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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본은 위기극복을 위해 발악하는데, 우리는 과연 자본만큼 발악하고 있는가?

금속노조연구원   |  
자본은 위기극복을 위해 발악하는데, 우리는 과연 자본만큼 발악하고 있는가?

권영민(대전충북지부 수석부지부장, 정책연구원 운영위원)

09년 교섭이 한창 진행 중이다. 중앙교섭부터 지부집단교섭, 그리고 아직 단협을 짝수년도로 맞추진 못한 지회들은 보충교섭으로 말 그대로 교섭시기가 되었다.
작년 하반기부터 진행된 경제위기로 전 세계가 술렁거리고 있다. 분명 지금의 위기는 자본스스로가 만든 자본의 위기다. 세계 자본들은 지금의 경제위기를 돌파하기 위한 방안으로 구조조정을 발표한다. 그리고 무차별적으로 노동자들을 잘라낸다. 마치 노동자들이 암세포인양, 그리고 노동자들이 위기의 주범인양 그렇게 그들은 자신들이 살기위해서는 원하는 모든 것들을 일사천리로 해나간다.

집단교섭에 나오는 사용자들이 물 만난 고기처럼 날뛰고 있다. 위기라는데 오히려 움츠려들고 읍소를 해도 시원찮을 판에 수년간 진행해왔던 집단교섭의 틀을 바꾸려고 한다. 교섭을 수차례 진행해 온 지금에서야 회사도 안을 제시하겠다! 부터 지부요구안 문구를 마음대로 바꿔가며 이렇게 요구해야한다 라고 지부요구안을 새롭게 다시 만들어야 한다며 친절하게 길안내도 해주고, 이 어려운 상황에 요구안이 웬 말이냐! 는 등 교섭 자리에서 예전에 보지 못했던 광경들이 눈앞에서 자연스럽게 펼쳐지고 있다. 물론 사측은 이미 지부교섭에 나오기 이전 각 사업장에서 복지축소와 희망퇴직, 정리해고 등의 1차전 승기를 잡고 올라왔기에 그들의 기세가 어쩌면 당연할지도 모른다.

저들은 말 그대로 지금의 위기에서 살기위해 혈안이 되어있다. 회사만 살릴 수 있다면 이미 단협에 정해진 복지를 없애는 것과 수십 년간 일 해온 노동자를 길거리로 내쫓는 것도 당연하다는 듯 처리한다. 물론, 진행과정에 있을 노동조합의 저항을 예견해 두고 살기위해서 생기는 약간의 출혈은 당연히 감수해야 된다는 식으로 철저하게 현장노동자들을 초점으로 하는 구조조정을 진행하고 있다.

저들이 우리가 십 수 년 간 투쟁해서 쟁취한 단협을 축소하거나 수십 년일 해온 현장에서 해고한다면 그것은 분명히 우리의 위기일수밖에 없다.
그렇다면 과연 우리는 우리의 위기를 극복하기 위해 저들처럼 최선을 다해 몸부림치고 있는가? 빼앗고, 내쫓겠다는 저들에게서 과연 우리는 안 뺏기고, 내쫓기지 않으려고 얼마만큼 저항하고 있는가? 복지축소는 교섭사항이라는 말로, 사측의 희망퇴직 공고에 사표 쓰면 안 된다는 소식지 한 장 발행하는 것으로, 정리해고 발표에 형식적인 몇 시간짜리 파업으로 우리는 스스로 책임과 최선을 다했다고 할 수 있는가? 저들에게서 뺏기지 않고 쫓겨나지 않으려면 저들이 각오하고 있는 것 이상으로 우리의 저항과 반격이 있어야 되지 않겠는가? 를 확인하지 않으면 안 될 것이다.

내가 아니라서 우리 지회 또는 지부가 아니라서 우리 노조가 아니라서 다행이 아니라 자본이 통일된 입장으로 공격하듯 우리 또한 ‘하나’ 란 연대의식을 갖고 저들과 맞서지 않는다면 우린 뭐 하나 해보지도 못하고 자본의 위기극복을 위한 희생양으로 사라질 수밖에 없음은 뻔한 이치 일 것이다. 몰라서 못하는 것은 실수라지만 알면서 안하는 것은 죄악일 수밖에 없다. 역사의 죄인으로 남지 않기 위해서라도 지도부부터 조합원까지 우리 모두가 실천에 옮기 때가 바로 지금이지 않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