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환기 자동차부품산업의 현황과 전망: 금속노조 부품사 실태조사 결과 분석
오늘날 우리나라 자동차산업은 생산, 기술, 노동시장, 소비시장 등에서 상당한 구조적 전환을 맞이하고 있으며 이러한 산업전환 국면에서 자동차산업의 저성장-위기 추세는 갈피를 잡지 못한 채 당분간 지속될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문제는 산업생태계의 상층부에 위치해있으며 자력갱생의 지불능력을 갖추고 있는 완성차 부문과 달리 원청-완성차에 종속돼있는 다수 부품사와 그 노동자들이 어떤 처치에 놓여있는가 하는 점이다.
스스로 제품을 기획하고 개발하며 생산하고 판매할 수 있는 역량을 갖춘 기업이라면 그렇지 않겠지만 완성차 및 소수 1차밴더에 대한 전속성 또는 의존성이 높은 대다수 하청 부품사들은 기껏해야 원청의 납품단가 인하 압력에 순응하는 대신 일정 규모 이상의 생산물량을 보장받거나 혹은 자신들이 고용한 노동자들에게 지급해야 임금 비용을 최소화하는 정도의 방식으로만 이윤을 취할 수 있을 뿐이다. 그러나 안정적인 생산물량을 담보할 수 없는 저성장 국면에서는 그마저도 여의치 않다. 원청-완성차에 대한 높은 전속성이 원청의 구조적 권력 강화와 함께 하청기업들에 대한 이윤 착취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특히 우리나라 자동차산업은 2000년대를 거치면서 중소기업-하청업체-부품사가 대기업-원청업체-완성차의 생산체제에 편입-통합되는 경향이 강하게 나타났다. 이것은 원청업체에 대한 하청업체의 종속성이 과거보다 더 높아지고 스스로 적정 이윤을 달성할만한 안전장치가 없는 부품사들이 더 늘었음을 뜻하는 한편 자동차산업 가운데서도 부품사만을 위한 별도의 분석과 대안 마련이 필요하다는 점을 시사한다.
그렇다면 산업전환 국면에서 실제 자동차부품사 노조들은 회사 및 산업의 현재와 미래를 어떻게 진단하고 예측하고 있을까? 이 글에서는 금속노조가 자동차부품 사업장 지회(분회)를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 분석결과 일부를 소개하면서 자동차부품산업의 현황과 전망을 살펴보고자 한다. 구체적으로 금속노조 부품사 노조들은 향후 일자리 증가나 구조조정 가능성을 어떻게 전망하고 있는지, 미래차 시대로의 진입은 부품사에 어떤 영향을 끼칠 것이며 그에 맞서 부품사들은 어떤 대응책을 준비하고 있는지, 부품사의 불안을 야기하는 가장 큰 위협요인으로서 원하청 거래관계는 어떤 방식으로 이뤄지고 있는지 등을 살펴보면서 향후 금속노조가 추진해가야 할 자동차부품사 정책 방향을 타진해보고자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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