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동차산업의 직업구조 고도화와 직무변화 양상
우리나라 자동차산업은 현재 새로운 기술-소비 패러다임으로 전환되는 과도기를 맞이하고 있다. 2015년 파리 기후협약 및 신기후체제의 등장과 함께 전기차, 수소차 등과 같은 친환경 미래차 생산체제로의 진입이 본격화되면서 전통적인 내연기관을 대체하는 새로운 생산기술체제가 도입-확산되고 있으며, 차량 공유경제 및 모빌리티 플랫폼의 확산 속에서 자동차 소비시장의 성격 또한 변화하고 있다. 이 같은 생산기술체제 변화와 판매시장 환경 변화는 현재 우리나라 자동차산업이 경유하고 있는 저성장-위축 국면을 자극하는 한 원인으로 작용하면서 산업의 미래를 둘러싼 불안감을 자아내고 있는 중이다.
한편 2010년대 중후반 1기 트럼프 정부의 등장, 코로나19 판데믹 국면에서 촉발된 미중 무역분쟁 국면 또한 우리나라 자동차산업 전망을 불안케 만드는 요인 중 하나다. 2018년 시진핑의 종신집권체제 구축과 트럼프의 대중국 보복조치 강화, 민주당 바이든 정권으로 이어진 대중 무역봉쇄 기조와 코로나19 판데믹 국면에서 제기된 글로벌 공급사슬 구조에 대한 의문 속에서 미중 패권경쟁과 자국 보호주의가 심화되고 있다. 이 과정에서 등장한 미국의 혁신경쟁법과 인플레이션 감축법(IRA), 유럽의 핵심원자재법(CRMA) 등은 북미 수출비중이 높고 친환경차 전환 국면에 있는 한국 자동차산업에게 적지 않은 충격을 미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이처럼 산업의 미래에 대한 예측을 불확실하게 만드는 복합위기 국면이 전개되는 와중에 제기되는 질문 중 하나는 향후 자동차산업의 직업구조와 노동시장이 어떤 변화를 맞이할 것인가 하는 점이다. 주지하다시피 친환경차 체제 및 모빌리티 산업으로의 전환은 자동차라는 재화의 성격을 이전과는 완전히 다른 방식으로 바꾸어 놓는데 종래의 기계공학적인 요소에 더해 고도의 정보통신․처리기술과 배터리 제작기술까지 요구됨에 따라 이에 상응하는 노동시장 영역 또한 새롭게 형성-확장되고 있는 중이다. 아울러 새로운 경제 블록화와 자국 보호무역주의 심화는 완성차기업들로 하여금 장기적으로 국내생산-해외수출이 아닌 현지생산-현지판매를 강제하는 효과를 야기할 가능성이 높은데 이는 다시금 국내 자동차산업의 상품시장(고부가가치화) 및 직업구조 고도화를 추동하는 요인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높다.
요컨대 작금의 복합위기 국면과 산업구조 변화는 필연적으로 노동시장 및 직업구조 변화를 동반한다는 점이다. 따라서 자동차산업을 둘러싼 환경이나 제도, 시장, 기술 변화 못지않게 그것이 야기하는 산업내재적인 직업구조 변화 또한 복합전환기 노동조합의 주된 관심대상이라 할 수 있다. 무엇보다도 현재 우리나라 자동차산업이 장기 저성장 국면을 경유하고 있는 만큼 작금의 다중적-복합적 위기 국면의 해법을 다각도로 모색함에 있어서도 이에 관한 분석이 요청된다 하겠다.
이러한 문제의식 하에서 이번 이슈페이퍼에서는 최근 우리나라 자동차산업의 직업구조 변화 양상에 대해 살펴보고자 한다. 2010년대 자동차산업의 장기 저성장 진입 시기 이후를 중심으로 자동차산업 내 직업구조 또는 직무구조가 어떤 변화를 보였으며, 특히 2010년대 중반 이후 최근에 이르기까지의 복합전환 국면이 자동차산업의 직업구조나 직무양상에 어떠한 변화를 추동하고 있는지 짚어보고자 한다. 2절에서는 최근 한국 자동차산업의 저성장 국면 실태 및 성격에 대해 살펴보고 있으며, 3절에서는 자동차산업의 직업구조 변화와 특징을 짚어보고 있다. 4절에서는 복합전환 국면에서의 주된 관심집단이자 주력 직종이라 할 수 있는 생산기능직과 연구개발직을 중심으로 직업내재적인 변화 양상을 살펴보고 있으며, 마지막으로 5절에서는 이 글의 요약 및 시사점을 제시하고 있다.
*글의 전문은 파일로 첨부되어 있습니다. (2024. 12. 30. 업로드 예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