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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속동향] 2013년 경제 전망 및 시사점

금속노조연구원   |  

2013년 세계 및 한국 경제 전망 및 시사점

  

금속노조 노동연구원

  

  

1) 세계 경제 - 장기 침체 지속

  

- 2013년에도 세계 경제는 ‘거품붕괴-부채축소’ 과정을 지속.

 

- 거품 붕괴에 따른 가계와 기업의 부실 증가가 소비와 투자의 위축을 낳고, 이것이 일자리를 줄이며, 이에 따라 또다시 소비 위축과 경기 위축이 나타나는 악순환이 지속되고 있음.

 

- 줄어드는 가계 소비와 기업 투자, 은행 부실을 정부지출로 메우면서 급격한 경기 침체는 피하고 있으나, 막대한 부채를 정리하고 소비 여력을 회복하는 데에는 상당한 시간이 걸릴 수밖에 없음.

 

- 정부지출의 증가는 재정적자의 증가와 재정건전성 우려를 낳음. 이에 따라 경제위기에 따른 ‘부양’의 요구와 재정위기에 따른 ‘긴축’의 요구를 동시에 받으며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진퇴양난의 상황에 빠져 있음.

 

- ‘세계 대전’과 같은, 공황을 날려버릴 수준의 대규모 수요 창출도 현재로선 불가능한 상황. 이에 따라 위기는 더욱 길어질 수밖에 없음.

  

① 미국

  

  

표 미국의 연-분기별 성장률. 전년 동기대비. / 자료: 한국은행. 2012년 연 성장률은 OECD 전망치

  

- 미국은 4년간의 제로 금리, 2.3조불 규모의 돈 풀기, 연 8,000억불 수준의 재정부양 등의 극한적 조치들에도 불구하고 1~2%대의 성장 정체를 겪고 있음.

 

- 미 당국은 현재의 제로금리를 2015년 중반까지 유지해야 할 것으로 전망 중. 그 때까지는 경제 회복이 어렵다는 것. 또한 그 이후 금리를 올릴 수 있을 정도로 회복세가 나타나더라도 현재의 조치들을 정상화하는 과정(금리 인상, 양적완화로 푼 돈의 회수, 재정 긴축)에서 경기는 또 둔화 압력을 받을 수밖에 없음.

 

- 또한 미국은 내년부터 재정 긴축과 증세를 시작하게 됨. 최근 부분 타결된 재정절벽 협상이 성공적으로 마무리된다 하더라도 2~3,000억불 수준의 긴축과 증세가 불가피해 GDP의 1.3~2%p 수준의 성장 정체를 유발할 것.

 

- 이러한 긴축 조치는 향후 10년간 지속될 예정이므로, 미국이 위기 이전으로 회복되는 것은 기약이 없는 상황.

  

② 유럽

  

  

표 유로존의 연-분기별 성장률. 전기 대비. / 자료: 한국은행. 2012년 연 성장률은 OECD 전망치.

  

- 유럽의 상황은 미국보다 더 심각. 거품 붕괴와 유로화 문제가 결부되며 유로존 체제 자체의 위기로 발전했고, ‘긴축’ 일변도의 대책으로 경제가 이중 침체(더블딥)에 빠짐.

 

- 작년 ‘유로존 탈퇴’ 문제로 홍역을 치른 그리스에 대한 지원이 재개됐으나 추가 상각 가능성이 여전하고, 유로존을 강화시키는 ‘금융동맹’ 문제는 지지부진한 상황. 여기에 2013년에는 사실상 구제금융을 신청한 스페인의 부실을 정리하는 문제가 일정에 오름.

 

-작년 하반기 유럽중앙은행의 무제한 국채매입 조치로 금융시장이 다소 안정됐으나, 지속되는 긴축과 이에 따른 실물 경제의 침체가 2013년에도 지속되며 위기를 누적시킬 것.

  

③ 일본

  

  

표 일본의 연-분기별 성장률. 전기 대비. / 자료: 한국은행. 2012년 연 성장률은 OECD 전망치.

  

- 일본 경제는 1990년 거품 붕괴 이후의 경기침체와 인구구조에 따른 성장잠재력 저하 등으로 소위 ‘잃어버린 20년’이라 불리는 장기 성장정체 상태에 빠져 있음.

  

그림 일본의 GDP(달러). 1990년대 초반 이후 제자리걸음을 하고 있다. / 자료: 한국은행.

  

- 2012년 상반기에는 대지진과 원전 가동 중단에 따른 전력난 등의 악재에서 벗어나는 듯 했으나, 3분기부터 불거진 중국과의 영토분쟁으로 인한 불매운동으로 회복세가 다시 크게 꺾임.

 

- 한편으로는 2년 간의 무역적자, 미국의 3차 양적완화, 공격적 부양책을 예고하고 있는 아베 정권의 등장 등으로 엔화가치가 급락하고 있음.

  

그림 엔달러 환율 추이(2007년~현재). 최근 급등하며 90엔 선에 육박하고 있다. / 자료: 한국은행

  

- 엔고 현상이 완화되고, 아베 정권이 대대적 부양책을 펼치며, 지진 피해 복구사업이 지속되면서 2013년 일본 경제는 다소 회복될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음. 그러나 고령화에 따른 성장 잠재력 약화, GDP대비 200%에 달하는 부채 등으로 인해 회복세는 소폭에 그칠 것으로 전망됨.

 

- 아울러 중국에서 벌어지는 일본 제품 불매운동의 영향이 어느 정도일지도 주목해 볼 필요가 있음.

  

④ 중국 등 개발도상국

  

  

표 중국의 연-분기별 성장률. 전년 동기대비. / 자료: 한국은행. 2012년 연 성장률은 OECD 전망치.

  

- 중국은 세계 경제 침체의 영향을 본격적으로 받기 시작하면서 성장률이 7.5% 수준까지 떨어짐.

 

- 또한 중국은 정책으로도 ‘조화 성장’이라는 기조 아래 수출 중심의 경제구조를 변경, 내수를 키우고 있고, 이를 위해 위안화 가치의 점진적 절상과 임금 인상을 용인하고 있으며, 향후 10년간 성장률 목표를 연 7.5%로 잡음.

 

- 이는 중국 역시 향후 이전과 같은 고도 성장을 통해 세계 경제를 떠받치지 못할 것이라는 의미.

  

- 중국 이외의 신흥 개발도상국인 브라질(1.5%), 인도(4.5%), 러시아(3.4%), 남아프리카공화국(2.6%) 등의 성장률도 이미 5% 아래로 떨어짐. 이는 세계 경제위기 이후에도 무난한 성장세를 보여 왔던 개발도상국들 역시 경기침체를 피하기 어려울 것임을 시사.

 

- 중동과 아세안 국가들, 호주 등 자원부국들의 경우 다소 사정이 나을 것으로 전망되나, 세계 경제의 침체를 벌충하기에는 역부족.

  

2) 한국 경제

  

  

표 한국의 연-분기별 성장률. 전기 대비. / 자료: 한국은행. 2012년은 OECD 추정

  

- 국내 경제는 세계 경제의 침체 장기화와 원화가치 정상화에 따른 수출 둔화, 부동산 거품 붕괴와 내수 침체로 인해 2~3%대의 저성장을 기록할 것으로 전망됨.

 

- 이미 수출 주력업종 중 조선, 해운, 철강 산업이 위기 상황에 빠져 있고, 삼성전자와 현대자동차를 제외하고는 이익을 내기가 어려운 실정. 내수 역시 부동산거품 붕괴와 소비 위축으로 침체를 지속하고 있는 상황.

 

- 이에 따라 산업 전 분야에서 구조조정 압력이 거세지고 있음. 올해의 정리해고자 수가 이미 97년 외환위기 수준에 육박해 있는 상황.

 

- 여기에 부동산 거품 붕괴에 따른 하우스푸어 문제와 경기침체로 인한 자영업자-생계형대출자들의 대출이 부실화되면서 금융위기의 뇌관이 될 가능성이 존재. 부채 문제에 따른 위기가 저축은행에 이어 상호금융(농수협 단위조합, 산림조합, 새마을금고, 신협 등)으로 전이되고 있는 상황.

 

- 2011년에 물가가 급등했고, 무상급식-무상보육 효과가 통계에 반영됐음에도 2012년 물가는 떨어지지 않고 오히려 상승함. 2013년 물가 역시 대선 직후를 틈탄 공공요금 및 상품가격 인상, 무상급식-무상보육 효과 소멸 등으로 체감 및 지표 물가 모두 큰 오름세를 보일 것으로 예상됨.

 

- 이에 따라, 민중은 해고의 위협, 일자리 부족, 가계부채, 고물가 등 4~5중고에 따른 극심한 생존권 위기를 겪게 될 것.

  

3) 시사점

  

① 세계 경제의 성장 정체 지속 => 조선, 철강 부진 지속

  

- 2013년에도 2012년과 같은 ‘거품붕괴-부채축소’ 과정이 지속되고, 이에 따른 성장 정체 현상이 지속될 것. 따라서 경기 요인에 따른 금속 산업의 회복세 또는 위기 탈출 가능성은 거의 없고, 채산성 악화와 위기 누적에 따른 구조조정 압력이 계속 거세질 것으로 전망됨.

 

- 이미 위기에 따른 기업도산 증가와 구조조정 국면에 들어가 있는 조선산업의 경우, 2012년과 마찬가지로 수주 부진과 저가 수주 현상이 지속되며 어려움이 가중될 전망.

 

- 조선, 자동차, 건설 등 주요 산업의 업황과 중국 경기에 영향받는 철강 산업의 경우, 실적 악화가 지속되며 위기 국면으로 돌입하게 될 것으로 전망됨.

  

② 엔화가치 하락에 따른 역샌드위치 효과 감소 => 자동차 실적 둔화 전망

  

- 세계 경제위기 속에서 국내 자동차업계가 선전할 수 있었던 배경에는 고환율 정책에 따른 원화가치 저평가, 그리고 투기자본들의 엔캐리거래 청산에 따른 엔화 초강세의 영향이 매우 컸음.

 

- 세계 경제가 어려워지면서 고가 차량 대신 중저가 차량을 선호하는 경향이 강화되었고(역샌드위치 효과), 경제위기 이후 원엔 환율은 100엔당 무려 1,350~1,450원 수준을 유지하게 되면서, 일본과 주력업종이 겹치는 우리나라의 주요 산업, 특히 자동차 산업이 큰 수혜를 본 것.

 

- 여기에 일본 대지진, 도요타 리콜 사태, 태국 생산기지 홍수 등 각종 악재로 인해 국내 자동차업체들은 큰 수혜를 봄.

  

그림 원엔 환율 추이(2007년~현재). / 자료: 한국은행

  

- 그러나 최근의 엔화가치 급락으로 인해 2013년에는 엔고에 따른 반사이익이 급속히 줄어들 전망. 9월 경까지만해도 1,450원 수준이던 원엔 환율은 최근 1,200원 선을 깨고 내려옴.

 

- 이에 따라, 엔고 현상에 따른 국내 자동차업계의 반사이익의 폭이 급격히 줄어들 것으로 전망되며, 이것이 과연 어느 수준까지 진행될 것인지가 올해 국내 자동차업계의 실적을 좌우하게 될 것으로 예상됨.

  

③ 박근혜 정권 출범 - ‘공약과 지지기반의 모순’

  

- 2012년 대통령선거에서 박근혜 새누리당 후보가 당선됨.

 

- 주목할 부분은 이전 시기 ‘줄푸세(세금은 줄이고, 규제는 풀고, 법질서는 세운다)’를 운운하며 친재벌-반민중 기조를 보이던 그가 지난 총선과 대선에서 ‘경제민주화’와 ‘민생’을 전면에 걸었다는 점. 전경련보다 중소기업중앙회를 먼저 방문하고, 재벌들과의 간담회에서 ‘정리해고 자제’, ‘비정규직 문제 해결’, ‘중소상인 영역 침범 자제’ 등을 언급한 것도 그러한 기조의 일환.

 

- 이는 세계 경제위기에 따라 민생이 악화되고, 이에 따라 민중의 고통이 가중되고 분노가 축적되고 있기 때문. 이런 상황이 그로 하여금 그런 기만을 시도할 수밖에 없도록 만든 것.

 

- 따라서, 향후 박근혜 정권의 경제, 민생, 노동 정책의 약점과 한계는 바로 ‘공약과 지지기반의 모순’이 될 것. 한진중-쌍용차를 매개로 한 ‘정리해고 문제’, 현대차를 매개로 한 ‘비정규직 문제’, 대형마트를 매개로 한 ‘재벌의 중소상인 영역침범’ 문제 등은 자신의 지지기반이 수용하기 어려운 문제들이나, 박 정권은 어떻게 하건 가시적 결과를 얻어내려 할 것. 최근 쌍용차의 ‘무급휴직자 정규직화’가 그 예라 볼 수 있음.

 

- 또한 그가 제시한 0~5세 무상보육, 반값등록금, 가계부채 탕감 등 민생 공약 이행을 위해서는 연 27조원 가량이 필요하다는 게 중론. 이를 위해서는 우리나라의 조세부담률을 늘려야 하고, 또 이를 위해선 부자 증세가 우선돼야 함. 그러나 선행조건인 부자증세가 지지세력의 반발로 무산되면서 결국 그 부담이 전체 국민에게 떠넘겨질 가능성이 높음. 이는 이미 현실화되고 있는데, 최근 내년 예산 증가분을 ‘부자 증세’가 아닌 ‘국채발행’으로 메우려는 시도가 있었고, 노령연금 인상의 재원을 부자 증세가 아닌 국민연금에서 벌충하려는 시도가 나타나고 있음.

 

- 아울러 그러한 ‘돈 푸는’ 식의 해법은 임시방편에 불과하며, 성장 정체가 장기화되고 있는 상황에서 곧 한계를 보이게 될 것. 그리고 이에 따라 진보적, 변혁적, 제도적 해법들이 설득력을 얻어가게 될 것.

 

- 따라서 금속 노동자와 전체 민중은 박근혜 정권이 제시한 공약을 제대로 이행하고, 그 부담을 재벌과 지배계급이 아닌 민중에게 전가하려는 시도를 감시-저지하며, 아울러 자본의 선의나 임시방편이 아닌 진보적, 변혁적, 제도적 개선을 요구해 나갈 과제가 제기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