홈 > 산업동향 > 산업동향
산업동향
 

미 더블딥으로 수출 둔화 가능성 높아

금속노조연구원   |  

미 더블딥으로 수출 둔화 가능성 높아


                                                                             금속노조 정책연구원


 2008년 본격화된 서브프라임발 금융위기 이후 급격히 둔화됐던 세계 경제는 각국 정부의 대대적 통화완화 정책과 구제금융, 재정부양 정책으로 지표상 회복세를 보여왔다. 특히 위기의 진원지였던 미국은 2009년 초 이래 재정 위기로 몸살을 앓고 있는 유럽에 비해 더욱 양호한 회복세를 보였다고 평가돼 왔다.
 그러나 지난 4월 주택구입에 대한 세제 지원이 종료되면서, 미국 경제 역시 둔화되는 조짐을 보이고 있으며, 이에 따라 미국 경제 역시 ‘경기 재침체(더블딥)’에 빠질 것이라는 전망이 확산되고 있다.
 이 글에서는 미국의 주요 지표들을 통해 경기 재침체(더블딥) 징후들을 살펴보고, 향후 금속산업에 미치는 영향을 간략히 전망해 보겠다.


세제지원 종료 후 주택 경기 급랭


 


 주택 가격 하락과 이에 따른 자산가치 감소로 인한 급격한 소비위축, 주택담보대출(모기지)과 연계된 파생상품의 급격한 부실화와 이에 따른 금융기관의 연쇄 도산과 금융 공황에 대응하기 위해, 미 정부는 금리를 0%까지 낮추는 극단적 통화정책을 시행하는 한편, 주택 경기를 부양하기 위해 ‘생애 첫 주택구입자에 대한 세제지원(최대 8,000불)’ 정책을 지난 2008년 12월부터 시작했다. 이후 주택 가격은 하락세를 멈췄고, 급감했던 주택 거래량은 다시 증가하기 시작했다. 이후 미 정부는 11월30일 종료 예정이던 세제지원을 올해 4월까지로 연장했다(지난 6월말 미 의회는 세제지원책을 다시 9월말까지 연장했으나, 이는 4월말 이전 계약자들에게만 적용되는 것이다).

 일반적으로 부양책은 부채와 마찬가지로 ‘미래의 소비를 현재로 끌어다 쓰는 것’이기 때문에, 별다른 요인이 없는 한 부양책이 종료된 이후에는 다시 주택 거래량이 감소하게 될 가능성이 높다. 따라서, 4월 세제지원 종료 이후 미국의 주택 경기가 어떻게 될 것인지, 이로부터 미국의 경제 전반의 상승세가 어떻게 될 것인지는 초미의 관심사가 되어 왔다.

 그리고, 세제지원 종료 이후 시점인 4월 이후의 지표들이 발표되면서, 미국의 경제 지표들이 흔들리는 조짐을 보이고 있다.


1) 주택 지표


 경기에 가장 큰 영향을 주는 신규주택 판매 추이는 세제종료 혜택을 받지 못하게 된 5월 연율 26.7만 건을 기록하며 4월에 비해 무려 40%나 감소했다. 6월에는 33만 건으로 5월에 비해 23.6% 반등했으나, 이 5,6월 판매건수는 주택통계 집계가 시작되었던 1963년 이후 최저 판매량 1,2위에 해당한다.



icon_p.gif


 


 기존주택 판매는 5월에는 연율 566만건, 6월에는 537만건을 기록하며 각각 전월 대비 2.2%, 5.1% 하락했다.




 


 기존주택 재고도 다시 늘어나고 있다. 6월 기존주택 재고는 8.9개월치를 기록했다. 2000년대 초반 재고 평균치가 4개월반 어치 가량이었음을 감안하면 재고가 평균치의 두 배나 되는 것으로, 여전히 갈 길이 먼 상황인데 도리어 증가하고 있다. 여전히 압류 주택이 늘어나고 있기 때문이다.




2) 소비 지표

 


 대표적인 소비 지표인 소매판매는 5월에는 1.1%, 6월에는 0.5% 감소하며 2개월 연속 감소세를 보였다. 미국의 국내총생산(GDP)의 70%를 차지하는 소비가 다시 감소하고 있는 것이다.




 


 향후 소비 전망을 집계하는 로이터미시간대 7월 소비자신뢰지수는 6월 76에서 66.5로 급락. 작년 8월 이후 최저 수준을 기록했다.




 


 대표적 내구재인 자동차는 어떨까? 미 6월 자동차 판매는 연율 1,100만대를 기록, 전년 동월(970만대)보다는 많았지만 지난 4~5월에 비해 감소세가 뚜렷하다.




 


3) 생산 지표


 산업 생산은 소폭 증가했다. 6월 산업생산은 전월비 0.1% 증가했고, 5월에는 1.3% 증가했다. 그러나 증가 원인도 폭염에 따른 전기, 수도 등 유틸리티 생산이 2.7% 늘어났기 때문으로, 이를 제외하면 실질 제조업 생산은 0.4% 감소한 것이다.




 



제조업 가동률도 6월에 소폭 감소했다.


 



4) 고용 지표


 미국의 6월 비농업부문 고용은 12.5만명 감소했다. 이 중 22.5만명이 10년만의 인구조사를 위해 채용됐다가 해고된 숫자이므로, 이를 제외하면 10만명이 증가했고, 이 중 민간 고용은 8.3만명 증가했다.
 이는 기대에 턱없이 부족한 수준이다. 일반적으로 미국에서 취업 희망자를 노동 시장에서 수용하려면 매월 15만개 가량의 새로운 일자리가 필요하고, 실업률을 8%대로 낮추려면(현재 9.5%) 3년간 매월 25만개의 새로운 일자리가 만들어져야 한다.
 주간 신규실업수당 청구건수는 2009년 중반 이후 감소세로 돌아섰으나, 2010년 초부터 답보하면서 더 이상 내려가지 못하고 있다. 즉, 새로 직장을 잃어 실업수당을 청구하는 사람들의 수가 더 이상 줄고 있지 못하다는 얘기다.




 


 아래 그림은, 2차대전 후 있었던 경기침체 시기에, 고용이 침체 이전으로 회복되는 데 걸리는 시간(단위: 개월)을 나타내는 자료다. 그림의 가장 아래 선이 현재의 경기침체 기간인데, 이번 위기의 파장이 얼마나 큰 지를 보여준다.




 


추가 부양책 예상.. 효과는 '글쎄'


 정리해보면, 경제위기 이후 미국 정부가 추진했던 제로금리, 구제금융, 재정부양 등으로 인해 2009년 초 이래 미국 경제는 회복세를 보였다. 그러나 핵심 부양책이었던 주택구입 세제지원이 종료되면서, 그리고 여타 부양책의 약발이 다하면서 주택, 소비, 생산, 고용 지표 모두가 둔화 조짐을 보이고 있는 것이다.
 미국 경제가 근본적으로 회복되기 위해서는 ‘소비’가 늘어나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고용’이 늘어나야 하고, 이를 위해서는 ‘새로운 성장동력’에 대한 ‘투자’가 이뤄져야 한다. 현재 오바마 정부는 ‘친환경에너지’, ‘전기자동차’ 등에서 이를 찾고 있으나, 이러한 분야에서 고용 효과를 보려면 상당한 기간이 필요한 상황이다.
 결국 향후 미국 경제의 성장세는 다시 둔화될 것이며, 그것이 더블딥이건 아니건 고통스럽고 지지부진한 시기가 상당 기간 지속될 것이다. 미국 정부가 다시 추가 부양책을 들고 나올 것이나, ▲부양책이라는 것이 갈수록 약발이 떨어지게 돼 있다는 점, ▲미국 정부의 재정이 급격히 악화되고 있다는 점, ▲미국민들은 세금에 대해 매우 민감하며 부양책에 부정적 인식이 강하다는 점 등에서 그 효과는 제한적일 것으로 보인다.


유럽, 중국도 '긴축' 모드


 미국만 그런 것이 아니라 유럽과 중국 역시 경기가 둔화될 전망이다. 유럽의 경우, 재정 위기 타개를 위한 긴축 정책이 경기 침체를 부를 가능성이 많다. 남유럽은 재정 긴축으로 인한 소비 침체가, 서유럽은 그리스 등의 채무 재조정으로 인한 금융기관 부실 확대와 이에 따른 구제 금융⇒재정악화⇒긴축⇒경기침체의 악순환에 들어가게 될 가능성이 크다.
 중국 역시 ‘침체’ 수준은 아니겠지만 긴축 모드로 들어가고 있다. 중국 정부는 최근 과열된 경기를 진정시키기 위해 부동산 규제를 강화했고, 수출 중심의 경제구조를 내수 중심의 구조로 전환시키기 위해 위안화의 점진적 절상을 용인하고 팍스콘 사태나 혼다공장 사태에서처럼 노동자들의 임금인상을 유도하고 있다. 이러한 정책을 통해, 중국 정부는 11~12% 수준에 달하는 성장률을 8% 수준까지 떨어뜨린다는 계획을 갖고 있다.
 따라서, 향후 우리는 미국, 유럽, 중국의 경기가 동시에 둔화되는 상황을 맞이하게 될 가능성이 크다.


금속 산업에 미치는 영향


1) 자동차·자동차부품 : 대미 수출 증가세 둔화.. 통상압력 강화


 그간 국내 자동차업계는 고환율로 인한 채산성 강화와 대대적 판촉, 경제위기에 따른 소형차의 인기 등으로 기대 이상의 실적을 거두었다. 그러나 미국을 비롯한 세계 경기가 다시 둔화되면서 수출 역시 증가세가 둔화될 가능성이 높다.
 경제 침체가 계속되면서 통상압력이 강화될 가능성이 있다. 현재 국내에서의 수입차 판매량이 계속 증가하고 있으며, 미국은 한미FTA를 통해 미국 차량 판매를 늘리려 하고 있다.
 변수가 있다면 이전에도 그랬듯 ‘환율’이다. 현재 원달러 환율은 1,200원 부근에서 횡보하고 있는데, 이러한 상황이 계속 유지된다면 수출 둔화세가 그리 크지 않을 수도 있다.


2) 조선 : 물동량 감소 ⇒ 수주량 감소


 2010년 이후 조선업황이 개선되면서 주요 조선업체들은 수주량과 실적이 늘어나면서 한 숨 돌린 측면이 있었다. 그러나 미국, 유럽, 중국 3대 경제권의 경기가 둔화된다면 당연히 물동량이 줄고, 수주가 감소할 수밖에 없다. 따라서 잠시 소강 상태를 보이고 있는 구조조정 역시 다시 진행될 가능성이 높다.


3) 철강 : 중국의 긴축으로 인한 실적 악화


 자동차, 조선의 업황이 나빠지는 데 대한 영향, 그리고 무엇보다 중국의 긴축으로 인한 영향을 크게 받을 것으로 전망된다. 특히 그간 철강재를 수요를 크게 높였던 중국의 건설 수요가 줄어들면서 철강업체들의 판매가 감소하게 될 가능성이 매우 높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