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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90년대 이후 한국 제조업 경영활동의 변화와 주요 특징

홍석범/금속노조 노동연구원

2008년 세계금융위기를 전후해 각종 산업경제 지표들의 성장세가 한풀 꺾이면서 10여 년 가까이 이어져온 우리나라 제조업 호황기가 막을 내리고 저성장 국면에 들어선 것 아니냐는 담론들이 형성-확산되기 시작했다. 2000년대 초반부터 매년 큰 폭의 성장세를 보였던 제조업 생산지수가 2008-2009년 들어 정체되는가 하면 제조업 가동률지수나 매출총액증가율, 영업이익률, 순이익률이 모두 하락했는데 이 같은 이상 징후는 1997-1998년 외환위기에 못지않거나 그것을 뛰어넘는 수준이었다. 

 

한편 2010년대 중반부터는 제조업을 지탱하던 주력 업종-기업들이 직접적인 구조조정에 노출되거나 위험 상황에 처하는 사례가 크게 늘어나기 시작했다. 현대중공업, STX조선, 성동조선 등을 비롯한 조선업종 전반에 구조조정이 휘몰아치는가 하면, 한국지엠은 군산공장을 폐쇄하고 법인 분할에 나선 것도 모자라 창원공장 비정규직 노동자에 대해서도 대량 해고를 실시했고, 2000년대 이후 지속적인 고성장 국면을 경유해왔던 현대기아차는 수출 및 해외시장 부진으로 판매실적이 정체-하락하기 시작했으며, 이와 연동해서 자동차부품사의 영업실적도 하락하기 시작했다. 같은 기간 석유화학, 전자-반도체 등 일부 업종의 약진이 두드러지기도 했지만 과거 우리나라 제조업 성장에 큰 역할을 맡아왔던 주력 업종-기업들이 수년 간 부진을 면치 못하고 있다는 점은 제조업이 본격적으로 저성장-위기 국면을 맞이했다는 신호로 해석되고 있다.

 

이처럼 제조업에서 벌어지고 있는 일련의 부정적인 변화들은 산업구조가 고도화되면서 나타나는 자연스런 저성장 국면 진입을 의미하는 것일 수도 있고 그동안 우리나라 제조업 성장세를 지탱해왔던 여러 구조적 요인들이 그 효과나 수명을 다했다는 위기 징후일 수도 있다. 혹은 대외변수에 취약한 우리나라 제조업 환경에 비춰볼 때 미중무역 분쟁을 비롯한 글로벌 경기침체 요인에 따른 일시적인 정체 국면에 그치는 것일 수도 있다. 다만 저성장이라고 지칭하든 혹은 위기라고 부르든, 아니면 심지어 일시적인 경기침체라고 보든 간에 멀게는 2000년대 말 이후, 가깝게는 2010년대 중반 이후 우리나라 제조업이 체감하고 있는 생산활동이나 영업실적 부문 변화가 2000년대 전반에 걸친 유례없는 고성장 국면의 그것과 확연히 다르다는 점만은 틀림이 없다. 

 

이 글에서는 1990년대 이후 우리나라 제조업 기업 경영활동의 장기 추세를 검토하면서 오늘날 제조업의 저성장-위기 양상과 특징을 짚어보고자 한다. 구체적으로 제조업 전반의 생산활동 및 생산성 추이, 그리고 제조업 기업들의 영업실적 추이를 살펴봄으로써 지난 30여 년 간 제조업 기업들의 경영활동이 어떤 방식으로 전개돼왔는지 분석하고 그것이 향후 노동조합운동에 주는 함의를 정리하고자 한다.

 

*글의 전문은 파일로 첨부돼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