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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스코 사내하청 직고용의 의미와 금속노조의 과제

김경근 / 금속노조 노동연구원
금속노조연구원   |  

포스코는 2026년 4월 8일 포항·광양제철소 조업지원 협력업체 현장 노동자 약 7,000명을 직접 고용하는 로드맵을 발표했다. 회사는 이를 원·하청 구조의 문제를 개선하고 안전관리 책임을 강화하며 장기간 이어진 근로자지위확인소송을 마무리하기 위한 조치라고 설명했다. 발표 이후 관련 판결과 고용관계 확인 조치가 이어지면서 일부 사내하청 노동자의 고용상 지위도 실제로 변화하기 시작했다. 다만, 7,000명은 순차적으로 전환된다고 발표되었을 뿐, 시기와 방식 모두 구체적으로 알려진 바가 없다. 만약 직접고용이 완료된다면 철강산업의 대표적 기업인 포스코에서 원·하청 생산체계와 고용관계의 상당한 변화가 나타나게 될 것이다. 

 

철강산업은 조업이 24시간 연속되는 대규모 설비산업이다. 제선·제강·압연의 주요 공정뿐 아니라 원료의 이송, 설비 보수, 검사, 물류 등 다양한 업무가 유기적으로 연결되어 있다. 그러나 생산의 통합성, 즉 생산설비와 공정운영이 밀접하게 연결된 것과 달리 노동자의 고용관계는 원청과 다수의 협력업체로 구분되어 왔다. 원청의 생산계획·설비운영·도급계약이 노동조건을 실질적으로 좌우하고 있음에도, 사내하청 노동자는 법률상 사용자인 개별 업체와 교섭해야 했다. 이러한 구조 속에서 포스코 원청은 생산과 작업조직에 중요한 영향력을 행사하면서도 사내하청 노동자에 대한 사용자 책임은 회피할 수 있었다. 

 

생산과 고용의 분리 구조에서 사내하청 노동자들이 제기한 문제는 두 가지였다. 하나는 같은 일터에서 일하면서도 소속 회사에 따라 임금, 복리후생, 경력과 고용안정에 차이가 발생한다는 문제다. 다른 하나는 작업과 인력 운영에 실질적 결정권을 행사하는 원청을 상대로 노동조건을 교섭하기 어렵다는 문제다. 금속노조 포스코 사내하청지회는 첫 번째 문제에서는 근로자지위확인소송을 통해 고용관계에서의 법적 책임을 물었고, 두 번째 문제에서는 임단협과 현장 활동을 통해 노동조건을 개선해나가는 동시에 실질적 사용자인 포스코에 대한 원청 교섭을 추진하였다. 

 

이러한 배경에서 이루어지는 대규모 직접고용은 노동자의 근로계약 당사자가 협력업체에서 포스코로 바뀔 수 있다는 점에서 중요한 변화다. 그런데 주목할 점은 포스코가 기존 생산기술직군(E직군)과 구분되는 조업시너지직군(S직군)을 새로 만들고, 이를 직접고용의 경로로 제시했다는 것이다. 그로 인해 사내하청 노동자들은 포스코의 ‘정규직’이 되었지만 임금과 승진, 근속 등 노동조건에서 기존 정규직과 완전히 다른 상태가 그대로 유지되게 되었다. 심지어, 대법 판결에서 승소하여 정규직임이 인정받은 노동자들 역시 동일하게 S직군으로 전환되었다. 

 

이러한 측면에서 포스코의 S직군 직접고용을 ‘비정규직 문제의 해결’로 보기에는 어려움이 있다. ‘진짜’ 사용자의 고용 책임의 확대라는 성과는 분명하지만, 기업이 노동자들을 임의적으로 구분하여 집단 간에 노동조건의 격차를 유지·확대하려는 고용 분절 전략은 유지되고 있다. 뿐만 아니라, 사내하청지회 조합원의 상당수가 S직군으로 전환되는 과정에서, 포스코지회에 속한 정규직 노동자와 사내하청지회에 속한 비정규직 노동자 모두 노동권이 약화되는 경험을 하게 된다는 점을 주목할 필요가 있다. 복수노조체제에서 교섭창구단일화제도가 교섭권을 배제시키는 조건에서, 고용 지위의 개선이 곧 노동조합의 교섭력 강화로 연결되지는 않을 가능성이 높다. 

 

이 글은 포스코의 직고용의 의미를 분석하는데 있어, 노동조합 활동과 기업의 전략 그리고 법원의 판결이라는 세 요인의 상호작용에 주목한다. 사내하청지회의 어떤 활동이 판결을 가능하게 했고, 판결은 기업과 노조의 선택을 어떻게 바꾸었으며, 기업의 전략 변화는 다시 고용  구조와 노동조합 활동에 어떤 조건을 만들었는가를 묻는다. 이러한 상호작용의 동학을 분석할 때, 직접고용의 성과와 한계를 정확히 평가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이후 금속노조의 과제를 구체화할 수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