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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동차 부품사 기업들의 일자리 감소·이전 전략의 특징과 과제

김경근/금속노조 노동연구원 비상임 연구위원
금속노조연구원   |  

 

이번 이슈페이퍼에서는 자동차 부품사 기업들의 일자리 변동 추세와 특징을 살펴보고자 한다.

 

 

2010년대 이후 자동차 산업의 부품업체 수는 지속적으로 증가하였다. 전국 사업체 조사에 따르면 2016년의 경우 자동차 부품업체의 수는 10,211개로 2008-9년 글로벌 금융위기 당시에 비해 2배나 증가한 모습을 보여준다.

 

부품업체의 수는 증가하였지만, 종사자는 그 만큼 증가하지 않았다. 이 기간 동안 자동차산업의 고용은 약 17만 명에서 26만 명으로 약 50% 증가하는데 그쳤다. 부품기업의 증가에 따라 종사자의 규모는 늘어났지만, 부품업체 당 평균 종업원 수는 30명 대에서 26명 대로 하락하였다. 한편 자동차 산업 전체의 종사자 수에서 부품 업체 종사자 수가 차지하는 비중은 2010년대 이전 60% 대에서 2010년대 이후 70%로 그 비중이 높아졌다. 이는 2010년대 이후 완성차 기업 종사자들의 은퇴가 늘어나고 신규 충원은 적었기 때문이라고 볼 수 있다.

 

규모별 부품업체 수로 보면 2006년 대비 100명 미만의 사업장이 40%로 크게 증가하였고, 나머지 100인 이상의 큰 규모의 기업들은 25% 증가하였다. 2016년 기준으로 보면 50명 미만의 부품사업체가 전체의 90%라는 압도적인 수를 차지하고 있다. 규모별 종사자 수로 보면 50명 미만 사업장의 종사자들이 전체 부품업체 종사자의 38%를 차지하고 있고, 이를 100인 미만으로 확대하면 62%의 종사자들이 여기에 포함된다. 일반적으로 고용 규모가 클수록 일자리의 질이 좋다고 간주되므로, 자동차 부품업체의 경우 지난 10년간 안 좋은 일자리 위주로 증가했다고 해석할 수 있다.

 

이번 이슈페이퍼에서는 위에서 수치로 살펴본 고용 변화의 의미를 부품사 노동조합 활동가들의 면접을 토대로 해석하고 좀 더 심층적으로 이해하고자 한다.

 

부품사의 고용 현황의 첫 번째 특징은 개별 기업의 고용 규모가 점점 줄어들고 있다는 것이다. 전체 사업의 고용이 증가하는 것과 달리 개별 기업의 고용이 감소하는 현상은 부품사 기업들의 일자리 줄이기 전략 때문이다. 자동화와 모듈화를 통해 필요 인력의 절대적 양을 축소하고 있다. 또한 정년 퇴직 노동자가 급격하게 증대되는 것에 비해 신규 채용을 억제함으로써 고용 규모의 자연적 감소를 유도하고 있다.

 

두 번째 특징은 좋은 일자리에서 나쁜 일자리로의 이전·대체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는 것이다. 좀 더 규모가 큰 기업에서 작은 기업으로, 정규직에서 비정규직으로, 민주노조가 있는 곳에서 기업노조나 무노조 사업장으로, 일자리가 옮겨가고 있다. 이러한 부품사 기업들의 일자리 빼돌리기 전략은 다양한 방식으로 진행되고 있다. 이러한 흐름은 앞서 언급한 일자리 줄이기 전략, 부품사들의 해외 공장 이전, 기업 상속 등과 연계되면서 민주노조운동에 큰 과제로 부각되고 있다.

 

이번 이슈페이퍼에서는 이러한 두 번째 특징을 집중적으로 다루고 있다. 일자리를 이전시키는 외주화 전략은 크게 두가지 형태로 구분된다. 하나는 자신보다 작은 규모의 기업에게 외주를 주는 것이고, 다른 하나는 소유주가 같은 다른 기업에게 외주를 주는 것이다. 최근 주목해야 하는 것은 후자이다. 부품사들은 신규 물량을 배치할 때 그룹 내 다른 기업으로 이동하거나 혹은 아예 새로운 법인을 만들고 있다. 이 때 새롭게 물량을 이전받는 기업은 대부분 무노조 사업장 혹은 복수노조체제에서의 기업 노조가 다수인 사업장이라는 점을 주목해야 한다. 즉 부품사 기업들은 민주노조운동을 회피하고 저임금과 비정규직 노동력을 활용하기 위해, 별도 법인 설립이라는 새로운 방식을 개발한 것이다.

 

결론적으로, 한국에서 ‘바닥을 향한 경쟁’은 국제적으로 발생할 뿐만 아니라 더 큰 비중으로 국내 안에서 발생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이러한 일자리 감소·이전 전략에 대한 민주노조운동의 대응이 시급히 요구되고 있다.

 

* 최종 원고는 2019년 1월 7일 업로드 예정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