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첩첩히 쌓여있는 노조의 과제를 안고

금속노조연구원   |  
첩첩히 쌓여있는 노조의 과제를 안고

 


 


박유기 금속노조 위원장


 


10월 27일 정갑득 전위원장님을 비롯한 5기 임원들과 6기 임원들이 모여서 조합의 감사위원회가 입회한 가운데 인수인계서에 최종 서명을 하면서 내용과 형식에서 인수인계는 마무리가 되었다.


실장 및 사무처 인선 및 배치도 일정부분 마무리가 되었고 각 실별 업무들이 서서히 정상괘도로 접근해가고 있는것 처럼 보인다.


“집 떠나면 개고생”이라는 광고 카피를 늘 농담(?)처럼 중얼거리면서 서울생활을 시작 한지도 1개월이 다가온다. 그동안 금속노조의 현안문제가 뭔지, 그리고 각각의 문제에 대한 해법은 뭔지, 여러분들의 이야기를 들어왔다.


“너무 많은 숙제는 남기고 떠나 미안합니다”라는 정갑득 전 위원장님의 말씀이 빈말이 아니었음을 하루하루가 지나가면서 새삼 느끼게 된다. 2006년 현대자동차 노동조합의 산별전환 이후 8개월가량 구치소 생활을 마치고 현대자동차 울산공장 평조합원으로 생활하다보니 내 자신이 전혀 파악하지 못했던 문제들이 금속노조에 쌓여있었다.


가장 큰 문제인 규약과 현실의 괴리부터 장기투쟁 사업장 문제까지, 과제는 쌓여있고 해법은 어려워 보이는 답답한 문제들이다.


당장 미뤄지고 있는 지역지부장 선거를 하루빨리 치러야 조직체계와 집행체계를 정상화 시키는데 이 문제는 기존의 규약을 변경하지 않고는 불가능한 문제이기에 11월 23일 임시대의원대회에서 결론을 내리기 위해서 상집-중집-중앙위원회를 거치면서 현존하는 기업지부와 지역지부 동지들이 최대한 동의할 수 있는 현실적인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


그리고 경북지역 경주 구미 포항 조직체계, 강원지부 설치문제, 미편재 사업장 처리문제, 비정규직 1사1조직 문제, 대우차 사무지회 문제, 현대제철 문제, 쌍용자동차 후속조치 문제, 미전환 사업장 문제..... 조직체계와 관련한 문제, 뿐만 아니라 장기간 힘들게 금속노조의 깃발을 놓치않고 투쟁하는 장기투쟁 사업장 문제, 당장 2009년 임단투를 마무리하지 못하고 투쟁하는 사업장, 해외 투기자본의 자본철수와 사업축소에 이은 정리해고 방침에 맞서고 있는 외투자본 투쟁사업장, 자본의 일방적인 정리해고에 맞서 투쟁하는 사업장등등


당장 노조의 현안 문제들을 일일이 점검하고 들춰 내 놓고 사업의 우선 순위를 어디서부터 시작할지, 책임주체를 어떻게 배정할지, 해결안은 어떻게 마련할지, 해결을 위한 방안은 뭔지, 차근차근 구분해서 과제들을 해결할 수밖에 없다. 이미 6기 집행부의 과제로 넘어 온 이상 모든 문제들을 책임있게 껴안고 해당 주체들과 같이 해법을 찾아나가고자 한다.


‘국민의례’ 안하고 ‘민중의례’ 했다고 공무원을 징계하겠다는 한심한 정권, 정리해고 조건을 더 완화하고, 비정규직 사용을 더 많이, 더 오래, 더 쉽게 법을 만들고, 교섭창구를 봉쇄하는 복수노조허용, 전임자 임금지급을 부당노동행위로 처벌하겠다는 이명박 정권의 반노동, 노조말살 책동에 맞서 민주노조 운동의 사활을 걸고 전면적인 투쟁에 나서야 할 엄중한 시기에 금속노조는 ‘투쟁 준비’는 고사하고 기본적인 조직체계와 집행체계조차 완성시키지 못하고 있다.


가끔씩 지금의 현실에 파 묻혀 있다 보면 가슴이 답답해진다.


그러나 이명박 정권의 총체적인 반민중, 반노동 정책은 민주주의를 후퇴시키고, 민주노조 운동을 압살하려는 본질이 분명한 이상 금속노조의 내부적인 문제는 그 문제대로 우리 스스로 해결책을 찾아가고, 동시에 민주노총을 중심으로 한 총노동의 투쟁조직을 병행해야 하는 시기다.


내가 가지고 있는 ‘원칙’을 내세워 경직된 자세로 현재의 조건과 정서에 맞서 싸우고 싶지는 않다. 금속노조의 현실은 다수의 동의를 이뤄서 지역지부의 조직체계와 집행체계를 하루빨리 구축하는게 중요하고, 당장 이명박 정권의 반노동 정책에 맞서는 투쟁 동력을 모아 나가는게 중요하다.


금속노조의 조직체계, 운영체계, 재정배분, 교섭구조에 이르기까지 전면적인 재검토가 필요하다는 생각을 해왔기 때문에 이 문제는 시간을 가지고 모든 가능성을 열어놓고 토론하고 올바른 방향을 찾아가 보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