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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중형조선소 회생의 마지막 기회

박종식/금속노조 노동연구원 비상임 연구위원

한국 중형조선소 회생의 마지막 기회

: 중국 조선산업의 위기와 한국 조선산업 생계태 회복 과제

 

2008년 말 글로벌 금융위기로 촉발된 조선산업 불황이 거의 10년째 이어지면서 대형 중소형 가리지 않고 모두 어려움을 겪고 있다. 2018년 이후 조선산업 불황이 바닥을 찍고 미약하게 회복세로 돌아서고 있지만, 대형 조선업체들과 달리 한국의 중형 조선업체들은 이미 많은 업체들이 시장에서 사라졌으며, 아직까지 남아있는 중형 조선소들도 위태로운 상황에 직면하고 중형 조선소에서 일하던 수많은 노동자들이 일자리를 잃고 어려움을 겪고 있다. 지난 10여년 한국 조선산업의 위기에서 과잉 설비의 문제점도 부인할 수는 없지만, 이후 한국 조선산업은 설비는 1/3 이상, 인력은 거의 절반가량 줄어들었다.

 

하지만 중형 조선업체들이 사라지는 동안 정부에서는 전체 한국 조선산업에 대한 장기적인 전망과 계획 하에서 어떠한 대책을 통해서 조선업체와 노동자들에게 비전을 제시해왔는지 여전히 의문이다. 산업의 불황으로 중형 조선업체들의 수주량과 건조량이 줄어드는 것은 어느 정도 불가피하더라도, 일자리를 보호하기 위해서 새로운 선박수요를 만들어 내거나, 제한된 일감이라고 하더라도 고용을 우선하는 정부정책과 경영방침을 통해서 불황의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한 노력들이 있어야만 하기 때문이다. 아울러 노동조합 또한 노동자들의 일자리를 지키기 위해서 적극적인 정책을 개발하고, 이를 관철하기 위한 노력을 기울여 왔는지에 대해서 되돌아볼 필요도 있다.

 

조선산업의 대표적인 특징인 수주산업이라는 특성상 호경기에 수주에서 제품인도까지 원활하게 진행되는 경우에는 별로 문제가 없지만 불경기에는 이와 같은 일련의 흐름이 한 번 중단되는 경우에 선순환 구조를 다시 회복하는데 중소형 조선소들의 경우에는 업체의 자체적인 노력만으로는 힘들 수가 있다. 즉, 선박건조 수요 확보에 대한 지원, 선박 수주계약 체결에 대한 지원, 그리고 선박 수주계약 체결 이후 운영자금에 대한 지원 등 최종 잔금을 받기 전까지 어려움에 직면할 수 있다. 따라서 현재 수주계약에서 부터 선박제작 과정에서 어려움을 겪고 있는 중소형 조선소들이 현재의 위기를 극복하고 다시금 회생할 수 있도록 적절한 지원이 필요하다.

 

이는 단순히 경쟁력이 없는 중형 조선소들을 무조건 살려야만 한다는 것이 아니다. 전체 조선산업에 대한 중장기적인 산업정책을 바탕으로 체계적인 발전 전망을 제시하고 이를 위해서는 적절한 수의 중형 조선소들이 필요하다는 점을 확인할 필요가 있다. 이와 같은 인식을 바탕으로 남아있는 중형 조선소들의 회생 또는 새로운 중형 조선소의 육성에 대한 고민이 필요할 것이다.

 

이 글에서는 조선산업의 수주산업이라는 특성을 고려할 때 개별 기업 스스로가 위기를 극복하기 힘든 현재 상황에서 사회적 차원에서 적절한 지원을 해 줄 필요가 있음을 주장하고자 한다. 적절한 수의 중형 조선소의 존재는 한중일 경쟁 상황에서 대형 조선업체들에게도 나쁘지 않으며, 또한 조선기자재산업의 안정성을 높여서 한국 조선산업의 건전성을 높일 수 있다. 즉, 어려움에 처한 중형 조선소들이 정상화될 때 장기적으로 한국 조선산업의 경쟁력이 강해지고, 건전한 조선산업 생태계가 조성될 수 있음을 강조하고자 한다. 아울러 한국의 중형조선소들의 경쟁상대라고 할 수 있는 중국 조선업이 전반적인 신뢰도 저하로 인해 위기에 직면한 상황에서 한국 중형 조선소들은 수주를 늘릴 수 있는 기회가 될 수 있다는 점에도 착목하여 중형 조선소들이 수주에 유리한 국면이라는 점에도 주목하고자 한다.

 

* 글의 전문은 파일로 첨부되어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