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년 1월 금속산업 동향: 2016년 경제전망
2016-1 금속산업동향
2016년 경제 전망
금속노조 노동연구원
1. 2016년 세계 경제의 주요 변수
2015년 세계 경제는 2014년과 마찬가지로 2008년 금융위기 이후의 장기 저성장 추세를 이어갔다. 스마트폰을 대체할 소위 ‘새로운 성장동력’은 나타나지 못했고, 미국의 투자 증가와 경기 회복을 낳았던 셰일 혁명도 전통 산유국들의 저유가 공세로 위축되기 시작했다. 수요 부진에도 불구하고 지속된 과잉 공급으로 30~50달러 수준의 저유가가 1년 내내 이어졌고, 전년 대비 50% 가까이 하락한 국제유가는 전세계 물가상승률을 0~1%대로 묶었다. 유가, 원자재가 하락으로 개도국들은 심각한 재정위기와 금융위기 상황을 맞고 있으며, 베네수엘라에서 반혁명이 3분의 2 의석을 차지했고, 아르헨티나에서도 정권이 교체되었다.
올해 세계 경제 역시 2015년과 마찬가지로 저성장 추세를 이어가는 가운데, ‘미국의 금리인상’, ‘저유가의 지속 여부’, 그리고 ‘중국 경제의 둔화 정도’가 주요한 변수로 꼽히고 있다.
① 美 금리인상 시작
미국은 작년 12월 통화정책회의(FOMC)에서 기준금리를 0.25%p 인상해 제로금리에서 벗어났다. 비록 인상 폭이 0.25%p에 불과하고, 올해 금리 인상폭이 0.5%~1.0%p 수준으로 그 속도가 매우 느릴 것으로 전망되지만, 중요한 것은 미국의 통화정책 기조가 ‘돈 풀기’에서 ‘풀었던 돈의 회수’로 전환됐다는 점이다.
미국이 금리를 인상해 감에 따라, 그간 ‘저금리’에 길들여졌던 세계 경제는 높아진 금리 속에서도 안정적 성장이 가능할 것인지에 대한 시험에 들게 될 것이다.
② 저유가 지속 여부
작년 1월부터 본격화 된 ‘저유가’ 상황은 작년 세계경제의 흐름을 좌지우지했다. 연초 50불 수준에서 출발했던 국제유가는 한때 60불까지 반등했으나 이후 급락해 최근에는 30불대 중반까지 내려간 상황이며, 특히 두바이유는 30불대 초반까지 하락했다.
올해 역시 저유가 상황이 상당 기간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수요 측면에서 세계 경제의 침체로 원유 수요의 증대가 이뤄지지 못하고 있으며, 공급 측면에서는 유가 하락으로 재정 위기에 빠진 러시아, 베네수엘라 등 기존 산유국들의 증산, 핵 협상 타결에 따른 이란의 국제시장 재등장, 미국의 원유 수출 등 공급 증대 요인만이 가득한 상황이다. 셰일 오일을 견제하기 위한 사우디 등 기존 산유국들의 저유가 공세로 셰일오일 생산이 감소 추세를 보이고 있으나 유가를 올릴 만큼 충분한 상황이라 보기 어렵다. 오직 유가가 많이 떨어진 상황에서 투기 수요가 가세할 수 있다는 점만이 유가 상승의 유일한 요인이다.
작년 유가는 전년 대비 50% 가량 하락하며 전세계 물가를 0~1% 사이로 묶어놓았다. 그러나 올해의 경우 이미 많이 떨어진 유가를 기준으로 유가 상승률을 집계하게 되는 기저효과가 발생하게 되어, 통계상 수치로 유가는 하락률이 둔화되거나, 일정 수준의 상승세를 보이게 될 수 있으며, 이로 인해 전반적 물가 상승률은 작년에 비해 높게 나오게 될 것으로 보인다.
저유가로 인해 전세계적으로 생산 비용이 감소하고, 유류비가 줄어들며 소비 여력에 약간의 숨통이 터지는 효과가 나타날 것이다. 그러나 원유와 원자재 수출국들의 경제가 침체되고 일부 국가들이 경제위기를 맞는 등 세계 경제의 전반적 성장을 낮추게 될 가능성이 높다.
③ 중국 경제의 본격 둔화
작년 3분기 중국 경제의 성장률이 6.9%를 기록하며 7% 아래로 떨어졌으며, 2000년 WTO 가입 이후 15년 간 절상되어 오던 위안화 절상 기조는 ‘절하’로 반전되었다.
경제규모가 커질수록 성장률이 둔화되는 자연적 추세와 더불어, 금융위기 이후 4조 위안에 달했던 부양책의 약발이 다했고, 세계 경제침체가 ‘세계의 공장’ 중국의 생산 증대를 위축시키고 있다. 중국 정부의 ‘조화 성장’ 기조 역시 중국 경제의 성장 둔화를 용인하고 있다.
본격화되는 중국 경제의 성장 둔화로 개도국들의 타격이 커지고 있다. 1차적으로 중국에 원유와 원자재를 수출해 성장세를 구가하던 러시아, 호주, 브라질 등의 경제가 크게 위축되었으며, 작년부터는 중국을 생산기지로 ‘가공무역’을 하던 우리나라와 같은 국가들에게까지 그 충격이 확산되었다. 올해는 그 영향이 더욱 커지며, 전세계적인 ‘중국발 성장 둔화’ 현상이 더 커지게 될 것이다.
2. 세계 주요국 경제 전망
① 미국
작년 미국 경제는 회복세를 지속했다. 증가율이 둔화되긴 했지만 주택 경기가 상승세를 보였고, 저유가가 소비여력을 높였으며, 실업률도 하락 추세를 지속했고, 다소 위축되었지만 셰일가스 개발에 대한 투자의 영향도 지속되었다.
그러나 이러한 회복세가 올해도 계속될지는 불투명하다. 무엇보다 금리가 인상되기 시작했으며, 이에 따른 주택시장과 금융시장의 거품이 조정될 가능성이 높다. 저유가가 지속되면서 셰일가스 개발 역시 위축되고 있다. 실업률이 하락했으나 구직 포기자의 증가의 영향을 무시할 수 없고, 늘어난 일자리의 질이 떨어져 미국 경제의 주 동력인 소비의 빠른 회복으로 이어지기 쉽지 않다. ‘나홀로 회복세’와 금리 인상으로 인한 달러 강세는 미국의 수출에 발목을 잡고 있으며, 제조업의 회복세를 둔화시킬 가능성이 높다.
② 유럽
작년 유럽 경제는 2014년에 비해 회복 추세를 보였다. 그러나 이는 2012, 2013년 마이너스 성장과 2014년 성장률 부진(0.9%)의 반사효과와 유로화 가치 하락 추세를 고려한다면 미미하다고 볼 수 있다. 유럽중앙은행은 최근 다시 추가 양적완화를 고민하고 있는 실정이다.
작년 유럽 경제의 최대 이슈는 그리스 문제였다. 조기 총선에서 집권한 급진좌파연합(시리자)이 국민투표를 통해 민의를 결집한 뒤 구제금융 재협상을 요구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긴축반대’라는 민의를 등에 엎고 탄생한 시리자 정권은 협상에서 ‘유로존 탈퇴’라는 근본적 카드를 꺼내들지 못한 채 더 가혹해진 유로존의 요구를 받아들임으로써 사실상 스스로의 정체성을 부정해버렸다.
이러한 시리자의 자기 부정으로 ‘경제력 격차를 무시한 공동통화 사용’이라는 유로존의 근본 문제는 해결되지 못한 채 봉합되고 말았다. 그리스의 협상 결과는 당연히 스페인, 포르투갈 등 여타 남유럽 국가들에게도 영향을 줄 것이며, ‘긴축반대’ 운동은 일정 부분 소강 국면을 감내할 수밖에 없게 되었다. 그러나 이는 일시적 봉합에 불과하며, 향후 또다시 발생할 수밖에 없다는 점에서, 유로존 위기는 끝났다고 볼 수 없다.
③ 일본
작년 일본의 성장률은 소비세(부가세) 인상의 직격탄을 맞았던 2014년(성장률 0%)에 비해 개선됐다. 그러나 1분기 1.1%에 달했던 성장률이 2분기 -0.1%로 마이너스를 기록했고, 3분기는 0.3%에 그치며 하반기로 갈수록 회복세가 미약해졌다.
대대적 부양책, 엔화 약세, 천연가스-원자재 가격 하락에 따른 무역수지 적자폭 감소에도 불구하고 나온 미약한 회복세에 ‘아베 노믹스’에 대한 회의감이 커지고 있는 상황이며, 올해 역시 작년과 비슷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④ 중국 및 개도국
올해 중국의 성장률은 6%대를 기록할 것으로 전망된다. 세계 경제의 저성장과 금융위기 당시 취한 4조 위안의 부양책에 따른 과잉생산, 과도한 부채에 대한 조정 압력이 여전히 남아 있기 때문이다.
중국 정부는 이러한 성장률 감속을 용인하는 가운데, 위안화 평가절하 등의 연착륙 조치를 취할 가능성이 높다.
여타 개도국들의 경우 산유국인 러시아의 경우 현재 금융위기 국면으로 돌입한 상태이며, 원자재 수출을 주력으로 하는 브라질, 호주 등은 경기침체와 원자재가 하락으로 어려운 상황이 지속하게 될 것이다.
3. 한국 경제
① 수출부진 지속, 구조조정 본격화
작년 우리나라의 수출은 7.9% 감소했고, 수입은 16.9% 감소하며 무역수지 904억불을 기록했다. 수출과 수입이 동시에 감소했음에도 사상 최대치의 무역흑자를 기록한 것은 유가와 원자재가가 급락했기 때문이다.
올해는 앞서 언급했듯, 기저효과가 발생하며 유가 하락폭이 감소하거나 소폭 상승하는 추세가 발생하여, 작년과 같은 급격한 수출입 감소는 일어나지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 그러나 미국의 금리인상과 저유가에 따른 세계 경제의 침체의 영향을 받아 그 증가세는 지지부진한 상태를 면하지 못할 것으로 전망된다.
무역흑자가 사상 최대치를 기록했으나 주력 수출산업들은 위기에 빠졌으며 구조조정의 태풍이 휘몰아치고 있다. 조선업계는 3분기까지 대형3사가 7조원이 넘는 손실을 기록하며 대규모 구조조정이 진행되고 있으며, 두산 인프라코어에서는 신입사원을 희망퇴직 대상에 포함시켜 물의를 빚었다. 곳곳에서 희망퇴직이라는 이름의 사실상의 해고가 비일비재하게 발생하고 있다.
② 내수 침체 지속, 가계부채 위험 커져
미국이 부동산 거품 붕괴에 따른 부채를 축소하고 부실을 정리하기 위해 제로금리와 양적완화 정책을 지속했던 지난 7년의 시간은 다른 나라들에게도 부채를 축소할 수 있는 기간이었다. 그러나 이명박 정부, 박근혜 정부는 이 기간에 거품을 조정하는 대신 오히려 부채를 늘려 거품을 떠받치는 정책을 지속하였으며, 그 결과 부동산 거품은 제대로 빼지도 못한 채 가계부채만 급증했고, 이에 따른 내수 위축이 지속되어 왔다.
작년 국내 부동산 경기는 회복세를 보였다. 재건축 규제 완화 등 최경환 경제팀의 각종 부양책, 파격적인 1.5%까지로의 기준금리 인하 등과, 그리고 미증유의 전세난에 떠밀린 세입자들이 대출을 통해 주택 구입에 나섰기 때문이다. 이로 인해 가계부채는 계속 급증했고, 건설사들의 대량 주택 공급이 이뤄졌으며, 거품 조정은 더욱 멀어진 상황에서 이제 그 거품이 꺼지려 하고 있고, 미국의 금리인상을 맞이하게 되었다.
올해는 정부 당국의 대출 규제도 본격화된다. 그간 거치식 대출을 계속 연장해주던 은행들이 점차 한계를 느끼며 이를 원리금 분할상환 방식으로 변경하려 시도하는 것이다. 이는 미국의 금리인상보다 더 직접적인 충격이 될 수 있으며, 이러한 대출 규제의 영향으로 주택 가격의 2차 급락이 현실화 될 것인지, 그럴 경우 이러한 대출 규제가 유지될 수 있을지 주목해 볼 필요가 있다.
③ 민중에게 고통을 전가하려는 박근혜 정부
이러한 상황에서 박근혜 정부와 재벌들은 민중의 희생을 통해 위기를 탈출하려 극악하게 시도하고 있다. ▲고환율 정책, ▲TPP, 쌀개방 등 묻지마 개방 강행, ▲일반해고, 비정규직 사용기한 제한 연장, 파견노동 전면 확대 등 노동개악을 강행, ▲부동산 부양과 전세난 방치를 통한 거품 붕괴 떠받치기 등을 통해 경제위기의 고통의 민중 전가를 더욱 강화하고 있는 것이다.
▲고환율
현재 미국과의 기준금리 격차가 1.25%p로 좁혀져 있는 상황에서, 우리나라가 외국투기자본의 이탈을 막기 위해서는 미국의 금리 인상에 발맞춰 국내 기준금리도 올려야 하지만, 1,200조원에 달하는 가계부채로 인해 금리를 쉽게 올리기 어려운 상황이다. 시중 금리가 1%p 오르면, 이자가 연 12조원 인상되는 것이며, 이는 GDP(1,500조원)의 0.8%에 달하는 돈이 소비에서 이자 상환으로 이전되며 그만큼의 내수 위축을 낳고 성장률을 낮추게 되며, 부동산 거품 붕괴를 낳을 수밖에 없다.
따라서 정부는 금리인상 대신 고환율로 미국의 금리인상에 대응할 가능성이 높다. 금리 인상을 최대한 미루며 외국투기자본의 이탈을 일정 수준 방치하는 것이다. 이 경우 외국투기자본의 이탈로 환율이 상승(원화가치 하락)하게 되는데, 정권과 재벌의 입장에서 시중금리 인상에 따른 부동산 거품 붕괴를 억제하고, 고환율을 통해 수출도 지원할 수 있다는 점에서 나쁠 것이 없다. 실제 원달러 환율은 작년 내내 상승해 1,200원에 육박하고 있는 실정이며, 이러한 추세가 올해 내내 지속될 가능서이 높다..
이는 이명박 정권 초기처럼 고환율 정책을 통해 경제위기의 고통을 또다시 민중에게 전가하는 것으로, 이미 도탄에 빠져 있는 민생을 더욱 악화시킬 것이며, 장기적으로 내수 위축을 심화시켜 더 큰 위기를 부르게 될 것이다.
▲노동 개악
박근혜 정부는 작년 시작된 ‘임금피크제 도입’, ‘일반해고제 도입’, ‘비정규직 사용기간 제한 연장(2년->4년)’, ‘파견직 확대’ 등을 골자로 하는 노동 개악을 강행하고 있다. 이는 노동착취를 통한 민중의 희생을 통해 재벌만을 살리겠다는 것으로, 노동개악이 강행될 경우 정규직 노동자들까지 포함한 1,800만 모든 노동자를 사실상 비정규직으로 전락되어 저임금, 고강도 노동, 비인간적 차별로 고통받게 될 가능성이 높다.
또한 박근혜 정부는 소위 서비스산업발전법 강행을 통한 영리병원 허용, 경제활성화법 등을 통한 각종 규제완화와 공공부문 사유화를 통해 재벌들에게 먹거리를 제공해주려 할 것이다.
▲TPP-쌀개방 강행
올해 박근혜 정부는 작년 타결된 TPP에 묻지마 가입을 시도할 것이며, 이를 위해 관세화를 통한 쌀 시장 전면개방에 이어 미국 등에 추가적 쌀개방을 약속하게 될 것이다.
이는 최후의 보루인 쌀마저 개방하여 농민들을 벼랑 끝으로 내몰고, 안그래고 90년대 수준에 불과한 쌀값을 더욱 폭락시킬 것이며, 식량주권을 크게 훼손하게 될 가능성이 높다.
4. 시사점
2016년 세계 경제는 장기 저성장이 지속되는 가운데, 미국의 금리인상의 여파가 어떻게 나타날지가 가장 큰 관건이다. 투기자본의 움직임을 개도국들에서 금융위기가 발생할 가능성이 높으며, 금융시장의 혼란이 실물 경제를 위축시키는 상황을 낳을 수 있다.
중국의 경기 둔화가 본격화되고, 저유가로 인해 중동과 원자재를 수출하는 개도국들의 경제가 침체될 가능성이 높으며, 이에 따라 국내 수출 역시 둔화될 가능성이 높다.
자동차 산업의 경우 개도국 경제 침체에 따른 판매 악화 현상이 나타날 가능성이 높으나, 고환율과 유가하락에 따른 자동차 이용 및 수요 증가 등으로 완만한 성장 추세를 지속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조선 산업의 경우 조선 경기 침체의 지속, 유가 하락에 따른 해양플랜트 수주 소멸, 기존 해양플랜트 공사 손실 지속 등으로 위기 국면이 지속되고, 조선 노동자들은 지속적인 해고 위협에 노출될 전망이다.
철강 산업의 경우 낮은 수준의 유가와 원자재가로 최악의 상황은 면하고 있으나, 업황 부진 지속, 중국의 공급과잉 미해소 등으로 여전히 어려움이 지속될 전망이다.
이미 도탄에 빠져 있는 민생 악화는 올해도 지속될 전망이다. 지속되는 수출 둔화, 사라진 낙수효과, 부동산 거품의 조정과 이에 따른 건설업의 위기와 가계부채 위기, 그리고 노동 개악에 따른 대규모-전방위 구조조정이 가시화되고 있다.
작년 11월, 겨울임에도 불구하고 13만 민중총궐기가 성사되었고, 상식을 뛰어넘는 정권의 탄압에도 불구하고 2차, 3차 총궐기가 수만 명의 규모로 진행되었다. 이는 민생의 위기와 이에 대한 민중의 분노가 임계점에 도달했으며, 이제 분출되기 시작했음을 보여주는 하나의 예라 할 수 있다. <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