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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별운동 재기를 위한 출발점 뒤돌아보기

금속노조연구원   |  

산별운동 재기를 위한 출발점 뒤돌아보기

 

안재원 노동연구원 연구위원

 

 

 

민주노조운동에 추가된 과제

 

바야흐로 19대 총선이 열흘앞으로 다가왔다.

진보운동의 입장에서는 200417대 총선보다 훨씬 높은 지지를 기대하고 있다.

범야권은 야권단일화를 통해 과반은 물론 훨씬 많은 의석을 확보하여 그 힘으로 대선을 넘으려고 한다.

여당의 입장에서는 현 정권의 실정을 리모델링(비대위, 당명과 빨간색)으로 가리고 최대한 현 지위를 방어하려고 안간힘이다.

 

각 당의 비례대표가 발표되면서 선거철 한자리를 노리는 노동철새 폴리 유니언’(poliunion, 정치노조)이 등장하였다. 새누리당과 민주통합당에 비례대표를 신청한 한국노총 출신은 물론이고 민주노총 전직 위원장을 비롯한 주요 간부들이 거명되면서 노동자정치가 오히려 혼탁해졌다. 왜냐하면 민주노조운동의 노동자계급의 정치세력화란 전망과 이들이 추구하는 개인의 의회 진출이 대중적으로는 어떤 차이와 구별점이 있는지 드러내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어디에 거처를 정하고 있던 노동자를 위한(?) 정치를 베풀면 되는 것으로 잘못 이해되고 있기 때문이다.

한국의 민주노조운동은 대중에게 노동철새변혁적 노동운동’, ‘사회적 노동운동이 다름을 확인시켜야 할 과제가 하나 더 생겼다.

 

 

산별운동의 바닥다지기인가, 기저효과인가!

 

금속노조지도부에대한 대의원 지지율이 10%에 그치는 설문조사 결과처럼 그동안 금속노조와 지도부에 대한 현장의 지지는 미약했던 것이 사실이다.

이러한 상황은 자본이 단위 사업장에 대한 공세를 용인하는 결과를 초래했다고 볼 수 있다.

타임오프로 인한 전임활동의 축소와 지회활동의 위축, 복수노조로 인한 사용자측 복수노조의 설립과 금속노조 탈퇴공작이 벌어지고 있다. 이 결과 금속노조 산하에 38개 사용자측 복수노조가 만들어졌다. 뿐만아니라 쌍용차, KEC, 한진중공업, 대우차판매, 시그네틱스, 풍산마이크로텍 등 장투사업장, 정리해고 사업장의 투쟁은 지금도 끊임없이 이어지고 있다.

한편 지난 2월 금속노조 임시대대에서는 안타깝지만 ‘1년간 장투기금과 신분보장기금의 고갈로 지급을 축소한다는 결정을 했다. 이러한 환경은 금속노조의 연대활동과 투쟁지원을 더욱 어렵게 만들고 있는 조건이라고 볼 수 있다.

 

이렇듯 2001년 산별노조운동에 첫발을 디디고 10년이 지난 결과는 참담하다.

 

얼마전 고용노동부는 2011파업이 69건으로, 1987년 이후 25년만에 최저의 해라고 발표하였다. 근로시간 손실일수도 1995(392581)에 이어 2011(414764)이 두 번째로 적었다고 한다. 이는 1987(6946935)6% 수준으로 노동자 1,000명당 24.7일로 OECD국가 평균(26.8, 2008년 기준)보다 낮은 결과라는 것이다.

 

이러한 결과는 금속노조의 상황과도 많은 연관이 있다고 볼 수 있다.

따라서 2012년 산별노조운동의 새로운 10년을 위해서 현장에서부터 지도부까지 바닥을 다지는 활동이 필요하다.

 

 

금속노조 공동투쟁 성사의 중요성

 

금속노조는 2012년 투쟁 모토로 ‘67, 15만 공동투쟁을 제기하였다.

이를 통해 주간연속2교대제 등을 실현하고 8, 민주노총의 노동기본권 쟁취 총파업투쟁을 통해 노동기본권, 산별교섭 법제화를 획득한다가 올 투쟁의 흐름이다.

 

이에 따라 지난 322노동시간 단축과 노동기본권 쟁취를 위한 금속노조 총파업 투쟁본부를 발족하고, ‘대정부요구안을 정부에 전달하였다. 그리고 42일 중앙교섭 공문발송, 417일 중앙교섭 상견례를 예정하고 있다.

한편 중앙교섭과 투트랙으로 금속노조는 완성사공투를 준비하면서 자동차산업협회와 교섭을 준비중이다. 현대차지부와 기아차지부를 중심으로 공투를 준비하면서 자동차산업협회와 교섭이라는 방향으로 나아가고 있다.

 

자동차산업협회와의 교섭은 제한된 의미의 업종교섭이라는 위상으로 준비되고 있다. 자동차산업협회와의 교섭이 성사되더라도 교섭에서 최대한 합의수준을 높이기 위한 노력을 기울여야 하지만 구체적인 실행방안에 대해서는 사업장별 추가교섭이 불가피할 것이다.

 

이번에 준비하는 자동차산업협회와의 교섭에서는 주간연속2교대제(부품사 실행방안 포함), 원하청 불공정거래개선 등이 중심의제가 될 것이고 이를 관철하기 위해서는 15만 공동투쟁이 제대로 실현되어야 한다.

 

그렇지만 아직 자동차사용자협회와의 교섭에 대한 전조직적 공유가 부족하다. 자동차사용자협회와 교섭을 강제하기 위한 금속노조 차원의 결의와 투쟁조직화 등이 분명하게 제출되고 그 목표로 현장을 조직하는 노력이 필요하다.

 

목표로만 업종별교섭을 제출하는 것이 아니라 그를 실현하겠다는 주체의 의지와 실질적 계획이 준비될 때 기간의 대각선교섭을 넘을 수 있으며, 완성사공투의 위력을 담보로 새로운 교섭형태를 만들어 낼 수 있다.

 

이미 기아차지부는 주간연속2교대제 2주간의 시범실시가 시행되고 있다. 시범실시가 끝나고 나면 주간연속2교대제 시행에 대한 평가를 통해 주간연속2교대제로 한발 더 나아갈 것이다.

 

따라서 기아차지부 대대에서의 주간연속2교대제를 둘러싼 요구안 설정의 문제는 단순히 기아차지부 내부만의 문제가 아니라 2012년 완성사공투를 통한 금속노조 공투로 이어지는 중심고리임을 분명히 할 필요가 있다(현재 올 해 주간연속2교대제를 비롯한 임단협요구안 확정 기아차지부 대대는 휴회상태로 49일부터 속개 될 예정이다).

 

이러한 흐름은 이어서 열릴 2012년 요구안 확정을 위한 현대차지부 대대에서도 힘있게 공동의 내용을 결의하고 다시한번 공동투쟁의 의지를 확인하는 것으로 연결될 수 있을 것이다.

 

올해 정세의 특징은 고용노동부가 의제를 선점하고 가고 있다는 점이다. , 고용노동부는 장시간 노동에 대한 문제를 제기하고, 교대제 개편을 제기하고 있다. 물론 고용노동부의 목적은 일자리창출의제를 선점하고 정부가 원하는 방식의 교대제 개편으로 나아가는 것이다. 정부가 원하는 교대제 개편이란 생산성을 높이고 그에 따른 임금 손실과 보전, 유연한 인적활용을 노조가 수용하는 것을 의미한다.

 

그런 만큼 금속노조와 완성사의 15만 공투를 이뤄내기 위한 지도부의 결단과 더불어 현장의 힘을 모으는 노력이 절실할 때이다.

 

 

조직노동의 사회적 역할

 

2011년부터 노동운동이 제 역할을 하지 못하자 희망버스로 표현되는 자발적인 행동과 실천단위가 한국사회 내에서 생겨났다. 촛불시위로부터 시작된 이러한 흐름은 조직노동이 조직내 이해를 중심으로 활동하면서 제 역할을 못할 때 그 활동이 두드러졌다. 하지만 이들은 계급적 지향보다는 시민적 역할로 제한되는 경향이 있다는 한계가 있다.

 

희망버스, 희망뚜벅이, 사회적 파업연대기금 등은 조직 노동운동이 정체되고 있다는 것의 반영이자 새로운 활동을 열어간다는 관점에서 사회를 바라보게 하는 또다른 창이라고 할 수 있다.

 

결국 금속노조를 비롯한 민주노조운동이 그동안 조직노동의 힘을 제대로 발휘하지 못한 결과라고 볼 수 있다. 민주노조운동이 97년 노개투 총파업 이후 변변한 투쟁을 조직하지 못한 가슴 아픈 결과이다.

세상을 바꾸자는 결의는 있으되 그것을 실현할 방도는 공장내로 멈추거나, 공장내에서 조차도 결의가 꺾이지 않았는가 반성해 볼 일이다. 예컨대 주간연속2교대 의제를 보더라도 지난 2005년 합의 이후 제대로 시행되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촛불투쟁 시기를 뒤돌아 보더라도 조직노동자들이 촛불투쟁에 광범위하게 결합되었더라면 조직노동과 미조직, 자발적 투쟁의 결합이라는 새로운 전형이 만들어질 수 있었을 것이다.

 

그런 점에서 조직노동과 자발적 사회적 실천단위와 결합이 이후 과제가 되어야 할 것이다. 서로를 규제하거나 규제할 의도를 가질 필요없이 서로가 투쟁의 조직화를 통해 상승과 결합이라는 관점을 실현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