가 전략비축유까지 방출해 가며 유가를 낮추려는 것은 오바마 정권의 대선 전략과 관련이 있다고 보여진다. 2012년 대선에서 재선을 노리는 오바마 정권은 당연히 내년 경기를 띄워야 한다. 그러나 금리는 이미 0%인 상태로 더 내릴 수가 없고, 추가 양적완화는 내외의 빗발치는 비난 때문에 눈치가 보인다. 경기부양을 더 하자니 이미 2년간 8,000억불의 감세를 하기로 했고, 채무 한도 상향 문제가 길어지면서 재정을 풀기도 쉽지 않은 상태다.


이러한 상황에서 결국 머리를 쥐어짜 생각해 낸 것이 전략비축유 방출로 유가를 낮추고, 이를 통해 소비를 진작하는 이번 조치였다. 작금의 고유가는 상당부분 투기에 의한 것이기 때문에, 미국 정부가 유가를 낮추기로 결심한 이상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다. 미국 전략비축유 방출과 더불어, 원유 시장에 포지션 한도 제한 등으로 투기세력들의 움직임을 억제하려 시도할 것이다.


 


결국 미국 정부의 또다른 부양책으로 최근 나타나고 있는 미국 경기 둔화세가 이중침체(더블딥)로 이어질 가능성은 높지 않으며, 미국의 경기는 비록 느리기는 하지만 회복세를 지속할 것으로 전망된다. 향후 미국은 금융시장을 지탱하기 위한 3차 양적완화와, 실물경기 후퇴를 막기 위한 최근의 전략비축유 방출과 같은 식의 경기부양책을 계속 내놓을 것이다. 장기적으로 이것이 미국 경제의 체력을 떨어뜨릴 것이지만, 단기적으로는 부양 효과가 나타나며 미국 경제는 느릿느릿 완만한 성장을 계속하게 될 것이다.


 


금속 노동자에 미치는 영향


 


지난달에도 언급했듯, 미국의 양적완화와 부양책, 이에 따른 경기회복세 지속은 국내 금속 산업의 양호한 실적이 큰 변화 없이 유지된다는 것을 의미한다. 사측이 "미국의 경기둔화"를 운운한다면, 노동자들은 “일시적인 것”이라고 반박해야 한다.


아울러 미국이 유가 관리에 들어가게 되면 국제 유가가 하락하게 될 것이며, 정유사들이 들여오는 원유 가격 역시 하락세를 보일 것이다. 실제 국내에 많이 들어오는 두바이유는 사우디의 증산 결정과 미국의 전략비축유 방출로 120불 수준에서 107불 수준으로 하락했다. 국내 정유사들이 하락한 유가를 휘발유, 경유 등의 원가에 반영한다면 국내의 높은 물가상승세 역시 완화될 수 있게 될 것이다. 유가 추이와 함께, ‘리터당 100원 할인’이 끝나는 7월초 이들이 어떻게 나올지, 향후 휘발유 가격을 내릴 수 있을지 눈을 부릅뜨고 지켜볼 필요가 있다. <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