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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산업의 숙련형성-관리제도 특징과 대안적 숙련정책 방향

홍석범/금속노조 노동연구원 상임연구위원

오늘날 노동조합운동은 조직 안팎에서 여러 가지 위기와 도전에 직면해있다. 1987년 노동자 대투쟁 및 민주노조 설립의 경험을 가진 베이비붐 세대의 대규모 정년퇴직 러시가 진행 중이고, 1997년 외환위기 및 정리해고 국면이 촉발하고 고령화 과정 속에서 심화됐던 조합원들의 경제적 보수화와 실리주의 경향도 사그라들지 않고 있다. 2008년 세계금융위기 이후 맞이한 제조업 부문의 저성장 국면은 정부와 기업으로 하여금 산업재편 및 구조조정에 나서도록 압박하고 있으며, 2010-2011년 타임오프제도, 복수노조 및 교섭창구단일화제도 등 사용자 친화적인 내용으로 제개정된 여러 노동법제들은 노동조합을 탄압하는 도구로 널리 활용되고 있는 실정이다. 조선산업이 처한 상황 또한 제조업 일반과 크게 다르지 않다. 베이비붐 세대들의 대규모 정년퇴직은 물론 글로벌 경기변동에 따른 불황 속에서 오랫동안 산업 및 기업 차원의 구조조정 국면을 겪고 있으며 그 속에서 첨예한 노사관계 대립과 일상적인 노동조합 탄압까지도 감내하고 있는 상황이다.

 

이 같은 복합위기 속에서 노동조합이 작업장 차원에서, 사회적 차원에서 교섭력과 조직력을 유지하고 강화할 수 있는 방안 중 하나로 제기되는 것이 바로 ‘숙련 전략’이다. 노동자의 높은 숙련수준은 회사로 하여금 노동자에 대한 대체비용을 높이고 동시에 노동조합으로 하여금 생산과정에 대한 장악력을 높이는 효과를 불러온다. 따라서 노동조합 차원의 집단적 요구를 통해 작업장 내에 일정한 숙련형성 및 관리제도를 구축하고 실행함으로써 생산의 기능적-질적 차원에서 조합원 및 노동조합의 교섭력을 높이자는 것이 숙련 전략의 핵심요지다. 특히 조선업은 다른 어떤 산업보다 생산과정에 있어 대규모 숙련노동을 효율적으로 동원하는 것이 핵심과제인 산업이다. 이 같은 숙련집약적 속성은 조선산업 노동조합운동이 작금에 처한 위기들을 극복함에 있어 다른 어떤 요인들보다 숙련을 매개-단초로 한 방안을 모색할 필요가 있음을 시사한다.

 

이번 이슈페이퍼에서는 우리나라 조선산업의 노동과정 특징과 숙련형성 및 관리제도 실태를 검토하면서 향후 조선산업이 숙련지향적 체제로 발돋움할 수 있는 대안적인 숙련정책 방향을 타진하고자 한다. 이를 위해 조선업종노조연대 소속 7개 사업장(현대중공업, 대우조선해양, 현대삼호중공업, STX조선, 한진중공업, 삼성중공업, 현대미포조선) 노동조합 조합원들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 결과(9,199명의 설문지를 회수해서 직영업체 소속 노동자 8,993명을 대상으로 분석)와 현대중공업, 대우조선해양, 현대미포조선 3개 사업장, 3개 부서(시운전, 용접, 철의장) 노동자들을 대상으로 실시한 표적집단면접조사(FGI, focused group interview) 결과를 분석하고자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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