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정규직 노동조합 조직화와 친밀감의 정치
비정규직 노동조합 조직화와 친밀감의 정치
홍석범 (금속노조 노동연구원)
오늘날 우리나라 노동조합운동은 심각한 대표성의 위기에 직면해있다. 300인 이상 대기업 노동자들의 47.7%가 노동조합 조합원인 데 반해 100인 미만 사업체 노동자의 조직률은 2%가 채 되지 않으며, 정규직 노동자는 100명 중 20명 꼴로 조직돼있지만 비정규직 가운데 노동조합에 가입한 사람은 100명 중 단 2명에 불과하다. 1987년 노동자 대투쟁 이후 한 세대에 가까운 시간이 흘렀지만 대기업 정규직에 편중된 대표성의 문제는 전혀 해소되지 않았다는 점, 그리고 지난 15년 동안 우리나라 전체 노동조합 조직률이 10% 내외를 답보하고 있다는 점을 감안해볼 때 오늘날 노동조합 대표성의 위기는 고착화 된 상태에 있다고 진단할 수 있다.
임금노동자의 절반이 비정규직인 사회에서, 무노조경영을 고수하는 일부 재벌그룹사들을 제외한 대기업-정규직 노동조합 조직률이 사실상 포화상태에 이르렀음을 인정한다면 노동조합 대표성의 위기를 극복하는 단초는 무엇보다 비정규직의 노동조합 조직률을 높이는 데 있다고 할 수 있다. 그러나 비정규직 노동자들은 원하청의 다층적 고용관계에 따른 은폐된 사용자성과 교섭창구의 부재, 반복되는 계약기간의 종료-재계약으로 인한 상시화된 고용불안, 열악한 노동조건과 그에 따른 잦은 이직 등으로 인해 안정적인 노동조합 조직화의 토대를 갖고 있지 못하며, 그 결과 규모의 측면에서나 사회모순의 집약성에 있어 폭발적인 운동적 잠재력을 갖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아직까지 유의미한 집단적 주체로 도약하지 못하고 있다.
이번 이슈페이퍼에서는 심각한 위기에 놓인 우리나라 노동조합 대표성 문제를 극복하기 위해 무엇보다도 비정규직 노동조합 조직화가 절실하다는 문제의식에 입각해 조직화의 토대가 취약한 비정규직 노동자들이 어떤 조건에서 성공적으로 노동조합으로 조직되고 생존해갈 수 있는지 살펴보고자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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