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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기적인 고용대책과 중장기적 산업정책이 필요하다: 코로나19 이후 한국 조선산업이 직면한 위기와 기회

박종식 / 금속노조 노동연구원 비상임연구위원

한국 뿐 아니라 전세계적으로 경험하고 있는 코로나19 이후 한치 앞을 예상하기 힘들다는 말이 실감나는 나날들이 이어지고 있다. 2009년부터 시작된 10여년 간 조선산업 불황은 2018년 이후 어느 정도 끝날 것 같이 보였고, 2019년에는 사내하청 부문을 중심으로 고용이 계속 증가하고 있었다.

 

실제 2019년 5월 필자가 제출한 이슈페이퍼 <한국 조선산업의 전망과 숙련인력 확보 문제 : 적정 규모의 숙련인력 확보를 위해서 직영 신규채용이 필요한 시점>에서는 2019년 초부터 거제, 울산, 영암 등의 지역 조선소들에서 일할 노동자들이 부족하다는 소식, 그리고 신규 충원을 위한 취업박람회 등의 뉴스들을 바탕으로 고용증가 국면에서 조선산업 노동시장의 정상화에 대한 고민이 필요하다는 점을 지적하고 있었다. 2019년 당시 사내하청 노동자들에 대한 대규모 신규충원 노력들이 업체들의 필요만큼 충분히 이루어지지 않는 점을 지적하면서 하청고용에만 집착할 것이 아니라 적정한 숙련인력 확보를 위해서는 일정 부문 직영 채용을 할 필요가 있다는 지적을 하고 있었다.

그리고 2019년에도 한국 조선산업은 2년 연속 중국을 제치고 연간 수주량 1위를 기록했고, 2020년 국제해사기구(IMO)의 해상환경오염에 대한 규제 강화 중 황산화물에 대한 보다 강력한 규제 시행이 예정되면서 조선산업 전망은 한층 밝은 채로 2020년을 맞이하고 있었다. 나아가 2019년부터 계속 예고되었던 천연가스 세계 곳곳의 천연가스 개발 프로젝트들은 특히 한국 조선업체들이 강점을 보이고 있는 LNG운반선에 대한 수요를 크게 증가시킬 것이라 예상하고 있었다. 또한 유가는 배럴당 60달러 전후로 형성되면서 해양 석유 개발 프로젝트들도 예정대로 진행되면서 한국 조선산업의 숨통을 틔울 것으로 예상했다. 다만 채권단 관리 하의 국내 중형조선업체들의 독자적인 생존방안은 모색하면서 한국 조선산업이 세계 선박시장의 시장 점유율을 1/3 정도 유지하기 위한 방안을 찾을 필요가 있었다.

 

하지만 2019년 1월 말 한국에도 코로나19 환자가 발생하고, 2월 중반 중국과 한국에서 코로나19 환자들이 급증하고, 곧이어 전세계적으로 환자들이 급증하면서 세계 경제가 대봉쇄(the Great Lockdown)되었다. 모든 기관들이 3월 이후 급격히 악화된 수정 경제전망치들을 제시하고, 실제 GDP 증가율이 마이너스 성장을 하고 있는 가운데 해상교역 전망 또한 불투명하기만 하면서 조선산업의 전망은 장밋빛 전망이 잿빛으로 바뀌기 시작하고 있었다. 불투명한 전망으로 선박발주 계획이 취소되기도 하였으나, 그보다는 국가 간 이동의 제약으로 선박 수주를 위한 기술적인 미팅들이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으면서 많은 계약들이 지연되는 사례들이 많았던 상반기였다.

 

하지만 다른 한 편으로 6월 초 카타르 석유기업의 자회사인 카타르 가스(QG)가 한국 빅3 조선업체들과 100여척의 LNG운반선 건조를 위한 슬롯 계약을 체결하면서 “한국 조선산업이 잿팟을 터트렸다”는 언론 보도들이 이어졌다. 하지만 이는 2020년 이후 조선산업의 상황 변화를 조금도 이해하지 못하고 있을 뿐 아니라 산업적 특성에 대한 이해도 매우 낮은 채로 단지 20조원이 넘는 수주 금액 자체에만 고무된 일면적인 평가였을 뿐이다. 아울러 2020년 코로나19 이후 석유수요의 급감과 이에 따른 저유가 국면이 당분간 계속 이어질 것으로 전망되면서 사실상 해양 석유 개발 프로젝트들은 줄줄이 연기되고 현중, 대조, 삼성의 해양사업부에서 유휴인력이 1만 여명이 대거 발생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이미 2020년 6월말까지 거제에서만 하청노동자 3천 여 명 이상이 일자리를 잃었다.)

  

이제는 코로나19 이후 객관적인 상황 변화에 대한 정확한 이해를 바탕으로 단기적인 고용대책과 중장기적인 산업정책을 새롭게 모색해야할 시점이다. 이러한 점에서 이 번 이슈페이퍼에서는 한국 조선산업을 둘러싼 외부적인 환경 요인과 내부적인 상황들을 짚어보고 2020년 하반기 이후 한국 조선산업에 필요한 과제들을 정리하고자 한다. 이는 조선산업 노사정 모두에게 필요한 과제들이라고 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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