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페이퍼] 자동차부품사 납품체계와 조직화 방안
자동차부품사 납품체계와 조직화 방안
홍석범 (금속노조 노동연구원)
우리나라 완성차업체의 부품수직계열화는 자동차산업 전반의 노사관계에도 큰 영향을 미치고 있다. 적기생산(JIT, just in time) 및 직서열생산방식(JIS, just in sequence)으로 인해, 가치사슬의 정점에 있는 최종 완성차업체가 제품생산 순서에 따라 부품을 적시에 공급받기 위해서는 그 아래 협력업체의 생산과정을 직간접적으로 관리-통제하지 않을 수 없기 때문이다. 물론 완성차업체는 물량이원화, 복사발주체제를 갖추거나 핵심부품사를 그룹 내부로 편입함으로써 공급사슬에서의 우발적인 리스크를 줄이는 우회로를 갖고 있다. 그렇다고 하더라도 기본적으로 최종 원청이 전체 생산-가치사슬을 관리하기 위해 핵심부품사의 노무관리 및 노사관계에 개입할 수밖에 없다는 사실은 바뀌지 않는다.
제조업을 대표하는 산별노조인 금속노조는 현대차, 기아차, 한국지엠 등 우리나라 주요 완성차업체를 모두 포괄하고 있으며, 이들 완성차업체에 납품하는 핵심부품사들 역시 다수가 금속노조 사업장이다. 2014년 5월 기준 금속노조 조합원 146천여 명 가운데, 완성차업체(현대, 기아, 지엠, 쌍용차, 르노, 타타, 대우버스) 조합원수는 모두 92천여 명이며, 부품사 조합원이 24천여 명으로 전체 조합원 가운데 79.2%가 자동차업종에 속해있다. 즉, 금속노조 조합원의 절대 다수가 자동차업종에 근무하고 있다는 점인데, 이로 인해 완성차업체-특히 현대기아차-의 경영전략이 금속노조 전반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 매년 임단협은 물론이고 근무형태변경-주간연속2교대제, 임금체계-월급제, 통상임금, 정년연장 등 금속노조의 굵직한 이슈들이 결국 특정 완성차업체의 경영전략과 노사관계에 좌우되는 양상이 벌어지고 있다는 점이다.
이 같은 상황에서 금속노조가 특정 완성차업체의 영향력을 줄이고 산업적 개입력을 높이기 위한 방안 중의 하나는 부품사의 노동조합 조직률을 높이는 것이다. 즉, 완성차업체의 가치사슬에 속해있는 부품사들의 조직률을 높임으로써, 자동차업종 전체를 금속노조로 조직함으로써 특정 원청업체의 영향력을 상쇄할 수 있는 조직역학구도를 만드는 것이다. 완성차업체가 부품사에 대해 영향력을 행사하는 것이 사실은 자신의 수익을 극대화하기 위한 불가피한 행동이라는 점에서 오히려 부품사의 조직률을 높임으로써 원청에 영향력을 행사하는 역발상도 충분히 가능하다고 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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