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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속노조 10기 무엇을 해야 하나

황우찬 / 금속노조 사무처장
금속노조연구원   |  

금속노조 희망이 있는 건가, 포기해야 하나?

“조직도 확대되고 있고, 조합원들의 버팀목이 되고 있다”는 이야기도 있지만, 현장에서는 공공연하게 “금속노조는 희망이 없다”, “전망이 없다”, “미래가 불투명하다”, “정규직 노조운동을 넘어서지 못하고 있다”는 이야기를 많이 한다. 산별노조운영 시스템은 없고 다시 기업별 관행으로 퇴보하고 있는 부정적 시각이 확대되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금속노조 현재의 모습은 산별교섭, 조직편제에 대해 한발자국도 앞으로 나가지도 못하고 뒤로 물러서지도 못하고 있다. 장기적 발전 전망과 전략도 없는 것이 현실의 우리의 모습이다. 숙제만 한가득이고 답은 보이지 않고 있다. 포기해야 하나? 그래 좋다, 포기 하자. 그렇다면, 희망이 있는가? 그렇게 포기한다면, 우리의 미래, 우리 후배들과 아이들의 미래는 어디에 있나?

 

희망이 없다면 미래도 없다, 희망과 미래를 만들어가자.

선배들은 지금보다 더 답답한 87년 민주화 투쟁 이전부터 ‘노동해방’, ‘노동자도 인간이다’라는 기치를 걸고 투쟁해왔다. 우리는 일하는 사람이 주인되는 세상, 차별 없는 세상, 평등세상을 외치고 싸워왔고, 일하는 사람이 대우받는 세상, 노동이 중심이 되는 세상을 만들기 위해, 수많은 토론을 통해 산별노조운동을 결의하고 마침내 우리의 희망을 위해 금속노조를 창립하였다. 포기하지 못한다면 답을 찾고 미래를 만들어 가야한다, 상상하지 않는 자에게 미래는 없다. 실천하지 않는 자에게 미래는 없다.

 

답을 찾으려면 문제를 정확히 짚어야한다.

한국사회에서 금속노조운동이 왜 힘이 없는지는 모두가 안다, 300만 금속노동자 중 17만명 금속노조가 아니라, 50만명 정도의 규모를 갖추게 된다면 한국사회는 달라질 것이다. 금속노조가 확대되고 힘과 역량이 있다면 달라질 것이다. 그럼 50만명 조직하면 되는 것 아닌가? 이런 추상은 누구나 이야기할 수 있다, 지금 금속노조가 50만명 조직하자고 하면 그게 가능한 일인가? 추상적으로 이야기해서는 안된다. 수많은 실타래가 엉켜있는데 쉽게 풀리지 않는다. 하나하나씩 풀어 가야 한다. 더 크게 나아가려면 마음을 하나로 모아가야 한다. 그것을 위해서는 우리가 처한 문제가 무엇인지, 어떻게 하면 해결될 것인지를 이야기해야 한다, 추상적이지 않기 위해서는 무엇이 문제인지 구체적으로 이야기해야 한다. 답을 찾으려고 한다면 문제를 가장 정확히 파악해야 한다.

 

금속노조 10기, 희망과 미래를 준비할 기회다.

이명박-박근혜정권 하에서 우리는 희망을 이야기하지 못했다. 이명박 시절부터 촉발된 노조탄압으로 인해 발레오, KEC, 만도, 보쉬전장, 쌍용차, 유성기업, 갑을오토텍 등 수많은 금속노조 사업장들이 짓밟혔으며, 탄압받던 많은 노동자들이 지금까지도 민주노조 깃발을 부여잡고 처절하게 싸우고 있다. 그러나 지금은 촛불혁명 이후 우리 사회가 한 단계 성숙하면서 상식과 법이 지켜져야 한다는 목소리와 차별과 적폐가 청산되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금속노조에게도 조금의 기회가 열린 것이다. 이 기회를 어떻게 우리 것으로 만들어 갈 것인가를 이야기해야 한다. 이명박-박근혜 시절 움츠려들었던 현장도 기대감을 갖고서 꿈틀거리고 있다. 우리에게 온 이 역사적 기회에 무엇을 할 것인지를 이야기해야 한다.

 

낡은 것은 단호하게 버리고 바꿀 것은 바꾸어 가야 한다.

금속노조의 변화와 발전을 위해서 성과는 계승하되, 바꾸어야 할 것은 모두 다 바꾸어 나가겠다. 4만에서 승계된 낡은 틀을 버리고, 17만을 넘어 20~30만에 맞는 조직운영 체계를 확보하고, 10년의 장기적 전략을 세우고, 5년의 단기적 전략을 만들어 10기 집행부의 실천방안을 만들고 단호하고 책임있는 집행으로 나아가고자 한다.

 

10기는 금속노조 발전과 도약을 위해 조직의 명운을 걸 것이다.

금속노조 발전과 문제해결을 위해서는 무엇보다도 산별교섭의 교두보를 열어야 한다. 한국의 천민자본 기득권 세력인 재벌은 정규직 노동자의 밥그릇마저 빼앗으려고 혈안이 돼있고, 산별교섭을 할 생각이 없다. 외국의 사례를 비춰 보더라도 산별교섭은 수 십 년이 걸린 문제다. 그러나 유럽, 일본의 노조운동 경험에서 확인되듯이 산별교섭, 사회적 교섭을 열어야 희망과 미래를 만들어 갈 수 있다. 금속노조 10기의 모든 중심은 산별노조 교섭의 교두보를 확보하는 것으로 나아가야 한다. 구체적으로 준비하고, 토론하며, 17만 조합원의 마음을 하나로 모아내고, 조직의 명운을 걸고서 한 판의 투쟁을 전개하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