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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페이퍼] 저임금과 저강도 통제, 그리고 미약한 목소리내기(voicing)

금속노조연구원   |  

저임금과 저강도 통제, 그리고 미약한 목소리내기(voicing)
-울산 북구 영세업체 노동자들의 근로조건 및 작업관련 건강 실태-
 
 
박종식 (금속노조 노동연구원 객원연구위원)
 
 
대기업 지역 울산 북구의 영세업체 노동자들의 건강권
 
울산은 한국의 17개 광역시도 중에서 제조업 비중이 가장 높은 도시이면서, 또한 대기업 노동자들의 비중이 높아 소득수준도 매우 높은 지역이다. 특히 현대자동차 울산공장이 울산 북구에 위치해있으며, 현대자동차에 직서열 방식으로 납품하는 대형 부품업체들도 마찬가지로 울산 북구에 상당수 위치해있다. 현대자동차와 300인 이상 대형 부품업체들은 노동조합도 있으며, 임금 및 근로수준도 매우 높다. 반면 울산 북구 지역에도 50인 미만의 소기업들이 2013년 말 기준 울산 북구 지역 사업장의 92.3%를 차지하고 있다. 하지만 다른 지역과 달리 울산 북구 지역 소기업에서 일을 하는 노동자수는 울산 북구 노동자수의 불과 16.4%에 불과하며, 300인 이상 대기업 노동자는 2013년 말 기준으로 무려 70.2%로 한국의 일반적인 지역별 노동자수의 분포와 상당한 차이를 보이고 있다.
 
구체적으로 울산광역시 북구는 지역의 핵심사업장인 현대자동차 울산공장 및 세종공업, 덕양산업, 한일이화 등의 대형 1차 자동차 부품업체들이 위치하고 있다. 또한 이와 함께 2~3차 자동차 부품업체 및 관련 업종의 중소영세 사업장들이 지역의 4개 공단(매곡, 효문, 달천, 시례 공단)에 분포하고 있다. 이러한 점에서 울산 북구 지역에는 상대적으로 임금 및 노동조건이 양호한 300인 이상의 대기업 노동자들 뿐 아니라 중소영세 업체 노동자들도 상당수를 차지하고 있다. 현대자동차 및 대형 1차 부품업체에서 상대적으로 양호한 처우 받고 있는 노동자들이 비교적 많이 분포하고 있다는 이유로, 울산 북구 지역의 중소영세 사업체에서 일을 하고 있는 노동자들은 매우 열악한 노동조건에도 불구하고 지역적인 특성으로 가려지고 있다.
 
이와 같은 문제의식 하에서 ‘울산북구비정규직노동자지원센터’, ‘평화와건강을위한울산의사모임’ 등 지역 사회 내에서 중소영세 사업장 노동자들의 건강권에 관심을 가진 단체들을 중심으로 2014년 6월부터 논의를 시작하여 <노동자 건강지원사업단>(이하 <사업단>)을 결성하였다. <사업단>에서는 울산지역 중소·영세 사업장 노동자들이 안전하고, 건강하게 일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자는 일반적인 목적 하에서 1) 근골격계 질환과 노동자 건강권에 대한 인식을 넓히는 캠페인 진행, 2) 노동자 건강권 향상을 위한 지역사회 지원 시스템 구축방안 모색, 3) 중소·영세 사업장 노동자 건강권 향상과 사업주 및 노동자 부담을 완화하기 위한 노사민정 협력체계 구축을 구체적인 목적으로 활동을 시작하였다. 그 결과 2014년 가을부터 울산 북구 4개 공단 지역에서 무료 건강검진 및 상담사업을 진행하였다.
 
건강검진 및 검진 결과 상담 사업만으로는 중소영세 사업장 노동자들의 제반 근무환경과 업무특성 및 노동자들의 건강상태를 연관하여 파악(work-related health)하는데 한계가 존재하였다. 따라서 2014년 진행된 노동자건강지원 사업의 성과를 바탕으로 울산 (북구) 중소영세 업체의 재직 노동자들을 대상으로 향후 노동자 건강권 지원 프로그램의 방향을 검토하고자 추가 면접조사를 진행하였다. 면접조사를 통해 1) 울산 북구 중소영세 업체 노동자들이 건강한 노동력을 유지·증진하는데 장애요인을 파악하고 이에 대한 개선방안 모색하고자 했으며 2) 노동자들이 건강상태를 지속적으로 유지하면서 일을 해 나가기 위한 지역 차원에서의 지원 방안도 모색하고자 하였다. 이를 위해서 기존의 산업보건의료 제도 및 자원 활용에 있어서 장애요인을 파악하고 제도적 개선방안을 도출하고자 하였다. 나아가 3) 지역 내 미조직 비정규 노동자들과의 소통 및 교류 지점을 구축하고, 이를 바탕으로 중소영세 사업장의 노동자들이 주체적으로 <사업단>에 참여할 수 있는 방안을 모색하는 것도 포함하였다.
 
이번 이슈페이퍼에서는 2015년 2월, <사업단>의 건강검진사업에 참여한 총 10명의 노동자들을 대상으로 진행된 면접조사 결과를 바탕으로 참여자들의 1) 취업 및 노동환경 2) 담당업무 및 업무관련 건강상 위험 및 건강검진 3) 산업안전보건 관련 제도의 인지 및 지원사업 만족도 4) 건강권 증진을 위한 요구사안 등의 현황을 파악해보고자 한다.
 
 
울산 북구 영세사업장 노동자들의 취업 및 노동환경
 
먼저 면접참여자들의 기본적인 현황을 살펴보면 공단별로는 효문 3인, 매곡 3인, 달천 2인, 시례 2인이 참여, 성별로는 남성이 7명, 여성이 3명이었으며, 연령대는 20대 3인, 30대 1인, 40대 1인, 50대 2인, 60대 3인 등으로 연령대는 고르게 분포하고 있었다. 면접참여자들의 직종은 생산직 6인, 사무직 4인이었는데 중소영세 사업체의 특성 상 사무직이라고 하더라도 일손이 부족한 경우에는 생산직 업무를 함께 하는 경우들이 대부분이었다. 업체규모는 5인 미만 영세업체 소속 3인, 5~29인 3인, 30~50인 4명이었으며, 면접참여자들은 1명(건설장비)을 제외하고 전원 제조업에 종사하고 있었다.
 
영세업체 노동자들은 20대를 제외하면 남편에 이은 보조 생계자 또는 은퇴 후 재취업 노동자인 경우가 대부분으로 울산 북구 지역 제조대기업에 취업하기가 다소 어려운 상황이었다. 그리고 근무기간을 질문한 결과 한 회사에서 오랫동안 일을 한 경우는 거의 드문 편으로 인터뷰한 10명의 노동자 중에서는 현재 다니고 있는 회사에서 10년을 일한 경우가 가장 길었으며, 나머지는 대부분 5년 이하의 경력이었다. 따라서 회사를 여러 차례 옮겨 다닌 경우가 대부분이었다. 현대중공업에서 30여년 근무 후 정년퇴직한 노동자의 경우 정년퇴직 이후에는 1~2년 주기로 회사를 옮겨 다니고 있어 전직 및 이직이 잦은 편이었으며, 본인들 스스로 어느 정도 당연한 것으로 생각하고 있었다.
 
그리고 일을 시작하면서 대부분 고용계약서 작성도 하지 않고, 취업규칙도 존재하지 않는 업체들이 대부분으로 추정되는 상황에서 고용형태를 따지는 것 자체가 큰 의미가 없다고 생각하고 있었다. 특히 (재)하청업체들의 경우 일감을 안정적으로 확보하지 못하여, 노동자들이 불규칙하게 근무를 하거나 중간에 쉬는 경우들도 종종 발생하고, 이러한 과정에서 자의반 타의반으로 일을 그만두는 경우들도 있기에 중소영세업체에서 고용형태는 크게 의미가 없는 것으로 판단된다.
 
“아 우리 같은 경우(영세업체 근무)는 비정규직이지 뭐 정규직 입니까? 안 그래요?”
 
그리고 중소영세사업장 노동자들의 경우에는 회사규모가 작고, 내부 취업규칙이 명확하게 존재하지 않기 때문에 ‘정년퇴직’과 같은 개념도 없었다.
 
“근데 이제 규모가 작다보니까 나가야된다 이런 압력을 받은 것도 없고... 지금 나가면 당장 회사에도 안 좋은데... (현재 예순인데) 그냥 건강하면은 앞으로 오 년이나 칠 년은 더할 수 있을 것 같아요.”
 
영세업체에 노동조합은 없었는데, 이로 인해 업체와 노동자들 간 대화가 부재한 것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임금이나 노동조건에 대한 교섭이 제대로 이루어지지 못하고 있었다. 심지어 5년 동안 근무하는 동안 한 번도 임금인상이 이루어지지 않는 노동자도 있었다.
 
Q : 5년 일하셨는데 (임금이) 한 번도 안 올랐어요? 5년 동안이요?
A1 : 예...
A2 : 임금을 또 뭐 또 올려달라카면 하면 그만두라고 할까봐 쫌 염려가 있으니까 사람들이 못하지. 또 나이도 있으니까. 쪼끔씩 참고 그냥 일하는 것 같애요.
 
중소영세업체 노동자들의 경우 사무직이든 생산직이든 이와 같은 임금협상이나 교섭이 부재하면서 임금은 제자리에 계속 머무르고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 이와 같은 임금협상의 부재가 몇 년 지속되다가 노동자들의 임금수준에 대한 불만이 누적되면 ‘이직’ 방식으로 임금을 올리는 것으로 짐작되었다. 업체에서도 기존 노동자가 그만두고 새로운 직원을 채용하면, 채용 당시 적정한 임금 수준에서 다시 노동자들을 채용하는 것으로 추정된다. 이런 점에서 중소영세업체의 임금교섭은 노동자들의 ‘이직의사’라고 할 수 있다. 장기근속자가 드문 것은 이와 같은 제도의 미비 때문인 것으로 보이는데, 이는 노동자와 업체 모두에게 기회비용의 손실이다.
 
 
임금 및 근무조건: 저임금 but 느슨한 관리통제
 
면접참여자들의 경우 자동차 부품사 중 1개 업체만 현대차와 같이 주간연속 2교대제로 근무했으며, 나머지 업체들의 경우 교대제 근무 사업장은 없었다. 그리고 하루 근무시간은 거의 8시간이었으며, 주5일제를 대부분 실시하고 있었다. 다만 2~3차 자동차 부품업체들은 토요일은 격주로 근무 하는 편인데, 토요일은 8시간 근무도 있고 오전근무만 하는 경우도 있었다.
 
“옛날에는 토요일에도 일 많이 했었거든요. 근데 요즘은 토요일, 일요일에는 거의 차들이 별로 없는 거 보면 거의 쉬는가 봐요.”
“한 20년 전을 생각해 볼 때면 그때는 한 달에 두 번 쉬면 잘 쉬는 거거든요. 근데 지금은 보면 거의 다 주 5일 근무예요.”
 
연장근무나 휴일근무는 납기일 준수 등과 같이 아주 특별한 사정이 있을 경우에만 예외적으로 일년에 2~3차례 하고, 개인적인 사정으로 인한 휴가도 사전고지 후 비교적 자유롭게 사용하고 있는 것으로 응답하고 있었다.
 
“(거의) 칼퇴근합니다 (연장근무는 안하시나요?) 거의 없고 일년에 한번 내 두 번 정도 뭐 아주 긴박한 중공업에서 긴박한 일이 벌어지면은 잠시 나와서 일 하는 그 정도? 거의 거의 여섯시에 다 퇴근해요.... 아주 긴급하게 일요일에 근무를 해야 된다던가 그런 건 없어요. (조선쪽 일이라서) 예측이 되니까 예측이 되면 인원을 더 수급을 한다던가 뭐 이런 식으로”
 
대체로 근무특성과 관련해서는 양호한 편인 것으로 나타나 영세사업장에 대한 기존 ‘저임금 장시간 노동’의 이미지와는 다소 차이가 있었다. 즉 근무여건에 대해서는 예상외로 큰 불만은 없었다. 휴가 사용에 대해서도 비교적 자유로운 편이며, 회사에 바쁜 업무가 없는 경우에는 출근만 제 시간에 하면, 이후에는 다른 개인적인 용무를 보더라도 회사에서 용인을 해주는 등 상대적으로 자유로운 점들은 있었다.
 
“월차 쓰는 거에 있어서는 뭐 기본적으로는 자유로운 편이에요.”
“일이 없어도 무조건 출근만 하면 (월급은) 줍니다. 물량이 없으면 물량이 없을 때는 또 일이 또 많이 없어요. 내 놀고. 뭐 또 놀면은 또 뭐 저저 우에 큰 마트에 빙 둘러 운동하러 뭐 운동하고... 개인적인 일도 좀 보고...”
 
이러한 특성은 주로 중소영세 사업장 노동자들이 고령, 여성 노동자들이 많고 임금수준이 낮다는 사실을 통해서 설명할 수 있을 것이다. 즉, 고령 노동자들은 장시간 근무가 힘들고, 여성노동자들의 경우 가사일을 병행하면서 장시간 근무가 힘든 객관적인 조건이 존재한다.
 
울산 북구 중소영세업체에서 일하는 노동자들의 임금 수준은 대체로 낮은 편이었다. 그리고 대부분 월급제(연봉제 기반인 듯)이며, 일부 시급제도 있었다. 임금수준은 교대제 직서열업체만 200만원을 약간 상회하였으며, 나머지 일반적인 정규 근무시간에 맞춰서 일하는 경우는 모두 110~170만원 수준이라고 밝혔다. 대부분 최저임금 수준 또는 약간 상회하는 수준이라고 할 수 있는데, 3~40대 여성노동자들을 생산직으로 활용하는 한 업체의 경우 최저임금 미만으로 지급하고 있는 사례도 존재하기도 했다.
임금체계는 대체로 매우 단순하다는 특징이 있다. 대기업 내부노동시장에서 발달된 수당체계나 호봉체계, 연공급체계 등은 거의 찾아볼 수 없었으며, 규모가 영세하여 이와 같은 시스템에 대한 필요도 없어 보였다. 1년 지나면 근속수당 만 원 정도 추가로 지급하는 보상체계는 있었다.
 
상여금은 있는 경우와 없는 경우가 혼재했는데, 1년 이상 근무자들에게는 두 달에 한 번 상여금을 지급하거나 월할하여 매월 일정금액을 지급하는 방식을 활용하였다. 이는 일종의 근속에 대한 보상이라고도 할 수 있을 것이다. 명절 및 여름휴가 때 대체로 보너스를 받는데, 정해진 규칙은 없고 업체 사장이 재량껏 지급하는 방식이었다. 앞서 근무특성에서 연장근로나 주말근로 등은 별로 많지 않다는 점을 확인한 바 있다. 가끔씩 연장근로를 하더라도 추가 수당을 지급하지 않는데 이는 고정 월급제 방식을 통해 ‘포괄임금제’ 방식을 적용하고 있는 것으로 짐작되었다.
 
“뭐 월급도 대강 열악합니다. 근데 또 뭐 사장이 또 교묘하게 법망을 피해가지고 시급제로 안하고 월급제로 딱 정해뿌니까... 이게 뭐 일하면서 3년 동안 한 번도 안올랐거든예. 명절 때도 뭐 끄떡없습니다. 뭐 휴가도 뭐 하계에 10일 정도 있는데 뭐 휴가비도 없고.”
 
직장 4대보험의 적용을 받는 노동자들도 있었지만 4대보험 혜택을 받지 못하는 노동자들도 상당수 존재하고 있었다. 특히 고령근로자들의 경우 4대보험 미적용 사례들이 상당수 존재하였다. 4대보험 가입을 노동자의 당연한 권리라고 생각하기보다는 업체에서 노동자들에게 제공하는 일종의 ‘혜택’이라고 생각하고, 따라서 고령 노동자이기에 이와 같은 ‘혜택’을 받지 않을 수 있다는 것에 대해서 당연한 것으로 인식하는 경향이 있었다.
 
“나는 그렇게까지(4대보험 적용을 뜻함) 계약을 안 했습니다. 여러 가지 조건이 따지면 내 같은 사람 쓰겠습니까?”
 
 
근무조건 만족도 및 해석 : 저임금(노)과 저몰입유도(사)
 
울산 북구 영세사업체에서 일을 하는 고령 노동자들의 경우 일을 할 수 있다는 것에 대해서 어느 정도 만족하는 편이었다. 이와 같은 ‘만족’은 회사에 대해서 임금과 근로조건 등에 대한 개선 요구의 여지를 없애버리고, 또한 불만스러운 점들에 대한 해결방안을 고민하는데 있어서 장애가 되기도 할 수 있을 것이다.
여성노동자들은 중소영세 사업장의 낮은 임금에는 불만이 있지만, 육아 및 가사일과 병행할 수 있다는 점에서 다소 만족하고 있었다. 3명의 여성노동자들은 모두 저임금이지만 상대적으로 여유있는 근무패턴을 장점으로 지적하고 있었다.
 
“주 40시간이 좀 안되거든요. 왜냐면 인제 제가 집이 좀 먼데다가 주부니까... 회사에서 조금 시간을 배려(해 줍니다)”
“그니깐 볼일이 있으면 빠질 수 있어요 그래서 시급이 적어도 그걸 감안하고 다니는 거 같아요.”
 
즉, 영세사업체 특성상 공식화/체계화된 관리를 하지 않고, 다소 느슨한 관리를 하는 것에 대해서 만족하고 있었다.
 
그리고 앞서 잠시 언급했듯이 사무직이라고 하더라도 하지만 중소영세 사업장의 특성상 사무직이라도 생산직들의 업무를 지원하는 경우들도 많았으며, 이에 대해서는 불만은 크게 없었다. 이는 인력이 절대적으로 부족하고 업체 자체가 소규모인 상황에서 자연스러운 현상으로 생각하고 있었다. 이는 다른 한 편으로 중소영세업체에서의 노동력이 크게 숙련된 기술을 필요로 하지 않는 업무라는 점에서 누구나 쉽게 할 수 있기 때문인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
 
“A : 사무도 보면서 뒤에 인자 허드렛일도 좀 하고... 생산보조(역할도 하고...) Q : 조립도 잘 하시겠네요? A : 조립을 조금씩 도와주다가... 이제는 뭐 완전히 베테랑이죠.”
 
전체적으로 울산 북구 지역의 중대기업 노동자들과 비교했을 때 임금수준이 대체로 130~200만원 수준으로 매우 낮기 때문에 근무여건이라도 좋아야 한다는 인식이 꽤 있었다. 따라서 저임금에도 불구하고 생각보다 크게 불만이 없는 것은 근무여건이 상대적으로 타이트하지 않기 때문인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 그리고 영세업체 입장에서도 높은 수준의 임금을 지급하지 않는 대신, 노동자들에게 회사에 대한 헌신(loyalty)이나 몰입(commitment)을 강요하고 있지도 않는 것으로 추정된다. 헌신이나 몰입을 요구하는 경우 이직이 자주 발생하여 업체 입장에서도 인력을 확보하는데 어려움이 발생하기 때문일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
다만 최저임금에도 미치지 못하는 사업장에서 일을 하는 여성노동자는 낮은 임금 뿐 아니라 잦은 임금체불로 인해서 회사에 대한 불만이 매우 높아서 인터뷰 당시 이직을 고려중이었다. 이러한 점에서 저임금에 대한 기본적인 불만은 영세사업체 노동자들에게 항상 내재되어져 있다고 할 수 있을 것이다.
 
 
작업관련 건강유해 요인과 업체의 대응
 
영세사업장 노동자들의 작업장 위험 수준은 일반적인 영세사업장 수준과 크게 차이는 없었다. 작업관련 물리적 요인 이외 스트레스 등 정신적 요인을 질문했는데, 스트레스 요인으로는 대체로 관리자들의 업무지시 문제를 지적하고 있었다. 내용은 주로 현장 생산직의 일에 대해서 충분한 이해를 하지 못한 관리자들의 비합리적인 업무지시로 인한 스트레스였다.
 
“그 사람들은(관리직) 또 그 나름대로의 그 공부와 지식을 가져와서 뭐를 막 따겠지마는 또 실무에 와 가지고는 작업이 그렇게 가가 안 될 수도 있거든요. 그런 거는 (현장 노동자의 의견을) 따라 줘야 되거든요. 근데 그거를 무시하고 관리직 쪽에서 뭐뭐 하쇼 이런 정도로 뭐 여러 저거 하지 말고 하시오. 이런 식으로 일방적으로 나가는 경우가 있거든요. 뭐 그런 거도 있고 그 외에도 마찰이 조금씩 생기고 그러면 스트레스 많이 받을 때가 많죠.”
 
소규모 라인들이 가동되는 공장에서는 관리자가 라인들 간 경쟁의식을 부추겨서 작업속도가 같은 조 노동자들의 몸상태보다 빨라서 육체적으로 피로도 쌓이고 스트레스 요인으로 작동하고 있었다.
 
“(라인의 마지막) 검사자들이 검사 많이 하는 걸 능력이라고 생각하나봐 그런게 있더라구요. 눈치도 좀 보이고 그래서... 한 라인에 이제 3명이 몸상태가 같지 않을 꺼 아니에요 그런데 이제 몸상태를 보고 일을 맞춰가고 이래야 되는데 그런 게 없이 무조건 땡겨버리면 이 사람들이 맞춰야 돼요.”
 
면접조사에 참여한 생산직 노동자들의 경우 산재를 신청할만한 사고를 경험하거나 질병에 걸린 적은 없었으나 제품에 긁히는 등의 상처는 수시로 입는 편이라고 응답했다. 이 때 반창고나 밴드 등을 노동자들이 사서 서로 돌려쓰는 편이라고 했다. 회사에서 사소하게 병원이나 약국에 가서 쓰는 비용에 대해서 지원해주지는 않는다고 해서 대기업 사내하청 노동자들의 공상처리 관행보다 못한 자가부담 조건이었다.
면접참여자들 중에서 업무와 관련된(work-related) 질병 경험이나 건강악화 경험에 대한 주관적인 견해를 질문한 결과 응답은 개별 노동자들마다 다소 차이가 있었다. 40대미만의 상대적으로 젊은 노동자들은 자신들의 허리나 손목, 어깨 등의 통증에 대해서 젊은 나이에 아픈 것은 일 때문이라는 인식이 강했다. 반면 50대 이상의 고령 노동자들은 몸이 아픈 것을 자연스러운 퇴화현상으로 받아들이는지 업무로 인한 건강악화 중상은 없다고 응답하는 경향이 있었다.
 
“(일과는 관련없고) 노화, 노화 현상이라고 봐야지 인제. 근데 사람이 인자 저도 몸을 느껴 봤는데, 50대하고 60대하고 또 틀리더라고”
 
건강관련한 질병에 노출되는 것을 차단하기 위해서 업체에서는 노동자들에게 보호구 등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 하지만 안전 보호구 지급정도는 업체별로 차이가 있었는데 유독물질의 독성으로 방독면을 지급해야 하는 업체에서는 노동자들에게 방독면은 충분하고 넉넉하게 잘 지급하고 있다고 했다. 반면 먼지나 소음이 심한 작업장에서 일을 하는 노동자들의 경우에는 마스크나 귀마개 등의 소모품을 충분하게 제대로 지급하지 않는다고 한다. 그리고 지급하는 경우에도 영세업체에서는 질이 떨어지거나 사용에 불편한 안전도구들을 지급하는 것에 대해서 불만도 있었다.
 
“A : 내 같은 경우는 (안전화를) 내가 샀어요. 사놓으니까 몇 년 동안 신던데... Q : 왜 사셨어요 회사에 달라고 안하시고? A : 아 그 안 맞더라고요 아니 무겁기도 하고 내한테 안 맞더라고요. 그래서 회사에서 받은 건 동료들 주삐고”
 
중소영세업체의 작업환경이 직업병을 유발할 위험이 커서 행정당국의 감독에서 제재를 받을 개연성이 있는 경우에는 업체에서 보호구 등을 확실하게 지급하고 있었다. 하지만 소음이나 먼지 등 직업병 요인이 될 수 있지만 입증하기가 비교적 곤란하다고 생각되는 유해요인들에 대해서는 업체들에서 보호구 지급을 제대로 하고 있지 않는 것이 아닌가라는 추정된다. 즉, 리스크가 크다고 느끼면 보호구 지급이 잘 이뤄지는데, 리스크가 사소하다고 생각하면 보호구 지급이 제대로 되지 않는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 이러한 점에서 사소한 지점에서 영세업체 노동자들의 건강이 악화될 위험(risk)가 더 클 수 있을 것이다.
 
 
업체의 안전보건교육 및 교육경험
 
업체에서 실시하는 안전보건교육의 경우 노동자들도 해야 한다는 것에 대해서는 대체로 알고 있었다. 하지만 구체적인 내용에 대한 인지는 부족하다보니 업체마다 안전보건 교육의 진행에 있어서는 차이가 나타나고 있었다. 규모가 적은 중소영세업체의 특성상 안전보건교육은 1) 안전교육을 전혀 받지 않는 경우, 2) 소수의 자체적으로 진행하는 경우 3) 다수의 외부의 안전보건교육 전문기관에 위탁교육을 받는 경우로 구분할 수 있었다.
 
안전교육을 진행하지 않는 경우 영세사업장에서는 차선책으로 대표나 관리자 한 명이 소속지역 공단 차원에서 진행되는 단체 교육에 참여하고서는 이를 사업장 차원에서 알려내는 ‘전파교육’이라는 용어로 형식적인 대리교육 방식이 활용된다고 하였다.
 
“그게 원래는 해야 되는데... 하기가 좀 어려워요. 저희 같은 경우는 공단 내에서 (일)하는 게 또 바쁘고 우리 공장 자체에서 하는 게 아니고 매곡공장 전체에서 하는 게 있거든요. 전체교육으로 그때 대표님이 가거나 아니면 누가 (대신) 가서 ‘전파교육’을 받아오고... 크게 규정이 있는 건 아니라 그냥 ‘이렇게 이렇게 해라.’ 뭐 이렇게만 (하고 넘어갑니다).”
 
자체적으로 프로그램을 운영하는 경우에는 사무직 직원이 담당하고 있었다. 면접에 응했던 방사선 기술직 노동자 한 명은 본업 이외에 안전보건교육 업무도 함께 병행하고 있으며, 교육 프로그램은 산업안전협회나 안전보건공단의 협조를 받아서 자료를 제작하여 활용하고 있었다. 하지만 대체로 안전보건교육을 작업시간을 잡아먹는 손실로 인식하는 경우가 현장에서 팽배해 있다고 한다.
 
“작업시간을 많이 늘일라고 그런 식으로(교육시간 단축) 많이 하죠 아니 그 교육시키는 사람도 그리 이야기해요 작업상 그기 까지는 못하고 많이 하면 한 시간정도 하고 그런 정도 합니다.”
 
가장 많았던 외부 위탁 교육의 경우 한 달에 한 두 번 하는 경우부터 2~3개월에 한 번 하는 경우까지 교육 횟수에서는 차이가 있었다. 하지만 월 2회를 해야 한다거나 교육은 유급으로 진행해야 한다는 점 등에 대한 구체적인 내용을 제대로 파악하고 있지 못한 경우도 다수였다.
 
“그 뭐 의료기관 이런 데서 와갖고 교육 시켜주고 대행기관에서 교육시켜주고 그러고 인자 수료 뭐 그런 증도 하나씩 주고... 그런 교육은 수시로 잘 받아요. 전부 다. 사장님도 다 같이요. 몇 명 안되니까...”
 
교육에 대한 적극적인 참여의 정도를 질문한 결과 형식적으로 참여하거나 싸인만 하고 퇴근하는 경우가 다수였다. 이는 안전보건교육을 업무시간 중에 하지 않고 업무 종료 후에 하게 되면서 나타나는 부작용으로 교육의 실질적인 효과를 크게 저해하는 요인이라고 할 수 있다. 조금이라도 빨리 퇴근하고자 하는 노동자들에게 퇴근 후 진행하는 교육은 성과가 낮을 수밖에 없을 것이다. 앞으로 중소영세업체에서도 안전보건교육은 업무시간 중간에 유급으로 진행하도록 제도개선이 필요할 것이다.
 
그리고 안전보건 교육을 위탁하는 경우 교육비용이 필연적으로 발생하게 되는데, 중소영세업체들은 이와 같은 비용이 부담이 될 수 있다. 이러한 난점을 해결하기 위해 안전보건 교육 대행업체들이 교육 프로그램 중간에 금융상품 판매 홍보 등을 끼워 넣어 대행교육을 무료 또는 저가로 진행하고 있었다. 또는 금융회사에서 자신들의 상품홍보를 위해서 이와 같은 안전보건교육 프로그램이나 성희롱 예방 교육 프로그램을 활용하는 것으로 짐작할 수도 있다.
 
“대행으로 많이 직접 와서... (교육합니다.) 근데 거기도 연계가 돼서. 그니까 교육 자격 있는 사람들이 교육을 시키면서 자기네들이 꼭 필요한 뭡니까? 은행 같은데 연계가 돼서 은행 상품도 팔고... 지난번에도 한번 교육 받았는데 뭐 그런 게 있던데 심폐소생술 이런 거 다 가르쳐줘요. 정상적으로 교육 다 하고. 한 시간까지는 안 될라나 한 40분 정도 하고 쉴 때 해보고 그러고 나서 한 끝에 10분 15분 시간은 또 뭐 자기 상품광고 이런 것도 있습니다. 위임을 받아가지고 해주면서 이렇게 교육 시킵니다. 정상적인 자격을 가진 사람이 와서...”
 
그리고 생산직 노동자들은 손목, 허리, 어깨 등 근골격계 질환을 호소하는 경우들이 대부분이었지만, 근골격계 질환 예방을 위한 전문적인 교육을 받은 적은 전무하였다. 그리고 노동자들의 근골격계 질환 예방을 위해서는 작업환경에 대한 개선이 필요할 텐데 중소영세업체의 한계로 인해 작업환경 개선에 대해 투자하기에는 어려운 제약이 근본적으로 존재하였다.
마지막으로 건강교육 이외 건강검진은 건강보험공단에서 가입자들에게 제공하는 검진 이외에 추가 건강검진은 없었다.
 
 
<사업단> 인지 경로 및 만족도
 
2014년 <사업단>에서 진행한 건강검진 사업에 대해서 알게 된 계기는 각 공단 내 홍보활동을 통해서 알게 되었으며, 점심시간에 진행한다는 얘기에 호기심을 가지고 검진사업에 참여하게 되었다고 한다.
 
“공단 건물 엘레베이터에 붙어있더라고. 그거보고 마침 시간도 점심시간이어서...”
 
<사업단>에서 진행한 건강검진에 대해서는 일차적으로 긍정적으로 생각하고 있었는데, 건강보험공단에서 하는 것이 아니라는 점에 대해서는 알고 있었지만 구체적인 차이에 대해서는 인식하고 있지 못하였다.
 
“작년에는 좀 적극적으로 한 것 같아요. 제가 봤을 때는 우리 여기는. 처음이었거든요. 이런 식의 검진은 처음이었거든요. 그니까 저도 좀 놀랐어요. 아니 이게 무룐데 이렇게까지 해줄까. 이런 생각을 했어요.”
 
<사업단>에서 공단지역으로 직접 ‘찾아오는 서비스’라는 점에 대해서 가장 큰 만족도롤 표시하였다. 과거 회사와 연계하여 울산 시티병원에서 진료차량이 왔을 때 이후로 이와 같은 건강검진 기회는 없었던 것으로 짐작되었다. 이는 업무시간에 건강검진을 받으러 가기 쉽지 않은 중소영세 업체의 특성으로 인해 만족도가 가장 높은 것으로 해석할 수 있을 것이다.
 
“저는 이제 작년에 처음으로 공단에서 하는 걸 하고 얼마 있다가 했어요. 따로 그걸 못챙기니깐 방문해서 해주니깐 좋더라구요.”
 
건강문제에 다소 관심이 있어서 건강보험공단에서 진행하는 건강검진을 받은 노동자들의 경우 토요일 휴무일에 검진받으러 방문하거나 아니면 개인적으로 휴가를 내고 공단의 정기건강검진을 받은 것으로 응답하였다. 즉, 이와 같은 응답들은 중소영세업체에서는 노동자들이 건강검진을 받으러 간다고 한다고 해서 쉽게 허락해주지 않는 현실을 그대로 반영하고 있다.
 
<사업단>에서 건강검진은 점심시간에 했지만, 검진결과에 대한 상담은 퇴근 시간에 하면서 상담을 받지 않고 그냥 퇴근해버린 경우들도 있었다. 이런 점에서 상담도 점심시간에 하는 것이 좋았을 것이라는 의견도 제시되었다.
 
“그러고 검사를 해놓고 저 같은 경우에도 그거를 봐야 되는데 퇴근시간이 있고 집에 빨리 가서 아까 말했던 그런 할 일들이 많이 있으니까 잘 안 가게 되더라구요. 통보를 받았을 때는 이상이 없더라구요. 이상이 있었던 거는 약간 빈혈수치가 낮다. 이거 였는데. 그렇게 되면 이제 그렇구나. 하고 그냥 넘어가고. 또 인제 갔다온 사람들도 거기에 대해서 시간이 안 맞아 떨어지니까... 그런 것도 있는 것 같고. 물론 힘드시지만, 점심시간에도 그 결과를 얘기 해 줄 수도 있고 저녁에도 약간 좀 그랬으면 좋겠더라구요. 물론 인력이 안되겠지만...”
 
그리고 사업단에서 진행하는 건강검진사업이 건강보험공단에서 진행하고 있는 정기건강검진과 중복되는 내용들이 많다는 지적이 제기되었으며, 중복 검진을 하기 보다는 새로운 검진 항목들을 발굴했으면 좋겠다는 의견이 있었다.
 
“아쉬운 점은 사실 저는 이런 생각을 했었어요. 어... 처음에 그걸 한다길래 어 뭐 어떻게 이렇게 예산을 쓸 수가 있나 이 생각을 했었거든요. 왜냐면 건강보험공단 하는거 하고 이거 하는거 하고 반복... 그니까 중복되는게 있잖아요. 그러면 이게 예산 낭비 아닐까 이 생각을 했었거든요. 그런 부분에서 약간 절충을 해서 이렇게 했으면 좋겠다. 왜냐하면 서로가 로스부분을 줄이자는 거 있잖아요. 그 생각은 들더라구요.”
 
기존 건강검진에서는 찾아볼 수 없었던 ‘스트레스 테스트’나 ‘근골격계 질환 테스트’와 같이 기본 건강검진 때 하지 않는 것들을 차별화하여 검진 프로그램들을 개발해 나갈 필요성이 제기된다고 할 수 있을 것이다. 실제 스트레스 검사와 근골격계 진단은 건강보험공단 검사에서 볼 수 없었기에 신선했다는 의견들이 있었다.
 
“요번에 스트레스 잰(측정한) 거 그거 처음 해 봤는데 좀 괜찮은 거 같기도 하(더군요)”
 
영세사업장 노동자들에게 실질적인 건강수준 증진으로 이어지기 위한 방안을 모색하기 위해서는 1차적인 검진으로 끝날 것이 아니라 의사들과의 건강상담으로 이어질 수 있는 방안, 특히 정기적인 상담으로 이어질 수 있는 방안들이 마련되었으면 좋겠다는 요구가 있었다.
 
다른 한 편으로 <사업단>의 건강검진 사업의 활동주체들에 대한 적극적인 홍보를 통해서 영세사업장 노동자들에게 신뢰감을 줘서 보다 적극적인 참여를 유도할 필요가 있다는 지적도 있었다. 특히 <사업단> 참여 의사들에 대한 정보 부족으로 노동자들이 병원에 가서 돈을 지불하고 받는 검진서비스보다 떨어질 것이라는 우려가 많았던 것 같았다.
 
“제가 막 (같이 가자고) 독려를 했어요. 가세요. 가서 하자. 이런 기회가 어딨냐... 많은 동료들이 하기 싫다하거든요. 왜 귀찮다 하냐면 (회사) 대표님 같은 경우에는 사실은 자기들은 돈 많이 주고 하잖아요. 그렇게 때문에 자신이 또 가봐야 정확하지 않다 이런 얘기를 하더라구요. 의사선생님도 다 같은 데서 자격증 다 있고 오신 선생님들인데.... 그런 부분이 좀 약간... (Q : 신뢰도가 떨어진다는 얘기인가요?) 예예. 떨어진다고 그렇게 생각을 하더라고. 그래서 나는 아니라고 말을 했는데, 고런 부분이 또 있더라구요.”
“우리 회사에도 한 열 명 된다 아입니까. 근데 저 혼자 검진받으러 갔거든예. 근데 가자캐도 안갈라 하드라고 마. 돈내는 것도 아니고 그란데도. 근데 여 방금 말씀하신 대로 뭐 별로 신뢰도 별로 없다.”
 
사업단에서는 의욕적으로 진행했지만 홍보부족으로 공단 노동자들은 인턴들이 검진하러 오는 정도로 인식하고 있었던 점도 있었다. 노동자들은 “설마 전문 의사 선생님들이 도도 안받고 이런 무료 건강검진을 해 줄까”라는 의구심을 가졌던 것으로 짐작된다.
 
 
마무리를 대신하여 : 영세사업장 노동자 건강권 증진을 위하여
 
사회 전반적으로 평균수명이 연장되면서 면접조사에 참여한 노동자들은 현재 젊은 노동자와 고령 노동자 모두 대략 70세 정도까지는 경제활동(자영업보다는 회사에서)을 하기를 원하고 있었다. 실제로 59세에 정년퇴직을 한 노동자도 정년퇴직 직후 일정기간 쉬었다가 새로운 직장을 찾아서 계속 일을 하고 있었다.
 
“집에서 노니까 뭐 돈도 궁하고 또 아직도 더 일할 나이 일할 만한 나이인데 또 집에서 놀기도 그렇고... 사람이 하여튼 일을 해야지. 일을 안하면은 실업자가 되믄 몸도 마음도 완전히 막 저기가 돼. 나태해 져가꼬 안돼겠더라고... 뭐든지 일을 해야지.”
 
하지만 실제 노동자들이 약 70세까지 경제활동을 할 수 있을 만큼 건강을 유지하고 체력이 뒷받침해 줄 것인가에 대해서는 사회적 차원에서 취업자들의 건강수준 유지 및 증진 방안에 대한 고민이 필요한 문제이기도 하다.
 
하지만 이를 위해서 작업환경 및 건강수준 증진을 위한 개선이 이루어져야 할 것이지만, 이와 같은 고민을 본인들이 소속된 영세업체에 이야기한다고 해서 해결될 것 같지 않다는 것이 많은 노동자들의 생각이었다. 대체로 회사에 대한 기대는 거의 체념 수준이라고 할 수 있었다. 개별 업체에 대해서 노동자들이 무엇인가를 기대하고 요구하는 것에 대해서는 여전히 매우 어색해하고 있는 것이 현실이었으며, 또한 대기업은 가능하겠지만 중소기업은 안 된다는 인식이 노동자들 사이에서도 팽배해 있었다.
 
“그런 조건의 회사(대기업)를 다닌다 하면은 뭐 또 만족을 위해서 바라는 것도 얘기할텐데... 또 좋은 환경에서는 더욱더 불만이 또 나올 수도 있잖아요. 그러니까 좋은데 더 좀 좋게 주면 어떠냐 식으로 그렇게 (불만이 계속) 나오겠지만은... 우리 같은 경우는 아예 그런 거는 생각을 안해서 안하고 살죠 그냥 안하고 살자 그냥 주어진대로”
“(대기업과 달리 중소기업은 회사에 여러 요구를 할 수 없는데) 그게 왜 그렇냐 카면은. 시도 때도 없이 계속 고정적으로 납품하는 물량도 계~속 단가를 깎는데, 그게 결국 회사에 (영향을) 미치잖아요. 그기 이 직원들한테 다 미치잖아요. 근데 지금 뭐 살아남느냐 살아 안 남느냐 그기 생존의 문젠데. 거기를 위해서 뭘 더 내놔라 이럴 여건은 아닌 것 (같습니다)”
 
이 뿐 아니라 임금 및 노동조건 등 전반적으로 영세사업장 노동자들의 사회에 대한 낮은 요구도는 앞으로도 고민을 지속적으로 전재해야할 과제라고 할 수 있다. 즉, 자신들의 목소리내기(voice) 전략 활성화 방안이 일차적으로 가장 필요하다는 점을 지적할 필요가 있다.
 
한 편 울산시의 경우에는 노동자들을 위해서, 특히 대기업 노동자들 뿐 아니라 중소기업 노동자들을 위해서 지원사업을 해 줄만한 여력이 있다고 생각하고, 구체적으로 지원을 해 주기를 원하는 의견도 있었다.
 
“다른 자치 단체 뭐 형편이 되는가는 모르겠지만은 울산시 같은 경우에는 내가 생각했을 때 충분한 여건이 나올 수 있을 거 같아요. 그런데서 진짜 지원을 좀 받으면 참 좋을 거 같습니다. 그래서 내시경이나 몇 개 분야 (검사)라도 더 첨가시킬 수 있으면 좋겠습니다. 작년에 우리가 받았던 그거(검사)는 너무 너무 간단한거 같아요. 우리 시 같은 데서 정말로 좀 지원을 해주면은 지원단(사업단)에서도 굉장히 거 힘이 될 거 같은데요”
 
이와 같은 의견은 ‘울산 북구 지역’ ‘영세사업장 노동자’들의 지역적 특수성이 반영된 의견이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