홈 > 이슈페이퍼 > 이슈페이퍼
이슈페이퍼
 

'과속이 걸린' 해외현지생산, 어떻게 대응할 것인가?

‘과속이 걸린’ 해외현지생산, 어떻게 대응할 것인가?


 
                                      이상호(금속노조 정책연구원 연구위원)


 


1. 위험한 도박판에 서 있는 한국자동차산업


최근 들어 연일 지구화시대 노동조합이 봉착한 도전 중의 하나가 바로 자본의 초국적화이다. 노동의 입장에서 볼 때 해외로의 생산기지 이동과 초국적인 생산체제는 노사관계 패러다임 그 자체를 변화시키고 있다. 또한 자본의 초국적화은 자본의 노동에 대한 커다란 압력수단으로 작용한다. 자본은 항상 자신에게 유리한 조건이 아니면 언제든지 ‘해외로 나가겠다’고 위협할 수 있으며, 이를 통해 노조의 양보교섭을 끌어낼 근거를 마련하게 된다. 이에 대해 노동조합은 실질적인 대응책을 마련하기에 어려운 상황에 봉착하고 ‘국수주의적’ 방어에 머물거나, 아무런 대책없이 ‘무장해제’를 당할 수밖에 없다.


이러한 한국자동차산업의 해외진출은 노동조합으로 하여금 글로벌생산과 경영에 대한 보다 적극적이고 능동적인 대응전략을 요구하고 있다. 이미 국내에서 커다란 문제를 야기시키고 있는 생산물량과 차종을 둘러싼 노동자 내부의 갈등이 국제적 차원으로 비화될 가능성이 농후하다. 노조의 관점에서 글로벌경영으로 인해 발생하는 가장 큰 문제는 ‘물량싸움’이 국제적으로 확대될 수 있다는 것이다. 특히 임금과 노동조건의 수준이 다른 생산입지간 국제적 경쟁은 질적으로 다른 문제를 파생시킨다. 임금수준과 노동조건이 좋은 나라의 노동자들은 노동비용이 낮은 다른 곳으로의 물량이동을 막기 위해 양보교섭을 하지 않을 수 없는 상황이 발생한다. 이는 바로 국내공장의 임금과 노동조건의 질 적 저하를 추동하는 압력으로 작용하고, 이에 대한 노동자와 노동조합의 국내외적 대응전략은 딜레마에 빠질 가능성이 높아진다. 생산과 노동조건에 대한 국제연대를 방기하고 국내생산입지의 이해만을 추종하는 경우 경영측의 비용절감과 협조적 노사관계를 수용할 수밖에 없는 상황에 봉착한다. 그러나 초국적화되고 있는 자본의 글로벌 생산에 대한 국제조직망의 구축은 노동조합이 적극적이고 능동적인 국제연대를 위해 반드시 넘어야 할 산이다.


2. 현대차그룹의 ‘글로벌 탑5전략’의 실체


현대자동차가 해외에 현지공장을 만들게 된 주요요인은 주요시장을 진출하기 위한 교두보를 확보하면서 현지 내수시장의 직간접적 장벽을 넘어서기 위함이다. 특히 터키는 북미 다음으로 주요한 해외시장인 유럽을 겨냥하여 터키의 저렴한 노동력과 유럽시장에 대한 지리적 접근성을 적극 활용할 수 있는 이점이 있기 때문이다. 또한 인도 공장 역시 동남아 시장 확보를 위한 생산기지로 활용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상대적으로 경쟁이 덜한 내수시장에 상대적으로 용이하게 접근할 수 있다는 판단 때문이었다. 세계최대 자동차시장으로 부상한 중국에도 글로벌메이커들보다 늦은 2002년에 성공적으로 진출하여 기반을 다지는데 성공하였다.


98년 아시아 외환위기를 극복하는 과정에서 낮은 숙련도와 장시간 노동 및 저임금에 기초한 수량적 유연화의 강화와 품질 향상으로 내부 경쟁력을 강화하는데 성공한 현대자동차는 엔고에 의한 일본 업체와의 가격경쟁력을 더 크게 벌려놓으면서 세계시장에서의 점유율을 지속적으로 높여갔다. 이런 성공에 힘입어 현대자동차는 최대 수출시장인 미국시장을 안정적으로 확보하고 환율변동에 따른 환차손을 최소화함으로써 기업의 이익을 극대화하기 위해 2005년 미국에 현지공장을 건설하게 된다. 그 후 제2의 수출시장인 서유럽 시장을 위해 저임금 국가인 슬로바키아에 기아자동차가 생산 공장을 건설하게 된다. 그리고 2009년 현대자동차가 체코에 현지공장을 가동하게 된다. 2010년에는 신흥시장으로 부상하는 러시아에 공장을 완공한다. 남미 신흥시장의 중핵으로 떠오르는 브라질 시장을 겨냥하여 2012년 완공을 목표로 공장건설을 계획하고 있다.


<그림> 2011년 현대차그룹의 국내외 조립공장의 생산능력과 목표치
전망그림1.jpg


자료: 최원석(2011)


이처럼 한국자동차기업 - 현대차그룹 - 은 후진국에 대한 현지생산을 시발로 경험과 노하우를 축적한 선진국 시장에 현지공장을 신설하는 패턴을 보여주고 있어 일본기업들이 보여주었던 방식과는 정반대의 길을 걸었음을 볼 수 있다. 그러나 생산입지에 따라 현지생산의 목표에 차별성을 보이고 있다. 유럽과 인도는 현지 내수시장은 물론 주변시장을 진출하기 위한 전진기지로 활용되는데 비해 미국, 러시아, 중국의 현지공장은 내수시장 확보를 목표로 하고 있다. 이러한 생산입지의 차별성은 각국가간 생산입지의 특수성이 반영된 것으로 풀이된다. 유럽 공장의 경우 유럽시장과의 지리적 근접성과 저렴한 생산요소비용을 활용하려는 생산전략(product strategy)에 기초한 반면, 미국의 경우는 경쟁이 심한 내수시장에서 경쟁력을 확보하기 위해 시장변화에 능동적으로 적응하고 변동성이 높은 환율로부터 안정적인 수익을 보장받으려는 수익전략(profit strategy)을 강조한 결과로 보인다. 인도, 중국, 러시아 등과 같은 후진국의 생산입지는 새롭게 확대되는 현지 내수시장을 침투하기 위한 시장전략(market strategy)으로 규정할 수 있다.


현대차그룹의 생산의 글로벌화는 수출의 다변화 → 현지 조립생산(KD 생산) → 선진국 현지생산 → 후진국 현지생산 → 선진국 현지생산 등의 경로로 발전되어왔음을 볼 수 있다. 그리고 최종적으로 각 나라별로 분산되어있는 해외현지공장을 하나의 생산네트워크로 연결하여 생산과 판매의 최적화를 꾀하는 글로벌생산체제를 구축하게 된다.


3. ‘글로벌 탑5전략’의 숨겨진 비밀


이러한 과도하고 급격한 해외직접투자는 가동률 측면은 물론, 투자비회수율 측면에서 상당한 위험성을 내포하고 있다. 특히 해외공장의 건설 및 가동에 들어간 과도한 투자비용이 직접투자방식은 물론, 현지차입방식을 통해 이루어졌기 때문에, 판매부진으로 인해 생산능력 대비 가동률이 급속히 떨어지면 바로 현대자동차그룹의 유동성위기로 이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더 큰 문제는 현대차그룹이 글로벌 생산전략을 채택하고 난 후 해외현지공장을 건설하기 위해 무리하게 투자를 추진하고 있을 뿐만 아니라, 그 투자비의 상당부분이 지난 10년 동안 현대차그룹이 국내외 판매를 통해 벌어들인 순이익으로부터 나온 것이라는 사실이다.


한편 이러한 엄청난 해외직접투자에도 불구하고 해외현지공장의 계속적으로 적자를 유지하다가 최근 수익성이 약간 회복된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과도한 생산능력을 받쳐줄 수 있는 양 만큼 현지생산에 대한 현지판매가 이루어지지 않기 때문에 출혈경쟁전략이 불가피해진다. 해외 현지판매확대를 위해 후발업체인 현대기아의 선택은 저가판매 전략에 의존 할 수밖에 없다. 특히 선진국시장에서 마이너스 영업이익을 감내하면서까지 저가할인공세를 취하고 있다. 이러한 문제의 심각성은 국내 및 해외지역간 영업이익률의 엄청난 차이로 분명하게 드러난다.


<그림> 현대차의 세계 지역별 영업이익률의 차이 (단위: %)
전망그림2.jpg
자료: 이상호(2010a; 91)
 


이와 같이 해외공장에서 규모경제 실현을 위한 대규모 투자와 증대하는 마케팅 비용 등으로 기업경영에 필요한 최소한 수익을 확보하지 못하고 있는 현대기아차그룹은 해외부문의 손실을 국내시장에서 보전하는 이윤전략을 채택하고 있다. 이는 국내시장에서의 독점적 지위를 이용한 지대추구가 가능하기 때문이다.


이처럼 해외생산최적화 전략이 글로벌 생산네트워크를 확대 심화시키면 모공장과 해외공장간의 경쟁이 불가피해지고 기업은 공장간의 비교를 통해 양보교섭을 강요하게 되고 노조는 방어적 수세에 몰려 작업환경이나 임금조건 개선 등에 효율적으로 대처할 수 있는 물적 토대를 상실할 가능성이 높아진다. 경기변동에 따라 국제수요가 격감하여 공장 가동률이 떨어지게 되면 공장간 생산물량 확보를 위한 경쟁이 일어날 가능성이 높을 뿐만 아니라 모공장이 해외공장의 생산 불안정성을 완화시킬 수 있는 역할을 하지 못함으로써 과잉생산능력으로 인한 모공장의 경영악화가 심해질 가능성이 존재한다. 또한 현지생산최적화 전략에 따라 생산물량 우선주의가 경영목표로 자리함에 따라 장시간 노동이 일반화되고 한국식 일방적인 노사관계를 접목시킴으로써 현지 노조와의 마찰이 발생할 가능성이 높다. 인도공장과 체코공장에서 일어난 노사분규가 이를 증명한다. 결론적으로 현대차그룹이 현재 추진하고 있는 해외거점별로 지역 수요만을 고려하여 생산능력을 확장하는 생산확대 전략은 시장수요가 급변할 때 과잉생산능력으로 인한 경영위기에 직면할 수 있는 위험성이 매우 높은 전략이라는 점이다. 이상과 같이 글로벌 경영전략이 시장확대와 이익증대를 위해 불가피한 전략이지라도 그에 따른 위험요소를 결코 간과해서는 안된다. 도요타의 사태가 우리에게 주는 교훈도 바로 이점이라고 할 수 있다.


마지막으로 현대차그룹의 해외진출전략은 국내의 임금, 노동조건 및 고용에 중요한 영향을 미치고 있다. 이 때 주목해야 할 것은 그 영향이 자본의 해외생산전략이 어떤 목적에 따라 추진되는지, 그리고 이와 관련된 노사관계의 변수가 어떤 조건을 제공하고 있는지에 따라 달라진다는 점이다. 특히 임금, 노동조건과 고용에 대한 국내 노사관계의 조절체계가 국내생산입지의 질적 역량을 강화시키는 방향으로 작동하는지에 따라 다른 결과가 초래될 수 있다. 특히 한국자동차산업의 경우 산업차원의 협의 및 교섭체계가 여전히 미약하고 기업차원에서 노사간 이해가 조정되는 현실에서 완성차업체의 노사가 범할 수 있는 일종의 ‘담합구조’는 내부노동자의 열위계층(청년 및 주변노동자)는 물론, 부품 및 협력업체의 임금과 노동조건의 악화를 방기할 수 있는 위험성이 크다. 세계자동차시장의 경기가 호황을 누리고 한국차에 대한 수요가 유지되는 한 기존의 해외진출전략은 큰 무리가 없이 작동할 수 있을 지 모른다. 하지만 적정한 시장수요를 넘어서는 생산능력(production capacity)을 이미 완공한 현재의 시점에서 외적 충격은 바로 국내생산입지의 위축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 이러한 상황은 국내생산입지의 임금, 노동조건, 더 나아가 고용의 직접적인 축소로 나타날 것으로 보인다.


4. 노동조합의 ‘무능하고 실효성없는’ 대응


한국자동차산업의 해외진출전략에 대해 노동조합은 지난 10년 동안 ‘국내생산유지와 고용보장’을 중심으로 대응하였다. 해외공장의 증설과 차종이관을 둘러싼 노사간의 협의와 교섭은 2000년대 중반 이후 본격화되었고, 이에 대한 결과는 단체협약과 부속합의서를 통해 확인할 수 있다. 하지만 국내생산량의 유지, 차종 해외이관시 노조와의 합의, 경영위기시 해외공장의 우선폐쇄 등을 주요내용으로 하는 해외공장 관련 내용은 구조조정과 고용안정에 대한 단체협약사항에 포함되어 있다. 하지만 이러한 노사간 합의에 기초한 단체협약은 해외공장의 건설에 대한 경영측의 일방적 추진에 의해 사실상 ‘사전적 제어장치’로서 그 기능과 역할을 수행하고 있지 못하다. 더 나아가 경영위기시 해외공장의 우선폐쇄조항은 그 실효성이 의심될 뿐만 아니라, 국내생산입지의 우선적 보장을 위주로 하는 국내 노동조합의 내부이해중심적 태도를 보여주는 대표적 조항이기도 하다.


이와 같이 노동조합은 자동차업체의 해외현지공장에 대해 타당성, 목적 및 방법과 효과 등에 대한 전반적인 검토와 개입에 대한 규제장치를 마련하기 보다는 단기적이고 선언적인 협약의 명문화에 치중하는 모습을 보였다. 특히 해외공장의 건설이 국내생산입지와 고용에 대해 미치는 중장기적 영향을 면밀하게 분석하고 이에 대한 대응정책을 마련하는 전략적 고민은 사실상 부재하였다. 해외현지공장문제는 매년 이루어지는 단체교섭의 주요 교섭사항이었지만, 임금인상과 복지향상을 좀 더 달성하기 위한 ‘교섭용 수단’으로 치부되었다.


특히 글로벌 생산전략에 대한 대응방안으로 주요하게 제기되는 노동자의 국제연대는 사실상 전무했다고 평가할 수 있다. 2008년에야 비로소 현대차그룹 산하 국내외 생산입지를 대표하는 노동조합(미국/슬로바키아/인도 등)들이 첫 회의(글로벌 노동자 네트워크)를 가졌고, 2010년 2차 회의를 체코 금속노조가 포함된 상태에서 슬로바키아에서 열렸지만, 국내외 생산입지를 대표하는 노동조합의 국제연대에 대한 가장 초보적인 선언문을 채택하는 수준에 머물렀다. 이와 같이 자본의 글로벌 생산전략에 대응하기 위한 노동조합의 국제연대는 아직도 걸음마 수준에 머물러 있는 것이 한국의 현실이다.


5. 글로벌 생산전략에 대한 대응기조와 전략적 과제


노동조합은 자동차산업의 해외현지생산에 대해 다음과 같은 문제의식과 대응기조를 분명히 해야 한다. 첫째, 초국적 자본화의 대표적 사례인 자동차업체의 글로벌 경영과 생산에 대한 국내 노동조합의 대응전략과 실천방안이 요구된다. 신자유주의적 지구화가 초래하고 있는 노동의 주변화와 분단화를 막아내기 위해서는 기존의 보호 및 보상정책을 넘어서는 참여 및 형성정책이 노동조합에게 필요하다. 둘째, 노동의 분할과 생산입지간 경쟁을 초래하는 해외생산전략을 능동적으로 제어하기 위해서 임금, 노동조건과 고용의 균형적 보장을 위한 노동자간 국제연대는 물론, 생산과 경영문제를 논의할 수 있는 글로벌 노동자네트워크가 필요하다. 기존의 국내생산입지에 대한 수동적인 방어정책을 넘어서는 국내외 생산입지간 ‘균형적이고 지속가능한’ 발전전략을 노동조합의 국제연대사업과 활동의 중심적 의제로 설정해야 한다. 셋째, 비용절감과 과당경쟁을 조장하고 있는 밀어내기식 생산방식을 극복하고 국내생산입지의 공동화와 주변화를 초래하는 무차별적인 해외진출전략을 제어해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저진로전략의 관성에 젖어있는 자동차업체의 생산체제를 고부가가치/고품질에 기반한 생산입지의 역량강화를 추동하는 방향으로 패러다임을 전환시켜야 한다.


이와 같이 금속노조와 완성차지부는 자동차산업의 글로벌 생산시대에 직면하여 보다 적극적이고 능동적인 전략과 대응을 요구받고 있다. 이러한 상황에서 해외생산은 물론 글로벌 경영 그 자체에 대처할 수 있는 노동조합의 전략적 과제를 도출하고 이를 달성하기 위한 실천적 대응방안을 마련하는 것은 미룰 수 없는 과제이다. 한국자동차업체가 진출한 각 국 현지공장의 노동조합과 함께, 상호 연대와 협력을 통해 투자와 물량을 유인하기 위해 벌어지는 생산입지간 ‘출혈경쟁’을 예방하지 못하면, 자본의 ‘저진로전략’에 기반한 생산의 글로벌화에 종속될 수밖에 없는 상황에 처해 있다. 따라서 각 생산입지간 시장과 제품전략을 분석하고 보편적 고용 및 노동조건을 관철하여 노동자간 경쟁을 제어하기 위한 노조의 대응방안을 강구해야 한다.


이러한 노조의 대응전략은 기존의 임금 및 노동조건 등과 관련된 보호 및 보상전략이라는 소극적이고 방어적인 방향이 아니라, 현대차그룹을 비롯한 자동차업체의 글로벌 생산전략이 지닌 문제점과 위험성을 산업사회의 지속가능한 발전이라는 패러다임차원에서 비판하고 대안을 제시해야 한다. 소위 노조의 ‘참여와 형성전략’에 기반한 글로벌 노동자 네트워크의 구축과 경영 및 생산문제 전반에 대한 대안적 프로그램을 금속노조와 완성차지부가 각 국 해당노조와의 공조 하에 만들어내야 한다.


이제 노동조합은 기존의 방식, 즉 물량유지와 확보에만 노력을 기울여서는 안된다. 생산과 투자, 판매와 개발에 대한 노동조합 차원의 실질적 개입이 없다면 물량 확보는 ‘주는 떡 받아먹기’에 불과하다. 물량에 대한 실질적인 권한 대부분이 자본에게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해외사례를 보더라도 물량결정은 자본의 선택에 의해 좌우되는 경우가 많다. 이와 같이 노조가 글로벌 생산에 대해 수세적, 방어적 위치에서 물량을 ‘유지’하는 수준에 머무는 것이 아니라, 무엇보다도 독일의 ‘공동결정제도’와 같은 의사결정과정에 대한 참여와 결정권을 제도화하는 것이 시급한 과제이다. 해외현지생산에 대한 대응을 단기적인 물량과 임금보전차원에서 접근하는 우를 범하지 않아야 한다. 즉 ‘공동결정제도’의 도입은 글로벌 생산체제로 인해 생산의 유연성이 높아지는 현재의 시점에서 다른 것을 희생하더라도 반드시 쟁취해야 할 노동자의 전략적 과제라고 볼 수 있다. 결국 향후 진로는 물량확보를 통한 장시간노동체제에 자족할 것인지, 아니면 한국자동차산업의 미래지향적 패러다임재편의 주체가 될 것인지에 대한 조합원들의 선택에 달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