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니들은 달라?

공계진/(사)시화노동정책연구소 이사장
금속노조연구원   |  

이재명후보를 전태일에 비교한 더불어민주당에 대한 비웃음이 가득하다. 하지만 더불어민주당은 이에 아랑곳하지 않고 정의당, 진보당 등 진보정당에 역공을 가한다.


“니들은 달라?!”


전태일이 누구인가? 다 알다시피 전태일 열사는 인생의 전부를 청계천 평화시장의 영세사업장에서 보내며, 그곳의 노동자들의 노동조건 개선과 권리 쟁취를 위해 온몸을 불살랐던 인물이다. 이 ‘니들은 달라?’라는 물음 속에는 ‘니들이 이재명을 전태일에 비유한 것을 비웃는데, 니들은 전태일처럼 살았거나, 전태일정신을 실현하기 위해 노력했느냐’는 추궁이 포함.


더민주당이 알고 하는 역공인지, 그냥 하는 역공인지는 모르지만 전태일의 삶과 진보정당의 행보를 비교해볼 때 더민주당의 추궁은 아프다. 왜냐하면 필자가 아는 범위내서의 진보정당의 행보는 전태일의 삶과 많이 달랐고, 지금도 매우 다르기 때문이다. 

정의당의 로고 앞에는 ‘노동의 희망’이란 것이 붙어있지만 그들은 ‘행동’이 아닌 브리핑이나 문자로 노동의 희망을 ‘말’했고, 진보당 역시 비정규직 출신을 민주노총 위원장으로 당선시켜냈지만 그들 역시 어려운 조건에서 일하고 있는 중소영세사업장 노동자들을 조직하기 위한 사업은 ‘말’ 속에만 있다.   


그래서 더민주당의 ‘니들은 달라?!’라는 역공이 아플 수밖에.


더민주당은 ‘니들은 달라?!’의 <니들>에 민주노총을 포함시키고 있다. 주 구성원이 대규모 공장, 더 넓혀야 중규모 공장 노동자들인 민주노총의 현실을 정확히 꿰뚫고 있는 더민주당은 <니들도 똑같아!>라며 민주노총을 사정없이 공격한다. 대공장 귀족노조라고 비아냥거리기도 한다. 진보정당들보다는 노동자들에게 가깝지만, 중소영세사업장 노동자들의 조직화를 소홀히 하였고, 지금도 그러한 민주노총에게 더민주당의 ‘니들은 달라?!’라는 공격은 그래서 뼈아프다.


이제 더민주당의 ‘니들은 달라?’라는 공격에 1패를 당한 진보정당과 민주노총은 ‘아냐, 아냐! 더민주당 애들 미친놈들이야’하며 1패를 부정하는데 급급해 할 것이 아니라 원인을 분석하고 ‘니들은 달라?!’라는 공격에 대응해야 한다. 그래야 2패를 막을 수 있다.


이 칼럼은 진보정당에 전달될 칼럼이 아니고 민주노총 금속노조에 전달될 칼럼이기 때문에 민주노총에 국한해서 글을 이어가고자 한다.


‘니들은 달라?!’라는 공격에 대응하는 방법은 <그래, 우리는 달라!>를 보여주는 것이다. ‘우리 민주노총은, 우리 금속노조’는 더민주당과 다르다는 것을 보여주는 것은 무엇일까? 그것은 <인생의 전부를 청계천 평화시장의 영세사업장에서 보내며, 그곳의 노동자들의 노동조건 개선과 권리 쟁취를 위해 온몸을 불살랐던> 전태일처럼 우리 민주노총이, 우리 금속노조가 중소영세사업장 노동자 사업을 하는 것이다.


지금처럼 조직된 대공장, 중공장 조합원들을 위한 사업만 하는 것이 아니라 50인 미만 사업장 노동자들의 노동조건에 관심 갖고, 전태일이 여성 시다들의 아픔에 다가가 그들과 함께했듯이 작은 공장 노동자들의 아픔에 다가가고, 그들과 함께하는 것이다. 그리고 ‘대공장, 중공장 노동자들만 넘쳐나는’ 우리 민주노총, 우리 금속노조에 ‘50인 이하 사업장 노동자들도 넘쳐나도록 그들을 노동조합으로 조직’하는 것이다.


그러나 작금의 현실은 전혀 그렇지 않다. 현재 조직되어 있는 대공장, 중공장 노동자들만을 위한 우리 민주노총, 우리 금속노조가 그대로 유지되고 있다. 아니 유지․강화되고 있다. 50인 이하 사업장이 전체의 98% 이상인 시화공단, 그곳에서 일하는 노동자들이 12만명에 이르고 있어서, 이들 50인 이하 사업장 조직화를 위한 특단의 조치(예 : 민주노총 시흥지부 건설)를 요구해도, 우리 민주노총은 이것을 <무시>하고 있다. 우리 금속노조 역시 <비겁하게도> 민주노총 뒤에 숨어서 금속업종이 대다수인 그 시화공단 노동자들을 조직하기 위한 어떤 조치도 취하지 않고 있다. 우리 금속노조 경기지부는 먼 산 구경하고 있고, 경기지부 산하 시흥안산지역지회가 나름 노력하고 있지만 필자가 보기엔 여기도 ‘작은 금속노조일 뿐’이다. 지회 산하 일반분회가 있지만 일반분회가 시화공단을 책임지기에는 터무니없이 부족한게 많다. 돈, 사람 등등등.


불행히도 우리 민주노총, 우리 금속노조는 비단 시화공단의 작은 사업장 노동자들만 외면하는게 아니라 전국에 산재해 있는 50인 이하 사업장 모두를 외면하고 있다. 이런 모습은 비단 필자에게만 포착되는 것이 아니라 더민주당 등에게도 포착된다. 그래서 그것을 알고있는 그들이, ‘니들은 달라?!’라며 공격하는 것이다.


이제 끝내자! 그리고 이제부터는 <우린 달라, ××야!>를 당당하게 외치자. 그러기 위해 ‘말’이 아닌 ‘행동’으로 작은공장 노동자들에게 다가가자! <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