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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속동향]2012년 금속산업, 전망과 시사점

금속노조연구원   |  

2012년 금속산업, 전망과 시사점

 

금속노조 노동연구원

 

 

종합

 

- 작년과 마찬가지로, 세계 경제는 여전히 거품 붕괴에 따른 ‘부채 줄이기’의 고통스러운 과정 속에 있고, 제로금리의 장기 지속과 경기부양책 같은 ‘모르핀’으로 경기 후퇴를 막으려 안간힘을 쓰고 있음.

- 세계 각국은 ‘부채는 줄이면서, 경기는 살려야’ 하는 이중적 목표를 추구해야 하기 때문에, 결국 부채가 무서워(재정적자 논란) 경기부양이 주저되고, 경기가 무서워 부채 축소가 약화되는 어정쩡한 상황에 처해 있으며, 이는 결국 ‘장기 저성장’으로 이어지고 있음.

- 미국과 유럽 등을 중심으로 진행된 경기 침체가 작년 말부터 개발도상국으로 전이되고 있는 징후가 뚜렷함. 브라질, 인도 등이 이미 경기둔화로 금리를 인하하기 시작했고, 중국 역시 경기가 둔화되고 있음. 우리나라 역시 유럽 수출과 내수 분야를 필두로 경기 둔화가 현실화 됨.

- 이런 상황에서, 작년까지 사상 최대실적을 거두고 있는 자동차 산업은 역(逆) 샌드위치 효과와 고환율의 지원으로 그럭저럭 수출 상승세를 유지할 것이나, 내수에서는 부진을 면치 못할 것으로 전망됨

- 조선 산업은 유럽 위기가 심화되며 작년에 이어 더욱 어려운 상황이 조성될 가능성이 높고 위기가 중견 조선사들로 확산될 가능성이 높음.

- 조선과 건설, 자동차 등 전반 산업의 부진에 맞물려 철강 산업 역시 부진을 면치 못할 것으로 전망됨.

 

산업별 전망

 

자동차

 

○ 수출, 역(逆)샌드위치 효과 지속

 

- 세계 경제위기 이후 미국, 유럽에서 자동차 판매는 더디게 회복되고 있으며, 개도국 판매 역시 성장세가 둔화되고 있음.

- 그러나 역(逆) 샌드위치 효과가 작용하면서 국내 자동차 업체들의 매출은 크게 줄지 않고 그럭저럭 늘어나고 있음. 즉, 불황으로 인해 소비여력이 줄어들면서 비싼 일제 차나 독일 차, 미국 차보다는 가격이 싸지만 품질 면에서 차이가 그렇게 크지 않은 한국산 차량이 선호되고 있는 것.

 

 

역(逆) 샌드위치 효과?

 

- 한국 기업들이 가격으로는 중국 등 개도국의 압박에 시달리고, 품질로는 일본에 눌려 샌드위치처럼 돼 있다는 게 ‘샌드위치 효과’임.

- 역(逆) 샌드위치효과는 이와 반대로, 비싼 일제나 독일제보다 저렴하지만 그럭저럭 품질이 괜찮은 한국산을 구매하고, 질 낮은 개도국 제품보다 가격 차이가 크지 않고 질이 더 우수한 한국산 제품을 구매하게 되는 현상을 말함.

- 세계 경제위기로 인해 이러한 역샌드위치 효과가 나타나고 있으며, 고환율까지 결합되어 더욱 커지고 있음.

 

 

- 작년에는 여기에 대지진과 공급기지인 태국의 홍수로 일본 차들이 큰 타격을 받으면서 국내 업체들은 커다란 반사이익을 얻었음. 올해 이러한 효과는 사라지겠지만, 역(逆) 샌드위치 효과가 지속되면서 급격한 둔화는 일어나지 않을 것으로 전망됨.

 

[그림1] 2011년 현대기아차 실적.

 

 

○ 고환율 효과 지속

- 원달러 환율은 작년 연평균 1,108원을 기록. 이는 OECD가 보는 적정환율인 930원은 물론, 일반적 기준인 1,000원도 크게 넘어서는 고환율임.

- 작년 원달러 환율은 미국의 2차 양적완화가 종료된 직후까지 하락세를 보여 1,050원 부근까지 하락했다 6월말 양적완화 종료와 하반기 유럽 재정위기 심화로 외국 투기자본이 이탈하며 1,200선에 육박했다 현재 소폭 하락한 상태.

 

[그림2] 2011년 원달러 환율 추이. 아래 점선은 달러당 1,000원 선이다. / 자료: 한국은행

 

- 현재 1,120원 수준을 유지하고 있는 원달러 환율은 올해 1,050~1,150원 부근에서 움직일 것으로 전망됨. 미국이 3차 양적완화를 시행할 가능성이 높아 이보다 좀 더 하락할 가능성은 있으나 1,000원 아래로 떨어질 가능성은 매우 낮고, 유럽 재정위기나 미국발 위기, 국내 경제의 위기로 인한 외국 투기자금 이탈이 이뤄지면 1,200원 부근까지 올라갈 가능성도 있음.

 

양적완화 ?

 

- 중앙은행이 돈을 찍어 시중은행들이 보유하고 있는 국채, 모기지담보부증권(MBS)을 매입하거나, 저리 대출을 제공함으로써 시중에 돈을 푸는 행위. 지금까지 미국에서 2.3조 달러의 양적완화가 시행됐으며, 최근 유럽중앙은행이 유럽 은행들에게 약 5,000억 유로의 돈을 1%의 저리로 3년간 장기대출해줌으로써 사실상의 양적완화를 시행함.

- 양적완화는 돈을 찍어 시중에 돈을 넘치게 하며, 그 결과 민중에게는 물가 폭등을 안기게 됨.

 

 

- 즉, 올해에도 여전히 적정 수준을 넘는 고환율이 지속될 것이며, 이는 국내 자동차 업체들의 역(逆) 샌드위치 효과에 날개를 달아주며 수출에 유리한 환경을 보장해주게 될 것.

- 특히 엔화가치가 계속 강세를 보이며 대지진과 생산기지인 태국의 홍수로 고전하고 있는 일본 자동차 업계를 더욱 괴롭힐 전망. 본의 천문학적 재정적자 문제가 불거지거나, 국제 투기자본의 엔캐리트레이드(엔화를 빌려 타국 자산에 투기하는 기법)가 확대되어야 엔화가치가 약세를 보이게 되는데, 올해 그렇게 될 가능성은 높지 않음. 따라서 국내 자동차 업계는 올해에도 원고-엔저 효과를 누리며 나쁘지 않은 실적을 올리게 될 것으로 전망됨.

 

[그림3] 원엔 환율 추이(100엔당 원, 2000년~현재) 금융위기 이후 원엔 환율이 정상 수준이라 할 수 있는 100엔당 1,000원을 크게 뛰어넘은 채 현재에 이르고 있다. / 자료: 한국은행

 

○ 내수, 소비 약화·수입차 약진으로 부진 전망

 

- 국내 자동차시장은 2009~2010년 세제 혜택과 신차 출시 등으로 미래의 소비를 당겨쓴 바 있음. 이에 따라, 작년 4분가부터 자동차 판매량이 급감하고 있음.

- 또한 수입차 판매가 급증하고 있음. 수입차 판매량은 작년 10만5037대를 기록, 2010년(9만562대)에 비해 무려 16%나 증가. 작년 발효된 한EU FTA의 영향이 본격적으로 나타나고, 올해 한미FTA마저 발효될 경우 수입차 판매량은 급증세를 지속할 것으로 전망됨.

 

[그림4] 2012년 자동차 기상도. 국내 자동차 업계의 판매량이 올해보다 줄어든다는 전망이 공식적 기관들에서조차 나오고 있다. / 자료: 한국자동차공업협회-매일경제신문

 

 

조선

 

○ 업황 부진.. 확산되는 위기

- 유럽 재정위기로 인한 긴축과 경기침체로 유럽 선주들의 돈줄이 마르고 선박 발주가 급감하면서, 조선업계는 본격적인 위기 국면으로 돌입하고 있음.

- 하반기 신규 수주 실적이 급감했고, 선가도 급락한데 이어, 연말에는 선사들이 선박 인도 연기 등 계약 변경을 요구하는 사례가 많아지며 수익성이 악화되고 있는 상황. 조선·해운 분석기관인 클락슨에 따르면 올해 12월 기준으로 세계 수주잔량은 6천195척(1억2천55만CGT)으로 작년 말 7천851척(1억4천682만CGT)보다 감소.

- 국내 빅3(현대중공업, 삼성중공업, 대우조선해양)조차 무리한 저가수주와 고부가가치선(LNG선, 드릴십, 해양플랜트 등) 수주로 근근히 버티고 있으며, 상위 업계로 위기가 확산되고 있음.

 

[그림5] 조선 빅3의 2011년 수주실적과 2012년 전망 / 자료: 매일경제

 

○ 금융권 돈줄 조이기.. 돈맥경화 가시화

 

- 이에 따라 금융권의 ‘돈줄 조이기’가 가시화되며 ‘돈맥경화’ 현상이 가시화되고 있음. 금융권은 조선업 업황 회복이 2014년에도 어려울 것이며, 단기적으로 유럽계 은행들이 선박금융을 제대로 해주지 않고 선박 수주 물량이 줄어들면서 조선사들의 채산성이 악화될 것으로 판단하며 조선업에 대한 여신을 기피하고 있음. 심지어 빅3에게조차 추가 대출을 자제하고 있음.

- 지난 12월 국민은행은 업계 8위인 성동조선해양에 대한 추가 지원을 거부해 파문을 일으킴. 문제는 이것이 국민은행만의 문제가 아니라는 것. 우리은행은 조선업을 건설업과 함께 ‘대출억제 업종’으로 분류해 놓은 상태이고, 신한은행도 상위 4대업체 외에는 대출을 꺼리는 상황. 일부에서는 “조선업 자체에 물음표가 있다”고까지 언급하고 있음.

- 따라서 향후 금융권의 대출 거부현상은 점점 심화될 것이며, 이에 따라 올해 위기에 몰리는 조선사들의 수는 크게 늘어날 가능성이 높음.

 

철강

 

○ 선진국, 내수 부진.. 개도국 수출로 소폭 성장 전망

 

- 철강산업은 ‘산업의 쌀’로, 세계 경기의 영향을 직접적으로 받음. 세계 경제가 장기 저성장을 겪고 있으므로, 철강산업 역시 업황이 정체되거나 둔화될 가능성이 높음.

- 우선 국내 주요 부문인 조선업과 건설업이 부진을 면치 못하고 있으며, 자동차 역시 성장세가 둔화되고 있음.

 

[그림6] 2012년 철강수요 산업 성장률 전망. / 자료: 매일경제

 

- 선진국의 경기 둔화로 전 세계 철강수요가 5.5% 증가에 그칠 것이란 전망이 나오고 있음.

- 개도국 상황이 다소 나은 편, 한국은행은 2012년 철강 생산이 3.9% 증가할 것으로 예상. 수출은 세계 철강 수요에서 큰 비중을 차지하는 중국의 높은 재고 수준과 긴축기조 등으로 전년 대비 둔화가 예상되지만 신흥국의 철강 수요 증가로 8.2% 증가할 것으로 전망.

- 원자재 가격 상승도 변수. 국내 철강업체들은 작년 수출실적이 전년대비 30%이상 증가했으나, 원자재 가격 상승으로 인해 실적이 바닥을 맴돔. 올해 역시 원자재 가격 상승이 예상되는 상황이어서 작년과 비슷한 상황이 초래될 가능성이 높음.

 

시사점

 

- 조선업계는 올해 본격적인 위기 국면으로 돌입할 것으로 보이며, 3~4대 조선사들을 제외한 대부분의 업체에서 구조조정 압력이 발생하며 제2, 제3의 한진중공업 사태가 벌어질 것. 한진중공업에서도 다시 문제가 발생할 가능성이 높음. 조선, 금속 노동자들의 총력 대응이 요구됨.

 

- 국내 자동차업계의 경우 세계 경기둔화와 내수의 영향을 받겠으나, 역(逆) 샌드위치 효과와 이를 강화하는 고환율 효과, 특히 <원저-엔고> 현상 지속에 따른 수혜를 계속 누릴 것으로 보이며, 사상 최대인 2011년 실적에는 미치지 못하겠지만 양호한 실적을 거두게 될 것으로 전망됨. 따라서, “경제 위기”를 운운하며 단협을 악화시키려는 사측에 대해 ‘실적’을 근거로 정당한 대가를 요구해야 함.

 

- 철강 산업은 자동차에 비해 상황이 나쁠 가능성이 높으나, 본격적인 구조조정 문제가 발생하지는 않을 것으로 전망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