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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책자료3] 기업복지 실태 연구: 기업복지 격차와 노동조합의 대응전략

금속노조연구원   |  

<기업복지 실태 연구: 기업복지 격차와 노동조합의 대응전략>

 

제1장 들어가며

  

  

제1절 연구배경 및 문제제기

  

최근 수년 간 선거를 둘러싼 정치적 기회구조 속에서 시민들의 복지에 대한 수요가 적극적으로 표출되고 있다. 그리고 그 속에서 크게는 복지국가체제, 작게는 복지정책 프로그램을 둘러싸고 복지담론 논쟁이 재활성화 되고 있다. 일국적 차원의 복지체제와 그것을 구체화하는 복지정책 및 제도는 국가를 매개로 드러날 수밖에 없지만 그것을 형성해내는 가장 주요한 힘은 사람들의 집단화 된 태도와 의식, 나아가 그것에 기초한 정치적 선택과 행동이라고 할 수 있다. 이 점에서 근래 표출되고 있는 사람들의 복지수요는 향후 국가복지의 변화와 확대 가능성을 가늠토록 한다.

그러나 작금의 복지담론에 대한 노동운동 진영의 개입은 유효하지 못했다. 우선, 복지담론의 생산 주체로서 노동운동의 역할이 두드러지지 않았다는 점이다. 노동조합은 복지라는 주제에 대해 대체로 무관심했을 뿐더러 복지를 노동운동의 의제로 끌어안지 못했다. ‘복지’라는 개념은 노동운동과 우리 사회가 장기적으로 지향해야 할 가치이기보다는 주로 현실에서의 조세부담 문제로 환원됐고, 임금․고용 투쟁을 중심으로 전개되는 현실의 운동 일상에서 크게 주목받지 못하는 ‘부차적 요소’로 자리잡아왔기 때문이다. 

둘째, 제한적으로나마 노동운동 진영에서 복지담론이 전개되었다고 하더라도 그것이 국가복지에만 한정되어 있었다는 점이다. 복지의 주체는 비단 국가뿐만 아니라 가족 및 친족, 자조적 공동체나 노동조합, 기업조직이나 자발적 사회단체 등 매우 다양하며, 이들 각각은 총체로서의 사회복지, 즉 사회복지체계(social welfare system) 내에서 나름의 중요한 역할들을 담당하고 있다. 특히 우리나라는 전후 반세기 이상 선별적 혹은 잔여적 복지체제를 유지하면서 국가의 역할과 비중을 낮춰왔고, 이 점에서 오늘날 국가복지의 확대와 보편화를 요구하는 목소리가 높아진 것은 오히려 자연스런 현상이라고 할 수 있다. 그러나 국가복지 중심의 복지담론은 의도치 않게 그동안 우리 사회복지체계에서 커다란 비중을 차지해왔던 다른 복지주체들을 -특히 기업복지 부문을- 배제하고 있다. 이로 인해 국가복지 외에 다른 복지영역들은 그것이 노동조합운동에 대해 갖는 함의와 그 효과를 논의할 기회조차 얻지 못하고 있다.

국가가 최소한의 사람들을 대상으로 최소한의 복지만을 제공하고 사람들이 주로 자기 자신, 가족 또는 시장을 통해서만 복지수요를 해소할 수밖에 없는 상황에서 노동자 및 그 가족의 생활과 안녕은 전통적으로 기업조직이 제공해왔던 소위 기업복지에 크게 의존해왔다. 아울러 1997년 외환위기 이후 불황의 장기화 및 노동시장 유연화가 전개되고, 그 충격을 뒷받침할 수 있는 국가복지 재편이 실질적으로 이뤄지지 않으면서 노동자 및 그 가족에게 기업복지의 상대적 중요성은 보다 더 커졌다. 뿐만 아니라 -사회복지체계에서 기업복지가 차지해왔던 지분과는 별개로- 노동시장 내에 어느 곳에 위치해있는지에 따라 노동자 개인이 누릴 수 있는 기업복지 수준은 커다란 편차를 보이고 있다. 사실상 기업복지는 임금 및 고용안정성과 마찬가지로 노동시장 양극화의 한 주범으로 자리 잡기까지 한 상황이다.

문제는 이러한 기업복지에 대한 과도한 의존성과 그 내부에서의 격차가 향후 국가복지 확장을 둘러싼 노동자 간 복지수요의 차이와 노동운동 내부의 갈등을 예비하고 있다는 점이다. 게다가 기업복지는 그 경계의 특성상 이미 노동자의 연대의식 및 노동조합의 활동을 기업조직 내부로만 한정하는 효과를 갖고 있다. 대기업 정규직 노동자를 중심으로 성장해 온 우리나라의 기업복지는 노동자들로 하여금 기업조직에 대한 몰입을 높여가면서 기업 울타리 밖 이야기에 무관심하도록, 그리고 경제적 조합주의의 관점에서 노동조합을 바라보도록 만들어 왔다. 그리고 점차 확대되어 온 기업복지 격차는 기업복지의 혜택을 충분히 누리고 있는 노동자와 그렇지 않은 노동자들 사이에 거리감을 높여 가면서 노동자 내부의 분절을 만들어 연대감을 저해하는 기제로 작동하고 있다. 이 점을 감안한다면 산별노조를 지향하는 노동조합에게 하나의 연구대상으로서 기업복지란 주제가 갖는 의미는 남다르다고 할 수 있다. 

이러한 문제의식 속에서 이 연구에서는 가깝게는 산별노조운동이 내적 통합을 위해 반드시 다뤄야만 할 하나의 운동의제로서, 그리고 보다 멀게는 복지담론에 대해 노동운동이 적극적으로 참여하고 사회개혁투쟁을 전개하기 위한 기초로서 기업복지 문제를 논의하고자 한다. 특히 기존에 노동조합 내부에서 이에 대한 관심과 연구가 전개되지 않았다는 점에서 시론적으로 기업복지 상황 및 그 균열지점을 발굴하는 데에 천착하고자 하는데, 이를 통해 기업복지의 격차 실태 및 그것의 원인과 효과를 짚어보고, 기업복지 격차 문제를 해소하기 위한 장기적 방안을 제안하고자 한다.

 

 

 

『차 례』

  

  

제1장 들어가며 1

제1절 연구배경 및 문제제기 1

제2절 연구내용 3

  

제2장 우리나라 기업복지 현황과 특징 5

제1절 우리나라의 사회복지체계와 기업복지 5

제2절 기업체 노동비용 분석: 노동비용 구성비의 변화와 문제점 8

제3절 기업복지비용 분석: 기업규모․고용형태별 격차를 중심으로 12

제4절 보론: 정부의 근로복지정책 비판 25

  

제3장 금속노조 사업장의 기업복지 실태 31

제1절 금속노조 사업장의 기업복지제도 현황 31

제2절 기업복지 사례조사: A완성차업체 원하청 집단을 중심으로 34

  

제4장 해외 기업복지 사례 53

제1절 개요 53

제2절 주요 국가의 기업복지 현황 55

제3절 스웨덴의 기업복지 59

제4절 영국의 기업복지 63

제5절 미국의 기업복지 68

제6절 일본의 기업복지 71

제7절 소결 79

  

제5장 마치며 83

제1절 기업복지 의제화의 의미와 필요성 83

제2절 노동조합의 역할과 정책 제언 8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