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속노조 현장간부 활동역량 실태 및 강화 방안
현장간부는 산별노조를 산별노조로서 존재하게 만드는 주역이다. 기층 조합원들의 의견을 수렴하고 투쟁을 기획하는 것도 이들 몫이고 회사와의 교섭을 통해 조합원들의 권익을 직접 쟁취하는 것도 이들의 역할이며 현장의 조직체계를 정비하고 운영하는 책임을 가진 주체도 현장간부들이고 새로운 작업장 문화와 노동조합 문화를 형성할 수 있는 힘 또한 이들로부터 비롯된다. 현장간부들 각각이 갖고 있는 역량과 노력들이 모여 작업장 노동조합운동의 풍토와 기세가 형성되고 그것들이 회사의 담벼락을 넘어 지역, 업종차원에서 유기적으로 결합될 때 비로소 산별노조운동이 전개될 수 있다.
문제는 베이비붐 세대의 퇴직 러시와 함께 현장간부들의 세대 전환이 가속화되고 있다는 점이다. 80년대 후반 이후, 찬란하면서도 굴곡졌던 우리나라 노동조합운동의 한 시대를 장식했던 세대들이 역사의 뒤안길로 접어들고 의도하든 의도하지 않았든 간에 그 빈자리를 새로운 세대들이 메워야 할 시기가 도래한 것이다. 이러한 변화 앞에서 이제 후배 세대들은 민주노조를 자기 손으로 직접 만들고 싸우며 발전시켜왔던 선배 세대들의 시대정신과 경험, 문화적 유산들을 비판적으로 계승해야 할 과제를 안게 되었다. 작업장 차원에서든 지역 또는 산별노조 차원에서든 새로운 활동가 세대를 발굴하고 육성하려는 노력이 시급히 이뤄지지 않는다면 금속산별노조운동의 미래와 지속가능성을 장담하기란 쉽지 않다.
하지만 눈코 뜰 새 없이 바삐 돌아가는 금속노조의 일상과 쏟아지는 사업장 현안들은 현장간부들로 하여금 자신의 건강을 돌볼 여유조차 주지 않는 경우가 많다. 더군다나 2010년 타임오프 및 2011년 복수노조제도 시행 이후 변화된 법제도적 환경 속에서 노조간부 활동 시간과 비용이라는 최소한의 자원 역시 상당부분 위축된 상태다. 사정이 이렇다보니 기층 조합원들의 저조한 관심과 수동적이고 소극적인 참여 태도를 능동적이고 적극적인 태도로 전환해야 한다는 문제의식을 갖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현장간부들이 이러한 현장활동들을 고안하고 실행하기 위한 노조간부로서의 역량을 충분히 갖추기란 상당히 난망하다. 그러나 현장간부야말로 산별노조운동 활성화와 현장조직력 강화의 핵심주체라는 점에서 이들이 실제 노조간부로서 원활하게 활동할 수 있는 조건과 역량을 갖추고 있는지 따져보는 일은 매우 중대하다.
이러한 문제의식 하에 이 글에서는 오늘날 세대 전환기 노조활동의 핵심과제 중 하나로 지적되고 있는 현장간부의 활동역량 형성 및 강화 방안에 대해 살펴보고자 한다. 금속노조 현장간부들은 자신들의 노조간부 활동 경험에 대해 어떤 인식을 갖고 있는지, 자신의 간부 활동역량에 대해 어떻게 평가하고 있는지, 주로 어떤 방식으로 활동역량을 형성-축적하고 있는지 등을 살펴봄으로써 현장간부의 활동역량 강화 방안을 모색하고자 한다. 이상의 질문들에 답하기 위해 이 글에서는 금속노조 현장간부들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실시해 그 결과를 분석했다. 설문조사는 2021년 3월부터 6월까지 실시됐으며 모두 212개 사업장(181개 지회) 소속 1,626명 현장간부가 참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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