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별노조 길 찾기 어디서 시작할 것인가!
금속노조연구원 |
2009.08.31 00:00
산별노조 길 찾기 어디서 시작할 것인가!
안재원정책연구위원
쌍용자동차 투쟁이 일단락 되고, 중앙교섭도 의견접근을 이뤄 09년 투쟁은 일정부분 마무리 되었다. 금속노조는 8월 28일 금속노조 6기 임원후보 등록 마감을 시작으로 6기 임원선거에 돌입하게 된다.
이로써 금속노조 5기 체제는 마무리되고, 새로운 지도부가 금속노조를 이끌게 될 것이다.
15만의 힘찬 출발과 기대
금속노조는 2006년 산별노조 완성대대를 통해 규약을 정비하고 2007년 신임지도부를 선출하였다. 금속노조 5기 지도부는 15만 통합노조 지도부로서 15만 단일대오의 첫 출발로 현장의 기대를 안고 출발하였다. 그 기대는 조합원 규모가 4만에서 15만으로 확대되었다는 것만이 아니라 15만 금속노조 전체가 결집된 실천과 투쟁을 통해 산별노조로서의 위력을 실질적으로 발휘할 것 이라는 예측 때문이었다. 한국노동운동의 주력부대로서 투쟁의 파괴력을 지닌 금속노조의 활동은 노동자 생존권 확보는 물론 노동자의 정치사회적 영향력 확대에 크게 기여할 것이라는 기대가 있었던 것이다.
기대만큼의 상실감, 내부 갈등 그리고 자본의 공세
이처럼 15만 조합원의 기대를 안고 출발한 금속노조는 시간이 지날수록 기대만큼의 역할을 하지 못하면서 기대는 차차 줄어들게 되었다.
게다가 기존 4만 조합원이 보기엔 완성사 대공장들이 제 역할을 다하지 못한다고 느끼고, 완성사조합원들이 보기엔 금속노조 운영체계와 교섭구조가 낯설고, 완성사에 대한 요구가 너무 많다는 느낌을 갖게 되었다. 15만이 동일한 요구로 단일한 실천이 전개되지 못하면서 오히려 내부 차이가 도드라지는 결과를 가져왔다.
특히 대자본의 금속노조 불인정과 중앙교섭에 대한 완강한 저항, 그에 발맞춘 수구보수언론의 금속노조 때리기는 현장의 단일한 인식과 실천을 더욱 어렵게 만들었다.
3대 핵심과제의 미해결과 지도집행력의 약화
5기 지도부 시기는 시기적으로 보면 핵심적 사업으로 3가지 과제 해결을 요구받고 있었다. 그 3가지는 중앙교섭 쟁취, 1사 1조직 실현, 기업지부의 지역지부 재편의 과제였다.
중앙교섭 쟁취의 문제는 4만 금속노조 시절 확립한 기본협약을 기초로 산별협약으로 발전, 사용자단체에 대자본의 참여 등을 통해 금속노조가 산별교섭구조를 확보하면서 산별노조로 발돋움하고, 산별협약을 완성해 나가는 발전전망의 단초였다. 하지만 현재 중앙교섭투쟁은 제대로 이뤄지지 못하고, 기업지부 원심력이 오히려 강화되는 역작용이 초래되었다.
1사 1조직 실현은 정규직과 비정규직의 조직적 통합을 통해 계급적 단결을 이루기 위한 과제였다. 타타대우처럼 비정규직과 정규직의 통합력이 높아지는 모범 사례는 있으나, 현대자동차지부에서의 연이은 규약변경의 부결에서 표현되는 것처럼 1사 1조직의 실현은 금속노조의 사업으로 지체되고 있으며 여전히 남는 과제이다.
기업지부 지역지부 재편은 금속노조 건설 과정에서 조직내적으로 가장 해묵은 논란중의 하나이다. 지난 2006년 완성대대에서 부칙조항으로 2009년 10월에는 모든 기업지부 사업장이 지역으로 편제하기로 결의한바 있다. 그렇지만, 판매, 정비 재편 방식에서부터 출발한 기업지부의 지역지부 편제 논란은 오랜 중앙위 토론과 논쟁, 중앙위 결의안의 대대 부결, 다시 중앙위로 넘겨지면서, 현재 6기 임원선거를 앞둔 시점까지 명쾌하게 정리되지 못하고 있다. 특히 기업지부의 재편과 대표지회장 선출 방식의 논란은 현대자동차 선거 방식을 둘러싼 현대자동차지부의 논란과 결정, 기아자동차지부의 논란 등으로 이어지면서 조직체계를 둘러싸고 조직내 갈등구조를 낳고 있다. 이 과정에서 기업지부 원심력 강화현상이 두드러지게 나타나고 있다. 이에 빗대어 수구언론은 ‘금속노조 금가는 소리’ 들린다는 비아냥을 하고 있는 실정이다.
결국 이 과정에서 조직 강화와 확대는 이루어지기 어려운 조건이 되었고, 조직내 통합력도 약화되면서 금속노조 지도집행력은 지속적으로 약화되는 과정이 될 수밖에 없었다.
과연 금가는 금속노조인가?
지난 3년간의 금속노조 활동은 계급적 단결과 강화라는 산별노조의 목표로 전진하지 못하고 있으며 완성사를 중심으로 한 기업지부의 원심력에 휘둘리고 있는 실정은 분명하다. 이런 현상으로 인해 기업지부의 지역지부 편제를 앞두고 나타나고 있는 기업지부의 상황들은 금속노조의 계급적 결집보다는 금속노조 존재 이유에 의문을 제기하고 있는 상황으로 나아가고 있기도 하다. 그런점에서 금속노조 운동이 산별노조 완성으로 나아가는 데 있어서 많은 장애에 노출되어 있음은 사실이다. 그렇다고 해서 금속노조가 자본과 정권이 원하는데로 금이 가고 산통이 깨질 것이라는 것은 저들의 희망사항에 불과하다.
저들은 ‘공멸노동운동 더 이상 안된다.’, ‘강성노조 욕심 때문에 다른 근로자까지 피해’, ‘금속노조 이대로는 절대 안된다.’, ‘1년 내내 노사협상 ‘산별교섭’ 역기능 더 크다‘며 온갖 금속노조에 대한 트집과 험담을 1년 내내 쉬지 않고 퍼붓고 있다.
이러 이유는 ‘올해들어 지난달까지 발생한 노사분규 52건 가운데 민주노총 사업장이 전체 94.2%를 차지했다. 특히 민주노총 산하 최대조직인 금속노조가 36.5%로 단연 1등이었다.’라는 노동부의 보고에서 드러나듯이 자본과 정권이 꿈꾸는 ‘노사상생의 협조적 노사관계’에 금속노조가 최대 걸림돌이라는 것을 자신들의 표현방식으로 나타내고 있는 것이다.
‘노사상생의 협조적 노사관계’란 다름아닌 노동유연성의 확보이고 그 내용은 “△해고예고기간 단축 △임금체계 개선 △고용형태 다양화 △재량적 근로시간 도입 등 다양한 방안을 검토중이다. 또 이와 별도로 정규직의 고용유연성을 위해 단체협상 조항 정비도 추진하고 있다.”라는 노동부의 언급에서 확인할 수 있다.
결국 저들의 희망은 ‘투쟁하는 금속노조’의 붕괴이고, ‘자본에 기여하는/자본과 함께하는 금속노조’가 되었으면 하는 자본의 일방적 바램 일 뿐이다. 문제는 금속노조가 처한 현실과 단면이 저들에게 희망(?)의 빌미를 주었다는 것이고, 이점에 대해 금속노조의 각성이 필요하다.
어디서부터 산별노조 길 찾기를 할 것인가!
금속산업연맹 시절 금속노조 건설 논의와 금속노조 출범과 운영의 경험이 10여년이 되고 있다. 10여년 전 산별노조 건설을 논의 할 시기에는 세계 각국의 산별노조 건설 경험을 차용할 수밖에 없었고, 금속노조는 유럽의 제도화된 산별노조를 모방하였다.
그렇지만 유럽의 산별노조는 계급 타협을 기초로 한 관료적, 상층 중심의 중앙집권화 된 산별노조의 형태로 정착한 상태였고, 한국의 민주노조운동과는 많은 거리가 있었다.(역설적이게도 그들은 한국 노동자들의 투쟁과 총파업에 오히려 열광하였고, 미국에서 제기된 사회운동적 노조주의도 한국의 투쟁하는 노동운동으로부터 시사 받은바 크다)
그런점에서 민주노조운동의 전통인 자주성, 계급성, 변혁성, 연대성을 올곧게 계승․발전하고, 현장을 중심으로, 계급적 결집을 바탕으로 한 산별노조 건설/완성 투쟁이라는 목표로 재구성, 재조직 할 필요성이 확대되고 있다. 예컨대 민주노조운동에 기반한 한국적 산별노조의 상을 재구성해야 한다는 것이다.
금속운동의 투쟁기풍 복원과 현장을 뛰는 사업기풍의 확립
최근 제기되는 금속노조의 사업의 위기와 투쟁의 위기의 원인은 다른데 있지 않다.
자본은 끊임없이 노동유연화 공세를 다양한 방식과 통로로 치고 들어오는데 반해, 노조운동은 단결하고 연대하는 노력이 저하되고 있는 점에 기인한다. 이를 복원하기 위해서는 현장을 발로 뛰고 조직하는 사업기풍이 형성되어야 한다. 현장보다 앞장서고 책임지는 금속노조/지도부의 상을 하나 둘씩 만들어 가야 한다는 점이다.
내부 차이 극복과 신뢰의 확보
노동내부 구성의 분절은 자본이 만들어 놓은 것은 분명하지만 그렇다고 모든 것을 자본 탓만 해서는 곤란하다. 내부 차이를 인정하고, 이를 좁혀나가기 위한 사업과 실천이 꾸준히 이어져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조직내부에 상호 신뢰감이 형성되어야 한다. 조직 내부에 갈등 구조가 존재 할 수 있으나 소통과 민주적 운영, 신뢰구축을 통해 조직적 단결의 수준을 높여가야 계급적 단결도 가능하기 때문이다.
지역 중심 금속노조로 재편
그 동안 민주노조운동은 현장중심의 사업을 통해 전국적 노동운동 망을 형성․집중하면서 발전해 왔다. 그렇지만 지금은 현장에만 갇힌 활동, 노동중심의 활동만으로 제기되는 사안을 대응하기 어려운 상황과 구조가 되고 있다. 작년 미국 쇠고기 반대 촛불투쟁이 그 예가 될 것이다. 이제는 일터와 삶터가 연결되고 그 가운데 노동자가 지역에서 민주노조운동의 연대성과 계급성을 확대할 필요가 있다.
금속노조는 출범 당시부터 지역(지부) 활동을 강조 해 왔으나 구체적 사업으로 진척되지 못하였다. 왜냐하면 산별노조로서 금속노조는 일차적으로 중앙집중화 된 조직체계와 중앙차원의 교섭과 정책, 투쟁에 대한 요구와 담보가 우선되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앞으로는 목적의식적으로 지역지부로 예산과 인력 배치를 확대하는 계획과 실천이 필요한 시기가 되었다. 충분한 예산과 인력이 배치된다면 지역(지부)사업의 다양한 구상과 실천이 지역사업으로 전개와 확대가 될 수 있을 것이며 이를 통해 금속운동은 질적 상승과 전환이 가능하게 될 것이다.
산별노조 전망에 대한 집중과 결단
‘금속노조 무용론’, ‘반(反)금속노조 기류’는 여전히 일각에서 제기되고 있으며 ‘금속노조 흔들기’는 계속될 것이다. 특히 금속노조 6기 임원선거를 앞두고 더 거세질 수 있다.
노사관계 선진화를 미명으로 ‘투쟁하는 노조’보다 ‘서비스형 노조’를 꿈꾸고 설교하는 자본의 의도가 ‘금속노조 무용론’과 동전의 앞뒷면으로 연결되어 있기 때문이다.
그런점에서 산별노조 완성의 길은 아직까지 한국 사회의 조건에서 녹녹하진 않다. 그렇기 때문에 민주노조운동의 역사적 경험과 힘을 집중해서 결단하고 돌파해야 한다. 그것은 다름아닌 15만을 넘어서는 조직화전략과 조합원들이 요구를 상승/발전시키면서 한국적 산별노조 건설을 향해 일관되게 전진할 때 가능할 것이다.
안재원정책연구위원
쌍용자동차 투쟁이 일단락 되고, 중앙교섭도 의견접근을 이뤄 09년 투쟁은 일정부분 마무리 되었다. 금속노조는 8월 28일 금속노조 6기 임원후보 등록 마감을 시작으로 6기 임원선거에 돌입하게 된다.
이로써 금속노조 5기 체제는 마무리되고, 새로운 지도부가 금속노조를 이끌게 될 것이다.
15만의 힘찬 출발과 기대
금속노조는 2006년 산별노조 완성대대를 통해 규약을 정비하고 2007년 신임지도부를 선출하였다. 금속노조 5기 지도부는 15만 통합노조 지도부로서 15만 단일대오의 첫 출발로 현장의 기대를 안고 출발하였다. 그 기대는 조합원 규모가 4만에서 15만으로 확대되었다는 것만이 아니라 15만 금속노조 전체가 결집된 실천과 투쟁을 통해 산별노조로서의 위력을 실질적으로 발휘할 것 이라는 예측 때문이었다. 한국노동운동의 주력부대로서 투쟁의 파괴력을 지닌 금속노조의 활동은 노동자 생존권 확보는 물론 노동자의 정치사회적 영향력 확대에 크게 기여할 것이라는 기대가 있었던 것이다.
기대만큼의 상실감, 내부 갈등 그리고 자본의 공세
이처럼 15만 조합원의 기대를 안고 출발한 금속노조는 시간이 지날수록 기대만큼의 역할을 하지 못하면서 기대는 차차 줄어들게 되었다.
게다가 기존 4만 조합원이 보기엔 완성사 대공장들이 제 역할을 다하지 못한다고 느끼고, 완성사조합원들이 보기엔 금속노조 운영체계와 교섭구조가 낯설고, 완성사에 대한 요구가 너무 많다는 느낌을 갖게 되었다. 15만이 동일한 요구로 단일한 실천이 전개되지 못하면서 오히려 내부 차이가 도드라지는 결과를 가져왔다.
특히 대자본의 금속노조 불인정과 중앙교섭에 대한 완강한 저항, 그에 발맞춘 수구보수언론의 금속노조 때리기는 현장의 단일한 인식과 실천을 더욱 어렵게 만들었다.
3대 핵심과제의 미해결과 지도집행력의 약화
5기 지도부 시기는 시기적으로 보면 핵심적 사업으로 3가지 과제 해결을 요구받고 있었다. 그 3가지는 중앙교섭 쟁취, 1사 1조직 실현, 기업지부의 지역지부 재편의 과제였다.
중앙교섭 쟁취의 문제는 4만 금속노조 시절 확립한 기본협약을 기초로 산별협약으로 발전, 사용자단체에 대자본의 참여 등을 통해 금속노조가 산별교섭구조를 확보하면서 산별노조로 발돋움하고, 산별협약을 완성해 나가는 발전전망의 단초였다. 하지만 현재 중앙교섭투쟁은 제대로 이뤄지지 못하고, 기업지부 원심력이 오히려 강화되는 역작용이 초래되었다.
1사 1조직 실현은 정규직과 비정규직의 조직적 통합을 통해 계급적 단결을 이루기 위한 과제였다. 타타대우처럼 비정규직과 정규직의 통합력이 높아지는 모범 사례는 있으나, 현대자동차지부에서의 연이은 규약변경의 부결에서 표현되는 것처럼 1사 1조직의 실현은 금속노조의 사업으로 지체되고 있으며 여전히 남는 과제이다.
기업지부 지역지부 재편은 금속노조 건설 과정에서 조직내적으로 가장 해묵은 논란중의 하나이다. 지난 2006년 완성대대에서 부칙조항으로 2009년 10월에는 모든 기업지부 사업장이 지역으로 편제하기로 결의한바 있다. 그렇지만, 판매, 정비 재편 방식에서부터 출발한 기업지부의 지역지부 편제 논란은 오랜 중앙위 토론과 논쟁, 중앙위 결의안의 대대 부결, 다시 중앙위로 넘겨지면서, 현재 6기 임원선거를 앞둔 시점까지 명쾌하게 정리되지 못하고 있다. 특히 기업지부의 재편과 대표지회장 선출 방식의 논란은 현대자동차 선거 방식을 둘러싼 현대자동차지부의 논란과 결정, 기아자동차지부의 논란 등으로 이어지면서 조직체계를 둘러싸고 조직내 갈등구조를 낳고 있다. 이 과정에서 기업지부 원심력 강화현상이 두드러지게 나타나고 있다. 이에 빗대어 수구언론은 ‘금속노조 금가는 소리’ 들린다는 비아냥을 하고 있는 실정이다.
결국 이 과정에서 조직 강화와 확대는 이루어지기 어려운 조건이 되었고, 조직내 통합력도 약화되면서 금속노조 지도집행력은 지속적으로 약화되는 과정이 될 수밖에 없었다.
과연 금가는 금속노조인가?
지난 3년간의 금속노조 활동은 계급적 단결과 강화라는 산별노조의 목표로 전진하지 못하고 있으며 완성사를 중심으로 한 기업지부의 원심력에 휘둘리고 있는 실정은 분명하다. 이런 현상으로 인해 기업지부의 지역지부 편제를 앞두고 나타나고 있는 기업지부의 상황들은 금속노조의 계급적 결집보다는 금속노조 존재 이유에 의문을 제기하고 있는 상황으로 나아가고 있기도 하다. 그런점에서 금속노조 운동이 산별노조 완성으로 나아가는 데 있어서 많은 장애에 노출되어 있음은 사실이다. 그렇다고 해서 금속노조가 자본과 정권이 원하는데로 금이 가고 산통이 깨질 것이라는 것은 저들의 희망사항에 불과하다.
저들은 ‘공멸노동운동 더 이상 안된다.’, ‘강성노조 욕심 때문에 다른 근로자까지 피해’, ‘금속노조 이대로는 절대 안된다.’, ‘1년 내내 노사협상 ‘산별교섭’ 역기능 더 크다‘며 온갖 금속노조에 대한 트집과 험담을 1년 내내 쉬지 않고 퍼붓고 있다.
이러 이유는 ‘올해들어 지난달까지 발생한 노사분규 52건 가운데 민주노총 사업장이 전체 94.2%를 차지했다. 특히 민주노총 산하 최대조직인 금속노조가 36.5%로 단연 1등이었다.’라는 노동부의 보고에서 드러나듯이 자본과 정권이 꿈꾸는 ‘노사상생의 협조적 노사관계’에 금속노조가 최대 걸림돌이라는 것을 자신들의 표현방식으로 나타내고 있는 것이다.
‘노사상생의 협조적 노사관계’란 다름아닌 노동유연성의 확보이고 그 내용은 “△해고예고기간 단축 △임금체계 개선 △고용형태 다양화 △재량적 근로시간 도입 등 다양한 방안을 검토중이다. 또 이와 별도로 정규직의 고용유연성을 위해 단체협상 조항 정비도 추진하고 있다.”라는 노동부의 언급에서 확인할 수 있다.
결국 저들의 희망은 ‘투쟁하는 금속노조’의 붕괴이고, ‘자본에 기여하는/자본과 함께하는 금속노조’가 되었으면 하는 자본의 일방적 바램 일 뿐이다. 문제는 금속노조가 처한 현실과 단면이 저들에게 희망(?)의 빌미를 주었다는 것이고, 이점에 대해 금속노조의 각성이 필요하다.
어디서부터 산별노조 길 찾기를 할 것인가!
금속산업연맹 시절 금속노조 건설 논의와 금속노조 출범과 운영의 경험이 10여년이 되고 있다. 10여년 전 산별노조 건설을 논의 할 시기에는 세계 각국의 산별노조 건설 경험을 차용할 수밖에 없었고, 금속노조는 유럽의 제도화된 산별노조를 모방하였다.
그렇지만 유럽의 산별노조는 계급 타협을 기초로 한 관료적, 상층 중심의 중앙집권화 된 산별노조의 형태로 정착한 상태였고, 한국의 민주노조운동과는 많은 거리가 있었다.(역설적이게도 그들은 한국 노동자들의 투쟁과 총파업에 오히려 열광하였고, 미국에서 제기된 사회운동적 노조주의도 한국의 투쟁하는 노동운동으로부터 시사 받은바 크다)
그런점에서 민주노조운동의 전통인 자주성, 계급성, 변혁성, 연대성을 올곧게 계승․발전하고, 현장을 중심으로, 계급적 결집을 바탕으로 한 산별노조 건설/완성 투쟁이라는 목표로 재구성, 재조직 할 필요성이 확대되고 있다. 예컨대 민주노조운동에 기반한 한국적 산별노조의 상을 재구성해야 한다는 것이다.
금속운동의 투쟁기풍 복원과 현장을 뛰는 사업기풍의 확립
최근 제기되는 금속노조의 사업의 위기와 투쟁의 위기의 원인은 다른데 있지 않다.
자본은 끊임없이 노동유연화 공세를 다양한 방식과 통로로 치고 들어오는데 반해, 노조운동은 단결하고 연대하는 노력이 저하되고 있는 점에 기인한다. 이를 복원하기 위해서는 현장을 발로 뛰고 조직하는 사업기풍이 형성되어야 한다. 현장보다 앞장서고 책임지는 금속노조/지도부의 상을 하나 둘씩 만들어 가야 한다는 점이다.
내부 차이 극복과 신뢰의 확보
노동내부 구성의 분절은 자본이 만들어 놓은 것은 분명하지만 그렇다고 모든 것을 자본 탓만 해서는 곤란하다. 내부 차이를 인정하고, 이를 좁혀나가기 위한 사업과 실천이 꾸준히 이어져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조직내부에 상호 신뢰감이 형성되어야 한다. 조직 내부에 갈등 구조가 존재 할 수 있으나 소통과 민주적 운영, 신뢰구축을 통해 조직적 단결의 수준을 높여가야 계급적 단결도 가능하기 때문이다.
지역 중심 금속노조로 재편
그 동안 민주노조운동은 현장중심의 사업을 통해 전국적 노동운동 망을 형성․집중하면서 발전해 왔다. 그렇지만 지금은 현장에만 갇힌 활동, 노동중심의 활동만으로 제기되는 사안을 대응하기 어려운 상황과 구조가 되고 있다. 작년 미국 쇠고기 반대 촛불투쟁이 그 예가 될 것이다. 이제는 일터와 삶터가 연결되고 그 가운데 노동자가 지역에서 민주노조운동의 연대성과 계급성을 확대할 필요가 있다.
금속노조는 출범 당시부터 지역(지부) 활동을 강조 해 왔으나 구체적 사업으로 진척되지 못하였다. 왜냐하면 산별노조로서 금속노조는 일차적으로 중앙집중화 된 조직체계와 중앙차원의 교섭과 정책, 투쟁에 대한 요구와 담보가 우선되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앞으로는 목적의식적으로 지역지부로 예산과 인력 배치를 확대하는 계획과 실천이 필요한 시기가 되었다. 충분한 예산과 인력이 배치된다면 지역(지부)사업의 다양한 구상과 실천이 지역사업으로 전개와 확대가 될 수 있을 것이며 이를 통해 금속운동은 질적 상승과 전환이 가능하게 될 것이다.
산별노조 전망에 대한 집중과 결단
‘금속노조 무용론’, ‘반(反)금속노조 기류’는 여전히 일각에서 제기되고 있으며 ‘금속노조 흔들기’는 계속될 것이다. 특히 금속노조 6기 임원선거를 앞두고 더 거세질 수 있다.
노사관계 선진화를 미명으로 ‘투쟁하는 노조’보다 ‘서비스형 노조’를 꿈꾸고 설교하는 자본의 의도가 ‘금속노조 무용론’과 동전의 앞뒷면으로 연결되어 있기 때문이다.
그런점에서 산별노조 완성의 길은 아직까지 한국 사회의 조건에서 녹녹하진 않다. 그렇기 때문에 민주노조운동의 역사적 경험과 힘을 집중해서 결단하고 돌파해야 한다. 그것은 다름아닌 15만을 넘어서는 조직화전략과 조합원들이 요구를 상승/발전시키면서 한국적 산별노조 건설을 향해 일관되게 전진할 때 가능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