승리는 자신을 이기느냐에 달려 있다.
금속노조연구원 |
2009.01.06 00:00
한국노동운동연구소 부소장 정일부
본격적으로 시작되는 계급투쟁
새 해를 맞으면서 다들 걱정이 태산이다.
세계적으로 경제가 휘청거리는데 나아질 전망은 어디를 둘러봐도 보이지 않는다. 그나마 미국은 오바마가 새로 들어서고 유럽은 탄탄한 사회제도가 뒷받침되어 있는데, 우리나라는 부자만을 위한 정책으로 일관하는 데다 노동자와 서민을 옥죄는 방향으로만 가고 있다. 국민을 살리려는 게 아니라 아예 작정을 한 듯 거꾸로 가고 있다. 가진 자들을 챙겨주는 쪽으로 치달으며, 반대할 만한 세력은 힘으로 찍어누르려 한다. 복수노조‧전임자임금 문제를 가지고 근본적으로 기업별 체제로 회귀시키려 하고 있고 아이들이 보는 교과서를 좌우 이념투쟁의 장으로 만들고 있으며 국민들의 생각을 뜯어고치기 위해 언론장악에 혈안이 되어 있다.
잃어버린 지난 10년의 전철을 다시는 밟지 않겠다는 듯, 지배체제를 새로이 다지고 있는 모습이다. 계급투쟁이 본격적으로 진행되고 있다.
위기 돌파는 공세적으로
이미 IMF 경험을 통해 우리 모두 알고 있듯이, 지금 시기 노동의 대응은 지레 겁먹고 양보하지 않는 것이 중요하며, 또 개별적으로 움직이지 않도록 서로를 감싸면서 힘을 모으는 것이 무엇보다 필요하다.
물론 지금의 경제위기는 단기간에 끝나지 않을 것이고 어느 때보다 심각한 것이 사실이다. 그러나 경제가 어려운 때일수록 가진 자들은 오히려 뒤로 챙긴다는 사실을 우리들은 IMF를 겪으면서 확인한 바 있다. 지금도 마찬가지다. 없는 노동자‧서민은 돈이 돌지 않으니까 살기가 어려워지지만, 가진 자들에게는 떨어지는 땅값‧건물값에다 겁먹고 움츠리는 사회 분위기를 이용해서 모든 것을 싼값에 사들이고 손쉽게 처리할 수 있는 절호의 기회인 것이다.
이럴 때일수록 공세적으로 나가야 한다. 임금을 동결할 용의가 있다는 식의 태도는 마치 국민과 함께 하는 것처럼 보이지만 사실은 엄연하게 진행되고 있는 계급투쟁의 현실을 읽지 못하는 것이다. 앞으로는 싸대기 때리면서 뒷 주머니 털어 가는 상대에게 먼저 고개 떨구고 함께 잘 지내자고 말하는 것에 다름 아니다. 누가 경제위기를 초래했는지를 밝혀야 하고 노동자‧서민 등 대부분의 국민들이 어려운데 함께 사는 방법을 제시하라고 요구해야 한다. 가진 자들의 축적된 부를 나눈다면 국민들의 지금 이 어려움을 극복하는 데 모자랄까? 함께 나누면서 서로 힘을 모을 때 오히려 경제성장의 동력은 훨씬 커지지 않을까?
이 방향이 흔들려서는 안 된다. 하지만 이미, 노동조합 여기저기서 지도자들이 양보할 용의를 운운하는 등 사회 분위기를 자본 입맛에 맞게 만들어 가는 데 일조하고 있다. 그러는 가운데 하나둘 쓰러져 가는 사업장들은 늘어가고 있다. 전체를 묶어 세우기 전에 당장, 개별로 나가떨어지는 것부터 막지 않으면 안 되는 긴급한 상황이 벌써부터 진행되고 있다.
지금은 정상적인 체계와 사업방식을 넘어서 가능한 모든 방법을 동원해서 움직여야 할 때이다.
금속노조의 2009년 주요 방향
이런 때, 금속노조는 어떻게 해야 할까?
당연히 총고용을 보장하라는 요구를 중심으로 노동조합 전체의 힘을 모아 교섭‧투쟁을 전개해야 한다. 이렇게 할 때 제각각 깨어지고 흩어지는 것을 막을 수 있고 또 사회적으로도 힘을 발휘할 수 있다.
그런데 총고용 보장을 쟁취해내려면 어떻게 교섭‧투쟁해야 할까? 그것은, 금속노조 전체 차원에서 조합원의 힘을 최대한 모아낼 수 있는 방법을 찾는 것이다. 중앙교섭이냐 지부교섭이냐 혹은 특별교섭이냐 등은 그 다음 문제다. 즉, 비상한 상황이라면 그에 걸맞는 방법이 필요하다. 현재 조건에서는, 완성사‧부품사를 하나로 묶는 자동차 교섭단위를 중심으로 2009년 교섭‧투쟁을 추진한다면 금속노조의 주요 동력이 집중될 수 있을 것이다. 이것이 업종교섭이냐 아니냐를 따지는 것은 그다지 중요하지 않다. 조직체계는 내부 단결을 최대한 높이는 방향이 기준이라면, 교섭체계는 자본과의 투쟁을 보다 용이하게 할 수 있는 방안이면 충분히 활용할 필요가 있기 때문이다. 이렇게 할 때 지금까지 발전시켜온 중앙교섭이 무력하게 되는 게 아닌가 하는 우려가 있을 수 있다. 그렇지만 산별교섭은 중앙교섭이 다가 아니며, 금속노조의 현재 중앙교섭은 산별교섭 발전과정의 한 단면에 불과하다. 즉, 중앙교섭과 지부교섭을 통일되게 발전시키지 못하고 있는 현재의 중앙교섭은 사실상 100여 개 사업장의 집단교섭이다. 오히려 업종교섭의 모양을 띠더라도 그 속에서 핵심의제를 중심으로 다수 조합원의 힘이 모아진다면, 그것을 통해서 실제로 중앙교섭으로 발전시킬 가능성이 생길 수 있을 것이다.
그렇다면 2009년의 핵심의제인 총고용 보장을 요구한다는 것은 무엇인가?
정규직 일자리를 보장하기 위해 비정규직을 짜르지 못하도록 하는 것에서부터 시작할 수 있다. 결국 중요한 것은, 교섭을 어떻게 하느냐가 아니라 조직을 어떻게 모아낼 것인가가 관건이다. 산별노조란 자기 사업장의 이해만이 아니라 사회적인 연대와 평등을 지향하는 조직이듯이, 금속노조가 2009년에 총고용 보장을 중심으로 교섭‧투쟁하는 것은 산별노조를 건설한 의미를 온전하게 실천하는 길인 것이다.
문제는 조직 내부의 상황
이와 같이 상황이 어렵고 긴급한데 문제는, 바깥도 바깥이지만 금속노조 내부가 더 어렵다는 데 있다. 기존의 정규직 노조들이 대부분 산별노조로 전환해서 일정하게 조직 규모를 갖추었지만, 비정규직과 미조직 노동자 조직화는 진전을 보이지 못하고 정체되어 있다. 중앙을 중심으로 일사불란하게 움직이던 산별노조의 장점도 원심력이 작용하면서 점점 흩어지고 있는 모습이다. 이런 조직상태에다 지난 2~3년의 산별교섭은 발전 방향을 잃어버리고 오히려 퇴보하고 있다.
이런 조건에서 총고용 보장을 중심으로 조직의 힘을 모아내는 것이 가능한 일일까? 금속노조를 건설한 이래 확대‧강화되어 왔던 조직력이 최근 들어 흩어지고 힘 빠지는 과정을 우리는 보아 왔고, 이로 인해 많은 간부‧조합원들이 자신없어 하는 모습들이다.
하지만 스스로를 확대‧강화하지 못하는 사이 정부‧자본은 본격적인 계급투쟁을 벌이는 상황까지 와있는 것이 현실이다. 이제 마지막 남은 힘을 한데 모아내지 않는다면 2010년 이후에 조직의 미래가 과연 있을까? 한국 노동운동의 미래가, 가까운 옆 나라 사례로도 쉽게 예상되는 상황이 아닌가?
2009년의 목표는 조직의 생명력을 회복하는 일
당연하게도, 현장의 조합원들이 산별노조의 의미를 다시 확인하게 하고 2009년 상황에 따른 비상한 결의를 세울 수 있도록 해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결국, 노동조합 활동가들이 나서서 현장투쟁을 전개해야 한다. 산별의식과 기업의식의 투쟁에서, 노조와 자본의 전선에서, 조합원을 쟁취하는 것이 핵심 과제이다. 이 조직과정은 노동조합 공조직을 중심으로 모아나가야 하지만, 만약 필요하다면 노동조합 안에 존재하는 여러 의견들을 모으기 위해 비공식조직들의 힘을 모으는 방안도 함께 검토할 필요가 있을 것이다.
이와 같이 전체를 위해 자기 사업장에서 완강한 투쟁을 조직하는 일, 이것이 2009년을 맞아서 금속노조가 주력해야 할 일이다.
이때의 목표는 물론, 총고용 보장을 쟁취하는 것이다. 그러나 보다 궁극적인 목표는 금속 노동자들의 연대를 높여내는 것이고 금속노조 조직의 생명력을 회복하는 일이다. 대부분의 일이 그렇듯, 승리는 상대를 이기는 데 있지 않으며 바로 자기 자신을 이기느냐에 달려 있는 이치이다.
본격적으로 시작되는 계급투쟁
새 해를 맞으면서 다들 걱정이 태산이다.
세계적으로 경제가 휘청거리는데 나아질 전망은 어디를 둘러봐도 보이지 않는다. 그나마 미국은 오바마가 새로 들어서고 유럽은 탄탄한 사회제도가 뒷받침되어 있는데, 우리나라는 부자만을 위한 정책으로 일관하는 데다 노동자와 서민을 옥죄는 방향으로만 가고 있다. 국민을 살리려는 게 아니라 아예 작정을 한 듯 거꾸로 가고 있다. 가진 자들을 챙겨주는 쪽으로 치달으며, 반대할 만한 세력은 힘으로 찍어누르려 한다. 복수노조‧전임자임금 문제를 가지고 근본적으로 기업별 체제로 회귀시키려 하고 있고 아이들이 보는 교과서를 좌우 이념투쟁의 장으로 만들고 있으며 국민들의 생각을 뜯어고치기 위해 언론장악에 혈안이 되어 있다.
잃어버린 지난 10년의 전철을 다시는 밟지 않겠다는 듯, 지배체제를 새로이 다지고 있는 모습이다. 계급투쟁이 본격적으로 진행되고 있다.
위기 돌파는 공세적으로
이미 IMF 경험을 통해 우리 모두 알고 있듯이, 지금 시기 노동의 대응은 지레 겁먹고 양보하지 않는 것이 중요하며, 또 개별적으로 움직이지 않도록 서로를 감싸면서 힘을 모으는 것이 무엇보다 필요하다.
물론 지금의 경제위기는 단기간에 끝나지 않을 것이고 어느 때보다 심각한 것이 사실이다. 그러나 경제가 어려운 때일수록 가진 자들은 오히려 뒤로 챙긴다는 사실을 우리들은 IMF를 겪으면서 확인한 바 있다. 지금도 마찬가지다. 없는 노동자‧서민은 돈이 돌지 않으니까 살기가 어려워지지만, 가진 자들에게는 떨어지는 땅값‧건물값에다 겁먹고 움츠리는 사회 분위기를 이용해서 모든 것을 싼값에 사들이고 손쉽게 처리할 수 있는 절호의 기회인 것이다.
이럴 때일수록 공세적으로 나가야 한다. 임금을 동결할 용의가 있다는 식의 태도는 마치 국민과 함께 하는 것처럼 보이지만 사실은 엄연하게 진행되고 있는 계급투쟁의 현실을 읽지 못하는 것이다. 앞으로는 싸대기 때리면서 뒷 주머니 털어 가는 상대에게 먼저 고개 떨구고 함께 잘 지내자고 말하는 것에 다름 아니다. 누가 경제위기를 초래했는지를 밝혀야 하고 노동자‧서민 등 대부분의 국민들이 어려운데 함께 사는 방법을 제시하라고 요구해야 한다. 가진 자들의 축적된 부를 나눈다면 국민들의 지금 이 어려움을 극복하는 데 모자랄까? 함께 나누면서 서로 힘을 모을 때 오히려 경제성장의 동력은 훨씬 커지지 않을까?
이 방향이 흔들려서는 안 된다. 하지만 이미, 노동조합 여기저기서 지도자들이 양보할 용의를 운운하는 등 사회 분위기를 자본 입맛에 맞게 만들어 가는 데 일조하고 있다. 그러는 가운데 하나둘 쓰러져 가는 사업장들은 늘어가고 있다. 전체를 묶어 세우기 전에 당장, 개별로 나가떨어지는 것부터 막지 않으면 안 되는 긴급한 상황이 벌써부터 진행되고 있다.
지금은 정상적인 체계와 사업방식을 넘어서 가능한 모든 방법을 동원해서 움직여야 할 때이다.
금속노조의 2009년 주요 방향
이런 때, 금속노조는 어떻게 해야 할까?
당연히 총고용을 보장하라는 요구를 중심으로 노동조합 전체의 힘을 모아 교섭‧투쟁을 전개해야 한다. 이렇게 할 때 제각각 깨어지고 흩어지는 것을 막을 수 있고 또 사회적으로도 힘을 발휘할 수 있다.
그런데 총고용 보장을 쟁취해내려면 어떻게 교섭‧투쟁해야 할까? 그것은, 금속노조 전체 차원에서 조합원의 힘을 최대한 모아낼 수 있는 방법을 찾는 것이다. 중앙교섭이냐 지부교섭이냐 혹은 특별교섭이냐 등은 그 다음 문제다. 즉, 비상한 상황이라면 그에 걸맞는 방법이 필요하다. 현재 조건에서는, 완성사‧부품사를 하나로 묶는 자동차 교섭단위를 중심으로 2009년 교섭‧투쟁을 추진한다면 금속노조의 주요 동력이 집중될 수 있을 것이다. 이것이 업종교섭이냐 아니냐를 따지는 것은 그다지 중요하지 않다. 조직체계는 내부 단결을 최대한 높이는 방향이 기준이라면, 교섭체계는 자본과의 투쟁을 보다 용이하게 할 수 있는 방안이면 충분히 활용할 필요가 있기 때문이다. 이렇게 할 때 지금까지 발전시켜온 중앙교섭이 무력하게 되는 게 아닌가 하는 우려가 있을 수 있다. 그렇지만 산별교섭은 중앙교섭이 다가 아니며, 금속노조의 현재 중앙교섭은 산별교섭 발전과정의 한 단면에 불과하다. 즉, 중앙교섭과 지부교섭을 통일되게 발전시키지 못하고 있는 현재의 중앙교섭은 사실상 100여 개 사업장의 집단교섭이다. 오히려 업종교섭의 모양을 띠더라도 그 속에서 핵심의제를 중심으로 다수 조합원의 힘이 모아진다면, 그것을 통해서 실제로 중앙교섭으로 발전시킬 가능성이 생길 수 있을 것이다.
그렇다면 2009년의 핵심의제인 총고용 보장을 요구한다는 것은 무엇인가?
정규직 일자리를 보장하기 위해 비정규직을 짜르지 못하도록 하는 것에서부터 시작할 수 있다. 결국 중요한 것은, 교섭을 어떻게 하느냐가 아니라 조직을 어떻게 모아낼 것인가가 관건이다. 산별노조란 자기 사업장의 이해만이 아니라 사회적인 연대와 평등을 지향하는 조직이듯이, 금속노조가 2009년에 총고용 보장을 중심으로 교섭‧투쟁하는 것은 산별노조를 건설한 의미를 온전하게 실천하는 길인 것이다.
문제는 조직 내부의 상황
이와 같이 상황이 어렵고 긴급한데 문제는, 바깥도 바깥이지만 금속노조 내부가 더 어렵다는 데 있다. 기존의 정규직 노조들이 대부분 산별노조로 전환해서 일정하게 조직 규모를 갖추었지만, 비정규직과 미조직 노동자 조직화는 진전을 보이지 못하고 정체되어 있다. 중앙을 중심으로 일사불란하게 움직이던 산별노조의 장점도 원심력이 작용하면서 점점 흩어지고 있는 모습이다. 이런 조직상태에다 지난 2~3년의 산별교섭은 발전 방향을 잃어버리고 오히려 퇴보하고 있다.
이런 조건에서 총고용 보장을 중심으로 조직의 힘을 모아내는 것이 가능한 일일까? 금속노조를 건설한 이래 확대‧강화되어 왔던 조직력이 최근 들어 흩어지고 힘 빠지는 과정을 우리는 보아 왔고, 이로 인해 많은 간부‧조합원들이 자신없어 하는 모습들이다.
하지만 스스로를 확대‧강화하지 못하는 사이 정부‧자본은 본격적인 계급투쟁을 벌이는 상황까지 와있는 것이 현실이다. 이제 마지막 남은 힘을 한데 모아내지 않는다면 2010년 이후에 조직의 미래가 과연 있을까? 한국 노동운동의 미래가, 가까운 옆 나라 사례로도 쉽게 예상되는 상황이 아닌가?
2009년의 목표는 조직의 생명력을 회복하는 일
당연하게도, 현장의 조합원들이 산별노조의 의미를 다시 확인하게 하고 2009년 상황에 따른 비상한 결의를 세울 수 있도록 해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결국, 노동조합 활동가들이 나서서 현장투쟁을 전개해야 한다. 산별의식과 기업의식의 투쟁에서, 노조와 자본의 전선에서, 조합원을 쟁취하는 것이 핵심 과제이다. 이 조직과정은 노동조합 공조직을 중심으로 모아나가야 하지만, 만약 필요하다면 노동조합 안에 존재하는 여러 의견들을 모으기 위해 비공식조직들의 힘을 모으는 방안도 함께 검토할 필요가 있을 것이다.
이와 같이 전체를 위해 자기 사업장에서 완강한 투쟁을 조직하는 일, 이것이 2009년을 맞아서 금속노조가 주력해야 할 일이다.
이때의 목표는 물론, 총고용 보장을 쟁취하는 것이다. 그러나 보다 궁극적인 목표는 금속 노동자들의 연대를 높여내는 것이고 금속노조 조직의 생명력을 회복하는 일이다. 대부분의 일이 그렇듯, 승리는 상대를 이기는 데 있지 않으며 바로 자기 자신을 이기느냐에 달려 있는 이치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