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 뉴스레타를 마감하며
뉴스레타를 마감하며
공계진 노동연구원 원장
2008년 4월 1일 노동연구원(당시 정책연구원)이 개원되었다. 어느덧 4년이란 세월이 흘렀다. 개원후 노동연구원은 산별발전전망을 세우는 작업을 중심으로 여러 분야에 걸친 연구작업을 진행, 22개의 연구보고서를 작성했고, 보고서는 아니지만 54편의 쟁점과 전망, 93개의 정책비평을 생산했다. 또 외부 기고자들의 기고를 받아 칼럼, 금속동향, 경제이슈페이퍼 등을 작성했다.
그중 몇 개의 연구보고서는 책자로 만들어 금속노조 지부 및 지회에 배포하기도 했지만 대부분의 것은 예산부족으로 활자화되지 못한 채 자신의 몸을 뉴스레타에 실어야만 했다. 뉴스레타는 이들을 조합원들과 금속노조 밖의 지식인, 활동가들에게 전달하였다.
이렇듯 ‘금속희망’이라는 이름을 가진 금속노조 노동연구원의 뉴스레타는 노동연구원의 귀중한 비둘기였다. 뉴스레타는 자신에게 몸을 의탁한 것들의 가치를 비교하며 차별하지 않았다. 긴 글이든, 짧은 글이든, 수준 높은 글이든, 낮은 글이든 구별하지 않고 성심성의를 다해 싣고 다녔다. 그 결과 수많은 사람들이 노동연구원이 작성한 글을 접할 수 있었다.
그런 뉴스레타가 그 임무를 마감하려고 한다.
노동연구원은 그 동안 고생한 뉴스레타를 쉬게 하려한다. 너무 혹사시켜 지쳤기 때문이다. 뉴스레타가 쉬는 동안은 다른 전달자가 노동연구원의 생산물들을 실어나를 것이다.
노동연구원은 새로운 형식으로 그 동안 뉴스레타를 접했던 조합원 및 외부 독자들에게 다가가려고 한다. 뉴스레타에는 너무 많은 것을 실어 전달자를 힘들게 했고, 읽는 분들에게 부담을 주었다. 어느 특정 부분을 부각시켜내지 못했기 때문에 독자들의 관심을 받는데도 어려움이 있었다. 그래서 노동연구원은 매달 많은 글을 작성, 뉴스레타라는 전달자에게 싣는 것이 아니라 매달 하나의 이슈를 찾아내고, 그것에 날개를 달아 독자들에게 날아가도록 할 생각이다. 소위 이슈페이퍼를 작성하고, 그것을 중간 매개자 없이 바로 독자에게 전달하겠다는 것이다.
이슈페어퍼를 작성, 전달하는 방식은 노동연구원이 현안문제에 대해 각을 세우고 개입할 수 있는 여지를 많이 만들어 줄 것이다. 그 동안 중장기적 정책과제 생산에 집중했기 때문에 소홀했던 현안개입력을 높여낼 수 있을 것이고, 결과적으로 그것의 부족을 지탄하는 목소리는 줄어들 것이다.
하지만 아쉬운 점도 많다. 칼럼을 통해 자문위원, 연구원 주변의 선생님들의 글을 소개했는데 이것이 없어진다. 부족하지만 매달 동향을 작성해서 올렸는데 이것도 없어진다. 정책비평과 쟁점과 전망도 없어지지만 이것들은 이슈페이퍼라는 형식에 어느 정도 녹아나기 때문에 덜 섭섭하다.
문제는 연구보고서의 처리이다.
노동연구원은 중장기적 정책 생산을 하는 곳이고, 누가 뭐라해도 연구원은 그런 방향으로 나가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중장기적 정책 과제를 설정하고, 그것을 꾸준히 연구하여 금속노조가 자신의 정치/사회적 위상을 높이는데 기여해야 한다. 그것이 15만 조합원을 위하는 길, 1500만 노동자를 위하는 길이다.
따라서 연구원은 이슈페이퍼를 작성하며 현안대응력을 높여나가겠지만 연구보고서 작성을 게을리 하지 않을 것이다. 남는 문제는 생산된 보고서를 어떻게 소통시킬 것이냐하는 것이다.
대안은 이렇다. 연구의 일부는 이슈의 형식으로 각색해 독자들에게 그때그때 전달할 것이다. 그리고 완성된 연구보고서는 가능한 책자를 만들어 보급하고, 예산문제가 있을 때에는 연구원의 홈피에 게재하는 방식으로 소통할 예정이다. 그래서 독자들께 노동연구원 홈피(금속노조 홈피에 배너가 있음)에 자주 접속해 주실 것을 부탁드린다.
아무튼 노동연구원과 함께 고락을 같이했던 뉴스레타는 이제 자신의 임무를 완수하고 쉬러 간다. 노동연구원 입장에서는 아쉬움이 이만저만이 아니다.
그 동안 뉴스레타를 꾸준히 사랑해 주셨던 분들게 감사드린다. 그리고 새롭게 다가갈 이슈페이퍼도 많이 사랑해 주시기를 간절히 요청드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