홈 > 이슈페이퍼 > 이슈페이퍼
이슈페이퍼
 

한국 조선산업의 전망과 숙련인력 확보 문제

박종식/금속노조 노동연구원 비상임연구위원
금속노조연구원   |  

한국 조선산업은 지난 10여 년 동안 어려움을 겪으면서 구조조정을 전개해왔다. 그리고 전 세계 조선산업의 완만한 회복세와 함께 한국 조선산업 구조조정은 거의 마무리 단계라고 할 수 있다. 이러한 과정에서 올 해 1월말 현대중공업의 대우조선해양 인수 발표는 한국 뿐 아니라 전 세계 조선산업과 해운업, 그리고 오일&가스 산업에서도 초미의 관심사가 되고 있다. 세계 3대 조선해양업체가 모두 한국에 있는데, 3개 업체 중에서 2개 업체가 통합을 한다고 하니 그 파장이 매우 큰 것은 자명할 것이다. 아울러 앞으로 실질적으로 국책은행 소유인 5개 중형조선업체들도 한 차례 인수합병의 파도가 지나가면 한국 조선산업 구조조정은 어느 정도 마무리될 것으로 예상된다.

 

그렇다면 설비와 인력축소, 대형과 중형 조선업체들의 인수합병과 통합의 구조조정 이후 한국 조선산업의 장래의 모습은 어떠한가? 조선산업은 사양산업으로 규정하고 향후에도 추가 구조조정을 통해서 설비와 인력을 대폭 축소해서 일본과 같이 조선산업의 명맥만을 유지할 것인지, 아니면 앞으로도 계속 한국 조선업체들이 세계 조선산업 시장에서 중요한 키플레이어이자 정상급 조선해양업체로서의 지위를 유지할 것인지에 대해서 방향을 정할 필요가 있다. 만약 전자의 입장이라면 미래를 대비한 설비투자나 인력확보 계획 등은 굳이 필요하지 않을 것이며, 후자의 입장이라면 현재의 지위와 경쟁력을 유지하기 위해서 과도한 설비투자는 아니더라도, 적절한 설비투자와 숙련된 인력을 확보하기 위한 전략을 수립, 나아가 향후 경쟁력이 떨어질 것 같으면 어떻게 이를 보완할 것인지에 대한 고민이 필요한 시점이다.

 

앞으로도 한국 조선산업의 위상에 대해서 전자가 아니라면 이제는 적정 일자리 규모를 유지하기 위한 전략, 그리고 기술직 및 기능직 부문에서 적정 숙련인력을 확보하기 위해서 개별 기업 차원을 넘어서는 전체 산업 차원에서의 전략수립이 필요하다. 즉. 이와 같은 고민들은 한국 조선산업이 향후에도 적정한 일감을 확보하고, 이에 따라서 생산에 필요한 인력들을 사전에 확보하고, 또는 사전에 양성할 필요가 있다는 점을 전제로 한다.

 

그런데 최근 거제, 울산, 영암 등의 지역 조선소들에서 일을 할 노동자들이 부족하다는 소식, 그리고 신규 충원을 위한 취업박람회 등의 뉴스들을 종종 들을 수 있다. 그런데 원청의 직영이 아니라 사내하청업체들의 채용계획만 들을 수 있다. 이는 원청업체들이 그 동안 수주받은 건조물량 생산계획에 따라서 사내하청업체들에게 물량을 배정할 계획을 수립하고, 이에 따라서 업체들은 노동자들을 모집하는 것이다. 이러한 과정에서 최근 증가한 생산물량의 대부분을 사내하청업체들에게 위임하고 있다. 즉, 직영인력을 충원해서 늘어난 생산물량을 처리할 계획은 없는 것으로 보인다.

 

거기다 현재 대부분의 조선소 직영 노동자들은 고령화가 진행되고 있고, 수년 내로 많은 직영 기능직 노동자들이 자연스럽게 정년퇴직을 할 것으로 예정되어져 있다. 이러한 상황에서 생산현장에서 필요한 숙련인력을 어떻게 확보할 것인가에 대해서 원청업체들의 고민은 전혀 보이지 않는다. 이러한 점에서 이와 같은 적정 숙련인력 확보의 문제는 전체 조선산업 차원에서 일정한 고민이 필요해 보인다.

 

오늘날 조선소에서 생산관련 장비들의 발전과 성능 향상으로 과거만큼 숙련인력이 대거 필요하지 않는다고는 하지만, 선주가 원하는 시기에 납기를 맞추기 위해서는, 특히 후반부 작업을 진행하는 후행공정에서는 적정 규모의 숙련인력을 확보해야만 한다. 우리나라보다 후발 조선산업 사례들인 중국 조선산업의 최근 위기와 신뢰도 저하, 한진중공업의 필리핀 수빅 진출 실패에서 우리가 배울 점은 일용직 형식으로 노동력을 확보하는 것이 아니라 어느 정도 비용을 지불하더라도 해당 조선소의 설비에 적응된 적절한 수의 숙련인력 확보라는 점을 유념할 필요가 있다.

 

이와 같은 문제의식을 바탕으로 이번 이슈페이퍼에서는 지난 10년 동안의 전세계 선박발주 및 한중일 3국의 수주동향과 고용동향을 살펴볼 것이다. 그리고 향후 한국 조선산업이 계속 일정 점유율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주력 제품이 되어야할 고가선종 시장(LNG운반선 중심) 및 해양플랜트 시장에 대한 전망을 검토할 것이다. 이에 대한 검토를 바탕으로 시장의 전망이 나쁘지 않다면 이에 대비한 중장기적 계획을 수립해야 하기 때문이다.

 

그리고 이와 같은 검토를 바탕으로 고가의 선박건조와 해양플랜트 건설은 전체적인 생산 및 관리계획 수립(소위 기본설계)이 일차적으로 중요하지만, 이와 같은 엔지니어들의 구상을 차질 없이 실행하는데 있어서 적정규모의 숙련인력을 확보하고 양성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점을 지적할 것이다. 아울러 기능직 노동력의 활용에 있어서도 무분별한 다단계 하도급 구조를 통한 노동력 동원의 문제점에 대해서 지적하면서 전체적으로 조선산업 노동시장의 정상적이고 안정화를 전제로, 계획적인 기능직 인력운용 활용 전략을 수립할 필요성을 지적하면서 글을 마무리하고자 한다.

 

* 상세내용은 첨부파일을 확인하시기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