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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속노조 현장간부의 산별노조 인식과 전망

홍석범 / 금속노조 노동연구원 연구위원
금속노조연구원   |  

2001년 출범한 금속노조가 올해로 벌써 15주년을 맞이하고 있다. 완성차 4사가 산별노조 전환을 결의한 2006년을 기점으로 삼는다고 하더라도 10년이 훌쩍 지난 셈이니, 금속노조의 산별노조운동도 흘러온 세월로는 어느덧 상전벽해에 이르렀다고 할 수 있겠다. 그러나 ‘운동의 시간’(period of movement)이 항상 ‘운동의 성숙’(maturity of movement)을 보장하지는 않는 듯하다. 여전히 금속노조 안에는 과거부터 해소되지 못한 채 온존하고 있는 여러 쟁점들이 산적해있기 때문이다. 조합원의 고령화와 침체된 현장조직력, 산별중앙교섭의 위축과 다층적 교섭구조의 피로감, 조직규모의 정체와 미조직사업의 난맥, 매번 유예되고 있는 기업지부 해소와 지역중심성 약화, 정치세력화에 대한 현장의 불신과 노동정치의 실종, 현장간부의 관료화와 재생산의 위기 등은 모두 금속노조가 당면해있는 현안일 뿐만 아니라 산별노조운동의 중장기적인 전망을 구상함에 있어서도 핵심적인 쟁점들이다. 그러나 그 무게감과 중요성에도 불구하고 대부분은 조직 내에 공식적인 논쟁의 대상으로 등장하지도 못한 채 산별노조운동의 토대를 침식시켜가고 있다.

이러한 문제의식 속에서 이번 이슈페이퍼에서는 금속노조 현장간부들의 산별노조 인식을 확인함으로써 현재 금속노조가 처해있는 산별노조운동의 한계와 이후 전망에 대해 논의해보고자 한다. 여기서 현장간부라 함은 산별노조 중앙이나 지역지부 같은 초기업단위가 아니라 각각의 단위사업장을 대표하는 임원 및 집행위원과 대의원을 지칭하는데, 다른 누구도 아닌 현장간부의 산별노조 인식을 살펴보는 이유는 이들이 금속노조의 상층부와 현장을 잇는 독특한 위치에 있기 때문이다. 예컨대, 초기업단위를 활동반경으로 삼는 산별노조 중앙, 지역지부 간부들과 달리, 현장간부는 기본적으로 자기 사업장 조합원들의 이익을 직접적으로 대변하며, 초기업단위의 상근간부가 대부분 채용간부인 데 반해 현장간부는 자신들이 속한 사업장의 조합원들로부터 직접 선출된 까닭에 현장에 대해 강한 영향력을 갖고 있다. 즉, 현장간부들의 의지와 노력에 따라 산별노조 중앙이나 지역에 대한 조합원들의 관심과 참여가 크게 달라진다는 점이다. 따라서 현장간부들은 조직 내에 그 어떤 집단보다도 금속노조를 잘 대표하는 집단이라고 칭할 수 있다.

현장간부들의 산별노조 인식을 알아보기 위해 이 글에서는 2016년 금속노조 연구원이 실시한 <산별노조 발전전망 마련과 현장조직력 강화를 위한 금속노조 현장간부 의식조사> 자료를 활용했다. 전체 현장간부를 대상으로 진행된 위 설문조사는 △단위사업장의 현장조직력, △노동조합 간부 활동, △산별노조 인식, △기타 사회의식 및 가치관 등에 대해 묻고 있으며 여기에서는 주로 ‘산별노조 인식’에 관한 분석결과를 활용했다. 설문조사는 2016년 3월말부터 6월말까지 3개월에 걸쳐 이뤄졌으며, 총 5,165부의 설문지가 배포, 2,299부가 회수됐다(회수율 44.5%). 회수된 설문지 가운데 불성실한 응답 등으로 인해 분석이 불가능한 24부를 제외한 2,275부가 최종 분석에 활용됐으며(분석률 44.0%), 이들에 대한 기초정보가 <표 1>에 제시돼있다. 간략히 살펴보면, 우선 연령대별로는 전체 응답자의 44.0%가 40대였으며, 그 다음으로 30대가 33.1%, 50대 이상이 18.9%의 분포를 보였고, 20대 현장간부는 단 4.0%에 불과했다. 학력별로는 고졸이 69.4%, 전문대졸이 23.2%의 분포를 보인 데 반해 대졸 이상은 7.3%에 그쳤고, 직종별로는 생산직이 85.2%로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었다. 근속기간은 21년 이상이 34.5%, 20년 이하가 34.1%로 10년 이상의 장기근속자 비율이 매우 높았으며, 노조직위별로는 임원 및 집행간부가 41.2%, 대의원이 50.5%를 차지하고 있었다. 전체 응답자 가운데 64.1%는 이번 임기 이전에도 노동조합 간부를 경험해본 적이 있다고 답했으며(재임간부), 소속지부별로는 지역지부에 속한 현장간부(기업지회, 지역지회 임원, 집행간부, 대의원 등)가 76.7%, 기업지부 간부가 23.3%의 분포를 보이고 있었다. 본문의 설문조사 분석은 이 같은 응답자 특성이 반영된 결과임을 유의하기 바란다. 아울러, 이 글에서는 현장간부의 산별노조 인식에 관한 주요 개념들을 찾아내기 위해 설문주제별로 요인분석(factor analysis)을 실시했으며, 본문의 분석 또한 각각의 설문항목이 아니라 요인들을 중심으로 서술했음을 밝혀둔다. 이하 본문에서 서술하고 있는 각 개념들의 문항구성은 글의 말미에 있는 별표에 제시돼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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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래에서는 설문조사 분석에서 도출된 주요 결과들을 검토하면서 금속노조 현장간부들의 산별노조 인식을 상세히 살펴보고자 한다. 구체적으로, 금속노조 현장간부들은 노동조합운동의 역할과 목표를 어떻게 설정하고 있는지, 산별노조체제가 기업별노조체제에 비해 어떤 효용성을 갖고 있다고 생각하는지, 나아가 실제 금속노조의 산별노조운동을 어떻게 평가하고 있으며, 금속노조에 대해 어떤 애착관계를 형성하고 있는지 등을 검토함으로써 금속노조 산별노조운동의 현재를 진단하고 이후를 전망하고자 한다.

*글의 전문은 파일로 첨부돼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