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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동차 산업의 세계적 위기

금속노조연구원   |  

자동차 산업의 세계적 위기
: GM을 중심으로

정책연구원 산업정책연구팀



들어가며

미국의 모기지 대출 회사인 뉴 센트리 파이낸셜이 파산신청을 한 2007년 4월을 기점으로 잡는다면 유수의 투자은행들을 파산시키면서 전 세계를 패닉상태로 몰아갔던 현재의 경제위기가 시작된지도 어언 2년이 넘었다. 국제적 공조와 천문학적 규모의 국가지원 덕분에 현재는 위기의 진원지였던 금융부문은 믿기 어려울 정도로 안정되어 있고, 반면에 대부분의 실물경제 부문은 깊은 침체에 빠져 생산지수와 고용에 관련된 지수는 아직 바닥을 딛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다.

특히 자동차산업은 크라이슬러에 이어 GM이 파산보호 신청을 하면서 전 세계적인 차원에서 구조조정에 들어가게 되었다. 우리나라에서도 대주주였던 상하이차가 전례가 없는 상식 이하의 방식으로 손을 떼고 ‘튀어버리면서’ 쌍용차가 법정관리에 들어가게 되었고, GM대우는 모기업 GM이 파산보호신청을 하면서 미래가 불투명하게 되었다.

쌍용차는 정리해고 문제를 놓고 노사가 대립하면서 벌써 한 달 이상 조업을 못하고 있고, 사측에서 고용한 용역들과 강압에 못 이겨 나오게 된 비해고 노동자들의 공장장악 시도로 극한 충돌이 우려되고 있다. GM대우의 경우 노조가 6월26일 구조조정방지와 GM으로의 자금유출 의혹 해명 등을 요구하며 파업을 결의하였다. ‘노동자에게 해고는 죽음’과 같은 것인데 정부와 사측은 사태해결의 제1순위로 항상 정리해고를 내세우는 경향이 있다. 그런 까닭에 노동자들은 어쩌면 당연히도 목숨을 건 투쟁을 벌일 수밖에 없다.

극한 대결로 몰아가는 정부와 회사 측의 ‘해결책’은 결국 회사와 노동자, 더 나아가 우리 국민 모두의 손해로 귀결될 뿐이다. 따라서 모두가 상생할 수 있는 합리적인 대안이 시급한 실정이다. 그러한 해결책을 찾으려는 노력의 일환으로 미국의 GM의 파산원인을 중심으로 세계적 차원에서 자동차산업의 위기를 살펴보고자 한다.


공황의 중심무대에 선 자동차산업

2009년 6월 1일 101년의 역사를 가지고 있는 세계 최대의 자동차 회사인 미국의 GM사가 파산보호 신청을 하였다. GM은 파산당일 자산이 823억 달러, 부채가 1728억 달러로 역대 4번째 규모의 파산업체로 기록되었다. 금융 분야를 제외하면 역사상 가장 큰 규모의 파산보호신청이다. 이에 따라 미국의 빅3 중 포드만을 제외하고 모두 법정관리에 들어가게 되었다.

[그림1]새로운 GM 지분구조(첨부파일 참조)

채권단이 정부가 제시한 구조조정 2차 안에 대해 동의하면서 자산매각 후 청산에 들어가는 법정관리 제도인 챕터 7대신 챕터 11의 보호 아래로 들어갈 수 있었다. 채권단은 272억 달러에 달하는 채무를 탕감하는 대신 10%의 지분을 갖고 차후에 주식 15%를 추가로 매입할 수 있는 권한도 부여 받았다. 미국과 캐나다 정부가 500억 달러에 이르는 구조조정 자금을 지원하고 전체 지분의 72.5%를 보유하게 되어 사실상 국유기업으로 변신하게 된다. 나머지 지분 17.5%은 미국 자동차 노조 UAW의 퇴직자 건강보험기금인 VEBA가 갖게 된다.

GM은 Old GM과 New GM으로 나뉘어져 시보레, 캐딜락, GMC, 뷰익 등 핵심 브랜드는 New GM에 편입시키고 나머지 폰티악, 사브, 해머, 세턴, 오펠 등은 Old GM으로 분류해 분할 매각할 계획이다. 또한 현재 미국 내 공장 47개 중 2012년까지 17곳이 추가로 폐쇄되고, 이에 따라 2만 9천 명 이상이 일자리를 잃게 되었다. 이와 함께 GM노조는 GM회생을 위해 현재 시간당 임금률인 78달러(복지비용 포함)를 45달러로 삭감하는 내용의 안을 받아들였다. 또한, 전미 자동차노조인 UAW는 앞으로 2015년까지 ‘무파업’ 약속을 하였다. 앞으로 남게 될 New GM의 규모가 축소되면서 2008년 말 기준으로 6246개에 달하는 판매망도 자연적으로 현재의 60%정도 수준으로 축소될 계획이다.

다행히도 GM대우는 New GM에 속하게 되어서 갑작스런 구조조정은 면하게 되었다. 하지만 GM대우가 정상궤도에 오르기까지는 많은 난관이 놓여있다. 지금까지 GM대우는 수출의 90%이상을 GM 본사의 네트워크에 의존했다. 아직까지는 정상조업을 이어가고 있지만, GM본사가 파산보호신청을 함으로써 한동안 생산과 판매가 위축될 수도 있다. 현재 연간 90만 대의 생산능력을 가지고 있는 GM대우가 조업일수가 줄어들면서 만여 명의 GM대우 노동자들의 고용과 생계문제에 큰 타격을 줄 가능성도 있다. 또한 이미 회계 상으로 처리되거나 아직 떠안고 있는 2조 원 가량의 수상한 파생상품거래 손실로 발생한 유동성 위기가 판매가 급감하면서 더 심화될 수도 있다.

[그림2] 국내 부품업체 GM수출 금액(첨부파일 참조)
(단위: 억 달러), 출처: KOTRA

문제는 여기서 그치지 않는다. GM대우의 1차 협력업체는 약 400곳이고, 2차, 3차 업체까지 합치면 수천여개에 이른다. 소비심리 위축으로 자동차 완성차 생산과 판매가 전년도에 비해 크게 줄어들고 있는데다가 GM의 파산이 겹치면서 부품업계의 판매 감소는 어쩔 수 없는 실정이다(그림2 참조).

그런데 왜 세계적으로 자동차 산업이 이번 경제공황의 중심무대를 차지하게 되었을까? 더욱 궁금한 사실은 어떻게 세계 최대의 업체가 가장 큰 타격을 받게 된 것일까? GM의 파산보호 신청으로 촉발될 자동차 산업 전체의 구조조정이 한국의 자동차산업에 미치는 영향을 제대로 파악하고 노동계가 대처하기 위해서 GM의 파산에 대한 제대로 된 이해가 필요하다.

< 이하 첨부파일 참조>